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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포터즈가 떴다- 지하철 편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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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포개진 두 손과 한 곳에 고정된 시선. 지하철을 타면 간혹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묵묵히 책을 읽는 사람들. 이들에게 책은 무엇일까. 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 8기가 직접 찾아갔다.

지난 8월 2일부터 6일까지 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가 2, 3, 4호선을 위주로 서울 메트로를 누볐다. 설문조사와 함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과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지하철 책 읽기의 단점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가방이 무거워져 힘들다’, ‘소음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 ‘자리가 없으면 서서 읽기 불편하다’ 등의 이유였다. 그럼에도 지하철 안에서 꿋꿋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민희 씨는 철학 여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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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에 사는 20대 여성 김민희 씨는 앙투앙 콩파뇽의 『인생의 맛』을 읽고 있었다. “원래 철학 쪽에 관심이 많아요. 이 책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책의 부제가 ‘몽테뉴와 함께하는 마흔 번의 철학 산책’인 만큼 김 씨는 이 책을 읽는 이유로 ‘친구같이 다정하고, 내용이 재미있어서”라고 답했다. 그녀는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책을 읽을 땐 오히려 음악을 듣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트로트랑 헤비메탈 빼고는 다 듣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 노래는 가사가 들려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해요. 제일 집중이 잘되는 음악은 클래식이에요.”

 

 

20년간 지하철 독서를 실천한 박용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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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박용식 씨는 끊임없이 타고 내리는 사람들 속에서 흔들림 없이 책을 읽고 있었다. 박 씨가 택한 책은 은희경 작가의 소설 『중국식 룰렛』. “평소에 은희경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는데 오랜만에 신간이 나와서 보고 있어요.” 독서가 오래된 습관이라고 밝힌 그는 직장을 오고 가며 20년 가까이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대부분의 사람들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지만 박 씨는 변함없이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다른 것을 할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요. 거리낌 없이 책을 읽게 되죠. 자연의 순리처럼요.”

 

박 씨에게 지하철 독서는 건강한 습관이자, 책은 그의 오랜 친구다.

 

 

지식의 바다, 책에 빠진 박소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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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각한 취업난 속에 절망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어느새 지하철에 빽빽하게 들어선 사람들 속에서 이서정 저자의 『지독하게 매달려라』를 정독 중인 박소현 씨와 만날 수 있었다. “저도 대학생인데 취업이라든지, 자존감에 관한 문제들로 고민하던 찰나에 이 책을 접했어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 씨는 지하철을 탔을 때, 자리가 나면 어김없이 책을 꺼내 든다.

 

“아무래도 서서 읽기엔 힘든 점이 있어요. 그래도 일단 자리에 앉아서 책을 펼치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책만 읽게 돼요. 지금처럼 사람이 많을 때는 주변이 산만하지만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면 읽혀요.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쭉 읽어와서 도움이 되나 봐요.”

 

박소현 씨는 책을 두고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익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그녀는 다시 지식의 바다로 빠져들었다.

 

 

양석민 씨가 역사에 다가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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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양석민 씨는 일주일에 1~2권씩은 꼬박꼬박 책을 읽는다. “평소에 역사에 흥미가 있어 역사 관련 도서들을 찾아봐요.” 이때 읽고 있던 책도 역사에 관한 책이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때 힘든 점이 있다면 평소보다 집중하기 힘들다는 거예요.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주변 소음을 차단한 후에 책을 읽죠.” 양 씨가 말하는 지하철 독서의 장점은 시간을 금방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론 너무 집중한 나머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칠 때가 있어 곤란해 하기도. 양 씨에게 책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다가갈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책을 읽는 그의 모습은 자못 진지했다.

 

 

책 읽을 용기를 낸 이은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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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이은희 씨에게 다가갔을 때, 말을 걸기 위해 몇 번이나 그녀에게 신호를 보내야만 했다. 그만큼 이 씨는 책에 빠져있었다. 읽고 있던 책은 『미움받을 용기』. “지인에게 책을 선물 받았어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에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트라우마 같은 과거 경험이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보단 현재의 욕구가 운명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말해줘요.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자세히는 모르겠네요.(웃음)” 이 씨는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다고 했다.

 

“독서하는 삶을 향유하고 싶었는데 바빠서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틈이 날 때, 책을 읽으려 해요. 지금도 이동거리가 긴데다가, 마침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선물 받아서 열심히 읽고 있었어요.”

 

이은희 씨는 지하철에서 책 읽을 때 노하우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평소에 읽고 싶은 책을 정하고, 틈틈이 그 책을 읽는다면 집중력이 생길 거예요. 독서는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찬찬히 살피는 것과 함께 본인이 품고 있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과정이니까요.”

 

책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는 안호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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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출신이라고 밝힌 20대 안호균 씨는 김진향 저자의 신간 『내 안에 거인』을 읽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문화행사를 통해 책의 저자를 만났단다. “평소에 김진향 씨의 삶을 닮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 직접 찾아갔어요. 만남의 자리에서 들었던 저자분의 삶을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끼면서 읽고 있죠. 이 분이 나이가 30대인데 30여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타인이 보기엔 한 가지 일에 집중 못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책을 읽어보면 직업 하나하나에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안호균 씨는 틈나는 시간마다 독서를 즐긴다. 지하철은 이를 실천하기에 매우 좋은 공간이다. 그가 책을 사랑하게 된 것은 군대에서부터다.

 

“20살까지 마냥 놀다가, 군대에 갔어요. 다들 군인 신분에도 열심히 사는 걸 보고 저도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었어요.”

 

그러던 중 안 씨가 접한 책이 유영만, 강창균 저자의 『버킷리스트』였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무언가를 많이 해내진 못했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들였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네요.” 

 

 

이영주 씨, 지성인이 되기 위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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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이영주 씨는 씩씩하게 앙드레 고르스의 『에콜로지카』를 읽고 있었다. “자본주의에 관심이 있어서요.” 이 책은 정치 생태학의 선구자 앙드레 고르스가 성장중심주의의 자본주의가 왜 붕괴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소비지상주의 사회가 우리 삶에 행사하는 독재와 세분화된 노동의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이영주 씨는 “지하철에서 독서를 하면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보람차다”며 “책이란 지성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책을 읽고 있었지만 모두 지하철이라는 공간 안에서 본인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손에 들려있던 책이 신간 소설이든, 자기개발서든, 역사나 철학에 관한 서적이든, 이들은 읽을 책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보였다.

 

 

<서포터즈가 떴다> 시리즈는 <서포터즈가 떴다- 출판사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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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예스24 서포터즈 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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