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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의 고전, 주역을 바로잡다

『바로잡은 주역』 이중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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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철학을 보면 난해하기도 하고 실생활과 유리된 공론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주역』은 인간사 모든 라이프사이클에 걸쳐서 조언을 해주는 내용이어서 생활철학의 모습을 띠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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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은 유교의 경전 중에서도 우주철학을 이야기한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한국, 일본 등 동양의 유교 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전인 만큼 다양한 해석도 분분하고 어느 책을 기준으로 공부해야 할지 어렵기도 하다. 세상이 변화하므로 그에 따라 사람의 일상과 의식도 변해야 한다는 게 주역의 기본 철학인 만큼, 시대가 변하면서 주역의 번역도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바로잡은 주역』은 주역의 한문 해석 부분인 계사전을 전-후 12개의 장으로 분류, 모두 24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24개 장의 제목은 저자가 직접 다듬어 새로 만들어 넣었다. 저자 이중수는 <세계일보>와 <파이낸셜뉴스>등에서 기자로 글을 썼으며, <머니투데이>에서 온라인에디터를 끝으로 20년이 조금 못 미치는 기자 생활을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철학과 사상서에 심취했으며, 이제 그 결실을 끄집어내어 하나씩 엮어볼 생각이다.

 

『바로잡은 주역』이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처음에 주해 작업하면서 『주역』을 요즘 젊은이들이 알기 쉽게 서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국내외 학자들의 주석과 해독을 살펴보니 어려운 한문투의 문장과 성인들이 남겨놓은 말이어서인지 구태를 그대로 답습한 번역투의 문장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래서 우선 정확한 말의 의미를 짚고 문맥과 구조를 분명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보니 『바로잡은 주역』이 되었습니다. 국내외 동양철학자들이 풀이한 주역의 본연의 의미를 되찾고 우리말의 의미와 구조를 명확하게 하였습니다. 글과 문장이라는 게 아무리 의미가 깊고 세계적인 고전에 속한다 할지라도 우리말 의미를 명확하고 분명하게 알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주역은 동양철학의 고전인데 한문으로 되어 있어서 해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나요?


동양철학은 한문으로 쓰여 있지요. 우리말로 쓴 철학서는 나온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근대 개항 이후 한글로 글을 쓰고 논문을 발표하면서 나온 책과 문집으로 국한하면 그나마 60년 정도 밖에 안되겠지요. 그 양도 많지 않고요. 한문이어서 어렵긴 합니다만 우리말로 바꿔놓고 들여다보면 의미를 파악하기에는 오히려 편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이 주역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어떤 걸까요?


현대 철학을 보면 난해하기도 하고 실생활과 유리된 공론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주역』은 인간사 모든 라이프사이클에 걸쳐서 조언을 해주는 내용이어서 생활철학의 모습을 띠고 있지요. 글귀 하나하나가 다 우리의 피와 살이 되는 경구들입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을 처음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태극과 음양 사상의 원본을 『주역』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파생되어 나온 사상(四象) 철학, 팔괘의 상징철학, 그리고 변화무쌍한 인간사를 점술로써 해석하는 철학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실제 이번에 역주한 「계사전」에서 점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 라이프니츠와 심리학자 칼 융 등의 사상도 『주역』의 영향을 받아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참고하세요.  

 

어릴 적 철학과 사상서에 심취했다고 하였는데 언제부터 주역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나요?


『주역』에 관한 공부는 대학 때부터 조금씩 했지요. 매번 들여다볼 때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서 걸리곤 했지요. 그 때는 문장이 해석은 되는데 그 말이 지니는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쯤 다잡고 다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인 윤곽과 세세한 내용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전에는 칸트와 헤겔, 데리다, 화이트헤드 등 외국 철학자의 사상과 철학 연구에 더 몰두했지요. 뒤늦게 들여다보고 있지만 서양철학과는 분명히 다른 논리전개 방식과 세계관이 매력적입니다.

 

『바로잡은 주역』 본문에서 「계사전」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뤘는데 「계사전」이 주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의도로 집필하셨나요?


물론 『주역』을 보면 본문을 먼저 읽게 되지요. 처음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알기쉬운 주역을 쓰려고 했지요. 그런데 본문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태극 사상을 비롯해 음양과 사상 철학, 팔괘 체계, 그리고 64괘로 벌여놓은 점술들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서는 주역의 근본 사상을 찾아보기가 어려워 보였습니다. 주역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과 사상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차에 바로 「계사전」이 그 부분이라고 판단되어 우선 주해하게 된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전설상의 인물인 복희씨(삼황의 하나)가 5천여 년 전에 처음으로 만든 상징체계와 이후 주나라와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들의 사상과 해석이 추가되면서 만들어진 대목입니다. 주역의 의미를 보다 논리정연하게 구성하려던 공자는 열 가지의 날개라고 할 수 있는 글을 붙였습니다. 이를 십익(十翼)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 부분이 바로 「계사전」이지요. 경전의 의미를 바로잡기 위한 ‘말을 붙였다’하여 ‘계사(繫辭)’입니다.  「계사전」을 먼저 다루게 된 배경입니다.


「계사전」을 잘 읽어보면 무엇보다 동양철학의 원본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주역의 핵심 사상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데서 나아가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천년 역사를 이끌어온 사상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다는 말이지요. 또,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면면의 양상을 설명하고 있어서 마음 수양에 도움이 되는 문장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강함과 부드러움이 부딪쳐 변화가 일어난다’는 명제에서부터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말들로 이뤄져 있지요. 여기에 한가지를 더하자면, 한자와 한문이 담고 있는 의미의 철학도 맛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한자에 대한 설명을 달아놓아 그리 어렵지 않게 한문을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집필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얼마나 정확하고 분명하게 맥을 짚느냐입니다. 주역 전체에 걸쳐 「계사전」이 왜 집필되었을까를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지요. 그러면 애매한 문구들의 의미를 구조와 맥락을 통해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우리 말의 어법보다는 한문식 어법, 또는 한문을 새기는데 필요한 구결을 끼워넣는 식의 어정쩡한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경우가 허다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전혀 엉뚱한 뜻으로 새기는 경우까지 빈번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우리 어법에 맞고 우리말의 의미로 쉽게 나타낼 수 있고, 우리의 마음 구조에 따라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을 새기는 글을 다시 다듬고, 역서의 본래 창작 정신을 되살려내는 데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만남, 문화와 정보기술의 조화, 이런 것들이 저의 요즘 화두입니다. 물론 이런 거창한 콘텐츠를 담을 만한 틀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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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은 주역이중수 저 | 별글
이 주해서는 조선시대에 편찬된 내각본 『주역』을 텍스트의 정본으로 삼았다. 참고문헌에 밝혔듯이 왕필(王弼)과 정이(程子), 주자(朱子)의 해석서를 2차 본으로 하였으며, 국내 학자와 저술가들의 저서도 주요 문헌으로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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