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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리뷰 대전] '야그너'들에 바친다

인문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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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인문학의 기본이다. 인문 교양 MD는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으로 말한다. 브리핑은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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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터치했거나 책을 펼쳤다면, 요즘 일하느라 힘들고 지쳐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괜찮다. 혼자만 그런 것은 아니니까.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얻고 화제가 된 만큼 제목과 일러스트가 무척 재미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다. 야근이 당연해져 버린 이상한 노동 방식에 대한 비판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철저하게 우리들의 이야기다. ‘저녁이 있는 삶’은 저 세상에서나 가능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취업만 되면 다 된 것인 줄 알았는데 더욱 치열하고 잔혹한 정글을 마주하게 된다. 그저 일하고 돈을 벌고 싶을 뿐인데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할까?

 

사실 생각해보면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란 제목이 통쾌하게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이렇게 대놓고 당돌하게 말할 수 있을까? 노동자를 언제든지 쓰고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회사란 ‘슈퍼갑’과 혹여나 잘릴까 전전긍긍해 하며 일하는 ‘힘 없는 을’의 관계가 바로 한국의 현실이 아니던가. 저자는 회사를 어디까지나 ‘거래처’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회사라는 배가 침몰할 것 같다 싶으면 갈아탄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고. 물론 ‘거래처’를 쉽게 바꿀 수 있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으랴. 당장 한 달치 월급이 없으면 삶이 송두리째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단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낙인을 찍는 분위기에서 회사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당당하게 말하는 건 그야말로 잘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가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라서 책과 현실의 괴리감은 더욱 커 보인다.

 

그렇다고 이대로 살 순 없는 노릇이다. 언제까지 부당한 노동 현실에 대해 참고 일할 겐가.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게 정상이다. 변명은 비겁한 것이 아니다. 잘 살려고 일하는 것이지 일하려고 사는 건 아닌데 왜 사생활을 희생하고 몸과 마음을 축내면서까지 일해야 하나. 우리는 결코 일하기 위해 살지 않는다. 일보다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우선시하며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할 자유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는 책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하지만 회사가 바뀌지 않는다고 일하는 사람도 변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다. 일을 더 했으면 돈을 더 받는 게 당연한데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침묵한다면 이놈의 이상한 세상은 더욱 진화할 것이다. 목소리를 낼 용기가 없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라. 회사 책상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살며시 이 책을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이젠 다른 사고방식으로 일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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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히노 에이타로 저/이소담 역/양경수 그림 | 오우아
블로그를 통해 노동과 일에 대한 소신 있는 의견들을 발신해온 젊은 저자가, 소위 ‘사회인의 상식’ ‘일반적인 직장문화’라는 명분하에 용인되어온 열악한 노동조건을 통렬하게 뒤집어보고, 그 속에서 매일 야근을 밥먹듯하며 살아가는 직장인들 개개인의 삶에 안부를 묻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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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저/<이소담> 역/<양경수> 그림12,150원(10% + 1%)

“이제 힘들기도 힘들다. 지치는 것도 지쳤다.” 불합리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했던 우리의 노동현실 팍팍한 직장문화에 끼얹는 시원한 사이다 한 방!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이 말을 직장에서 실제로 입 밖에 꺼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당신은 상사에게 의욕 없고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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