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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싸이는 정말 1조 원을 벌었을까?”

경제학, 문화산업의 블랙박스를 열다 YES24 2016년 여름 교양학교 『박스오피스 경제학』 저자 김윤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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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오늘을 사는 힘, 내일을 위한 지혜를 전달하는 YES24 2016년 여름 교양학교가 열렸다. 상상마당과 함께 하는 이번 교양학교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인생수업” 이라는 주제로 오종우 교수, 김윤지 박사, 구본권 소장, 김남인 부장 등 네 명의 강사들이 강연을 펼친다. 지난 6월 28일,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김윤지 박사는 저서 『박스오피스 경제학』을 통해 문화경제학에 대해 강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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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제학이 뭘까?

 

지금 우리나라는 콘텐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 영화, 공연, 그리고 웹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와 있다. 어떤 콘텐츠는 대중들에게 열광적으로 소비되지만 어떤 콘텐츠는 철저하게 외면당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극히 일부분의 콘텐츠들은 문화 산업의 한 축이 되어 우리 나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한다. 다른 산업에 파급효과를 주기도 한다.

 

문화경제학이란 바로 이러한 문화 산업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분야를 뜻한다. 이 날 강연을 맡은 김윤지 박사 역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서 문화 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문화 경제학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생소한 청중들을 위해 싸이, EXO, 혁오 등 대중적인 가수들의 사례를 통해 문화 안에 녹아 든 경제학 코드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갖는 문화 산업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강연이 진행되었다.

 

“문화 산업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어요. 일단은 준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는 건데요, 그런 성격 때문에 이 산업이 다른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부가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가 이런 것에 대한 연구가 많아요. 사실 이런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문화 산업 자체 시장이 굉장히 작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 산업 자체의 매출도 중요하지만, 다른 산업과의 관계성도 굉장히 중요해요. 그 다음 특징으로는 시장 실패 분야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시장이 모든 것을 처리해주지 못하는 분야라는 뜻이에요. 문화 산업은 일반적인 시장의 수요 공급법칙이 적용 되는 곳이 아니에요. 시장만으로 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죠. 지원의 문제가 따라오면서 지원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어디에 해야 하는지 같은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복잡해져요. 이렇게 두 가지가 다른 산업과 비교되는 문화 산업의 특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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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타일과 한류

 

김윤지 박사의 저서 『박스오피스 경제학』 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문화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김윤지 박사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해 언급했다.

 

"강남 스타일의 성공은 제가 이 책을 내게 된 시발점이 된 사건이에요. 싸이가 엄청나게 뜨면서 한류가 뜬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싸이가 성공하면서 언론에서 싸이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효과가 1조원이라는 얘기가 있었어요. 한류 덕분에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얘기가 나왔던 거죠. 사실 이건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나온 수치는 아니었어요. 실제로 계산을 했다기보다 추측에서 비롯된 거였거든요. 이때까지만 해도 실질적인 연구가 많지는 않았고요.

 

저도 이 때 제대로 연구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연구를 하면서 문화 공유의 공유 증진 효과라는 인류학 이론을 참고했어요. 그 이론에 따르면 문화적으로 가까울 때 나라와 나라 사이의 수출과 교역이 굉장히 많아져요. 종교, 언어, 민족, 식민지 경험 같은 문화적인 근접성을 말하는 건데, 최근에 들어서는 후천적인 문화를 공유하는 게 많아졌죠. 나라가 다르더라도 같은 영화, 같은 드라마, 같은 노래를 공유하다 보면 문화적으로 가까워지는 거예요. 이 이론을 우리나라에도 적용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우리 나라가 특정 나라에 문화를 수출하면, 다른 산업의 수출액 역시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다양한 자료로 연구를 해봤더니, 문화 상품 수출액의 4배정도로 소비재 수출 견인 효과가 있는 걸로 추정이 됐어요. 예를 들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100억을 수출하면 다른 소비재 산업이 400억정도 수출액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게 앞에서 말씀 드린 문화 산업의 특징이고, 이런 연구를 통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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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업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윤지 박사는 ‘설명이 짧을수록 시나리오가 비싸지는 이유’라는 주제로 영화 산업 안에 숨어 있는 경제학 코드에 대해 강연했다. 조금은 생소한 신호 이론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그녀는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차분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투자회사나 은행의 지원이 필요해요. 이런 곳들은 투자 제안을 받으면 그들의 작품을 먼저 파악하죠. 캐스팅, 감독, 시나리오 같은 걸 주로 확인해요. 하지만 사실 그런 것들을 보더라도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깊게 판단하지 못하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걸 파악하는 게 핵심인데, 그게 힘들어지다 보니 여러 방법을 찾게 됐어요. 그러다가 시나리오 피칭이라는 걸 주목하게 됐죠. 시나리오 피칭은 외국의 학자들이 먼저 시행한 건데, 작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작자나 투자자에게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일종의 프리젠테이션을 뜻해요. 피칭은 영화에 대해 1차적인 정보를 주는 건데, 그 영화에 대해 한 줄로 설명해야 해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5자안에 영화의 모든 내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훌륭한 영화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아무튼 이걸 보고 투자자들은 그 작품이 매력적이다 아니다를 판단해야 하죠. 여기서 신호 이론이 등장해요.”

 

“신호 이론은 쉽게 말하면 “나는 정보를 알고 있고, 상대방은 모를 때 내가 가진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려주지?”에 대한 이론이에요. 물건을 파는 사람은 자신의 물건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죠. 만약 정보가 잘 전달 되면 효율적인 시장 운영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운영이 원활해지지 못해요. 효율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서는 신호 보내기를 해야 하는데, 물건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품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거에요.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선별하기를 바라는 거구요.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주고 받는 정보는 크게 연성정보랑 경성정보로 나눌 수 있어요. 경성정보는 쉽게 말하면 컴퓨터의 하드웨어 같은 거에요. 누구나 제공할 수 있고 시장 점유율, 매출액 같이 숫자나 수치로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연성 정보는 소프트웨어 같은 건데 숫자로 볼 수 없는 상품의 장점, 그 동안의 과정, 인식 같은 거에요. 문화 산업에서 더 중요한 건 연성정보이고, 그 연성 정보를 잘 파악해야 그 작품의 성공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죠.”

 

“시나리오 피칭은 연성정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이론을 연구하면서 몇 년 동안 판매된 시나리오를 분석해 봤어요. 피칭의 글자수를 다 분석해봤는데, 글자가 짧을수록 시나리오가 비싸게 팔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흥행관계 역시 같은 패턴이었고요. 결국 피칭이 짧을수록 흥행을 성공했다는 결과가 나왔죠. 즉, 연성 정보는 짧고 간결할수록 강한 인상을 주고 구매자가 쉽게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영화 산업에 아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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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이 영원 할 수 없는 이유

 

김윤지 박사는 ‘그룹’이라는 특수성에 주목하게 된 이유를 언급하며, 왜 솔로가 아닌 그룹이 형성되는 가에 대한 주제를 경제적으로 분석해 보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이윤에 대한 이론인 ‘코스의 법칙’을 그룹의 형성 이유에 주목시킨 색다른 연구였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하나의 그룹 안에서 노래, 작곡, 작사, 연주 모든 것을 해결하는 모습은 회사 안에서 인사, 마케팅, 총무, 등 모든 업무를 해결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업 설립의 이유와 동일 하다. 다만 그룹의 해체 이유는 조금 특별한 케이스로, 제로 섬 포지티브 섬 게임과 최후 통첩게임 이론 안에서 다양하게 연구 되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트렌디한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최근에 가장 핫한 키워드로 주목받는 ‘힙하다’라는 말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화 변화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힙스터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들이에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을 걸 하죠. 요즘 가장 핫한 뮤지션인 혁오가 바로 그런 이미지에요. 사람들은 그런 자유분방한 사람들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굉장히 멋있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그들을 아는 몇몇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소비되어왔죠. 그런데 그들이 점점 인기가 높아지니까 발빠른 상업적 시도들이 이런 힙스터의 이미지를 가져가려고 했죠.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던 그들이 어느 새 마케팅 대상이 되고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되면 본래 그들을 알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 ‘스노비즘’이 형성돼요. 스노비즘은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을 꺼리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된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구매심리 효과를 뜻해요. 남들이 다 가진 것은 싫다, 그 상품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만이 가지는 이미지를 나만 갖고 싶다. 이런 거죠. 애플 제품에 대한 열광적인 구매도 이런 스노비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한 현상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도 얘기해볼게요. 젠트리피케이션은 정의하자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도심 지역의 노후한 주택 등으로 이사를 가면서 기존의 저소득층 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뜻해요. 여기까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죠. 이러한 움직임을 만드는 사람들을 젠트리 파이어라고 해요. 그들도 힙스터처럼 트렌드를 이끌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이죠. 요 몇 년 사이 이런 현상이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서촌, 홍대, 망원동, 성수동 등을 들 수 있죠. 사실 이런 지역은 낡은 주택이 많고 사람이 북적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곳에 나만의 예술, 나만의 가게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거죠. 그런 동네가 형성되다 보니 사람들이 몰리고, 낡은 동네가 탈바꿈했어요. 하지만 부동산업자들이 투자를 하고, 언론에 소개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조금씩 변질이 되기 시작했죠. 결국 건물주가 교체되고 젠트리 파이어들이 퇴출되고 대기업이 그 상권을 차지해버렸어요. 극도로 상업화된 분위기로 바뀌면서 긍정적이던 초기 단계의 상황이 완전히 악화된거죠. 요즘 우리 문화, 경제 산업에서 부각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에요.” 

 

김윤지 박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변질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1시간 반여의 강연을 마쳤다. 마냥 어려울 줄 알았던 경제학이 유쾌하고 편안하게 다가온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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