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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머천다이저 이랑주, 시장 매출을 200% 성장시킨 노하우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계속 좋은 상품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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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위해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썼어요. 2006년부터 전국을 다니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철학 있는 상인들을 만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젊은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모든 분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과일 가게에 싱싱한 사과가 놓여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근처 꽃집에 가서 잎사귀를 한 줄 사와 사과 주변에 테두리를 쳤다. 그러자 사과는 금방 다 팔려나갔다. 좋은 것을 ‘좋아 보이게’ 만든 이랑주의 ‘신의 한 수’였다.


한국 최초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박사 이랑주의 손을 거친 기적의 사례는 너무나 많다. 교보문고, 총각네야채가게, LG전자, 풀무원은 물론 전국의 시장과 지자체를 환골탈태시킨 이랑주. 그가 만난 세상은 세상의 이로움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세상이었다. 그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몸으로 터득한 비법을 전하고자 책을 썼다. “인테리어 업자나 건축업자, 디자이너들이 알려주지 않는 노하우를 만천하에 공개해버린”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잘 알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녀보니 너무 많았으므로, 그들이 비싼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이 책으로 알아서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던 것. 그가 꼽은 첫 번째는 ‘철학’이었다.

 

‘좋아 보이고 예뻐 보이는 것’은 겉모습만 치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본질을 느껴서 ‘좋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왜 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거지?’ ‘나는 이 제품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려는 거지?’ 이런 고민들을 하지 않으면 어떤 비주얼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질 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다. 모든 것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11쪽~13쪽)

 

패턴, 색의 조합과 배치, 조도와 조명 대비, 각도, 거리, 동선, 철학, 여기 그가 전하는 아홉 가지 법칙을 기억하자. 당신이 가진 좋은 것을 더욱 좋아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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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D는 ‘사이 학문’이다


VMD(visual merchandiser)로서, 이 책은 어떤가요? 상품으로 접근한다면 말이죠. 책을 만들면서 생각한 이미지도 있을 것 같거든요.


과정이 많았어요. 제 철학이 ‘약은 약사에게’예요. 원고 넘기고 1차본 나올 때까지 한마디도 안 했어요. 그러다 표지 디자인과 본문 편집이 와서 딱 봤는데, 처음으로 화를 냈어요.(웃음) 보는 순간 “담당자분 남자죠? 나이는 저보다 많을 것 같네요” 했어요. 맞았죠. 담당자분이 깜짝 놀라는 거예요. 본문 이미지 하나가 중학교 때 봤던 디자인 책에 있던 거였어요. 이런 감성이라면 저와 비슷하거나 저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한 거죠. 이 책의 주 독자층은 청년 창업가나 기업을 하는 젊은 사람들인데 조금 올드하지 않겠느냐, 그림을 시원시원하게 쓰자, 그런 픽토그램은 빼자, 는 의견을 처음 제시했었죠. 그러면서 사진을 모두 다시 촬영하게 된 거예요. 표지도 본질을 왜곡하는 의미 없는 그림은 다 빼자고 했고요. 표지 가지고는 아침에 긴급회의를 하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절충안을 찾아서 나온 거예요. 이 작은 표지 안에도 경영학에서 보는 관점, 디자이너가 보는 관점에 너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죠. 그 절충안을 찾아 만들었기 때문에, 괜찮게 나온 것 같아요.

 

본문을 보고 담당자 나이를 가늠했다니 신기하네요. VMD라는 게 무엇보다 감각이 없으면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갖게 된 게 정상적인 코스로 공부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일부터 하고 나중에 공부한 경우라서요. 집이 어려워져서 여상을 갔는데 도무지 맞지 않았어요. 제가 캔디 그림을 잘 그렸어요. 시골 간호대학에 처음으로 디자인과가 생겼는데 제 성적이면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거길 들어갔는데 친구들은 다 입시 미술을 배우고 들어왔더라고요. 전 한 번도 안 배웠거든요. 데생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제 것을 보시더니 “네 선에는 구정물 소리가 들린다”는 거예요. 너무 자존심 상했어요. 도서관에 가서 독학으로 공부했죠. 두세 달 지났나? 그 교수님이 그림을 보더니 똑같은 사람이 그린 건데 “네 선에는 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셨어요. 그때 그림이라는 작은 것에도 마음이 담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쳤고요. 책이 제 인생에 선생님이 돼준 것 같았어요. 학교 도서관에 있는 디자인 관련 책은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한 거죠?


졸업하자마자 이랜드에 취직했어요. 3개월 계약직이었는데 한 달에 한 번 보고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브리핑 자료를 자기가 일한 순서대로 쭉 붙였는데 그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저는 자료에 평가를 담았어요. 팀장님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듣고 싶은 얘기를 한 번에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1년 계약을 하자는 얘기를 들었어요. 본사로 가게 됐고, 이후 2년 계약직으로 일하게 됐죠. 그때 현장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그곳에서 거의 다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요. 그때 일한 자료로 현대백화점 정직원에 합격해 그때부터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 거고요. 저는 입사해서 ‘아르마니’ 브랜드를 처음 알았는데 동기들은 아르마니를 입고 출근했어요. 충격을 받았죠. 당시 과장님이 저더러 현장을 알아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자존심도 상했지만 재미있었어요. 백화점 입구에서 고객 따라다니면서 어디로 가는지 체크하는 일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사람을 보면 그의 연령대, 라이프스타일 등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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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그냥 길러진 건 아니었네요.


네, 일하면서 부족한 걸 인식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디자인 관련 학과를 나왔으니까 마케팅이나 심리학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더 공부했죠. 야간대 졸업하자마자 바로 석사 들어갔어요. 석사에서 심리학, 경영학을 배우기 시작했고요.

 

그렇게 한국 최초 VMD 박사가 되기까지, 상상만 해도 무척 힘들었을 거란 짐작이 돼요.


박사 논문이 한국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역사를 정리하는 내용인데요. 한 번은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누가 처음 시작했고, 꽃을 피웠고,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걸 보고 싶어서 연구했죠. 1900년대 화신 백화점(신세계 백화점 전신)이라고 일본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을 1932년에 신세계가 샀어요. 그것이 지금까지 오고 있는 거고요. 그런 식으로 전반적인 역사를 보면서 앞으로 비주얼 머천다이징과 유통이 어떻게 접목돼 갈 것인가를 보는 안목이 생긴 거죠. 국내에 VMD라는 개념이 처음 1990년대에 들어와서 95년에 한국VMD협회라는 게 생겼거든요. 바로 IMF가 터지면서 쇼윈도 비용을 줄이게 됐고, 손님이 구매하는 시점에 VMD가 어떻게 접촉하게 할 것인가를 집중하게 된 거죠. 이전에는 예쁘게 치장하는 쇼윈도에 관심이 더 많았다면 실용성으로 바뀌게 된 때가 1997년이었어요.

 

분야 특성상 심리학 이론이나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다뤄야 하는 직업이라 더 어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능성이 크기도 한 영역이겠네요.


그래서 이것이 디자인이냐, 경영학이냐, 심리학이냐, 이런 질문이 되게 많아요. 저는 통합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생각하면 ‘사이 학문’이죠. 마케팅과 디자인 사이, 경영과 디자인 사이, 심리학과 디자인 사이에서 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학문이 VMD가 아닌가 하는데요. 공부를 하면서 느낀 건 VMD 영역이 참 넓은데 우리 선배들은 왜 영역에 한계를 뒀을까, 였어요. 동선, 조명, 색채, 심리, 커뮤니케이션, 이 모든 걸 결합해야 장사가 되는데 왜 한계를 뒀는지 의문이었어요. 백화점 근무할 때도 그랬거든요. 시즌에 따라, 가격에 따라 얼마든지 유동성 있게 바꿀 수 있는데 왜 기존의 것에 목숨을 걸까, 이게 너무 답답했던 거예요. 백화점은 매뉴얼대로 움직이거든요. 그 안에서 갈증을 많이 느꼈고 백화점 안에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매출이 오르는 포인트를 알게 됐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시장을 알게 된 거예요. 완전히 엉망이었어요.(웃음) 지금까지 배운 것으로 매출을 올려야겠다, 생각했죠. 처음엔 반대하던 상인들이 매출이 100%, 200% 되니까 놀라는 거예요. 결국 백화점에서 배운 걸 펼친 데는 소상공인들의 점포였던 거죠. 이게 진짜 된다는 걸 알게 됐고 정리해서 강의하기 시작했어요. 그 강의 영상이 교보문고 북모닝CEO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거고요.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그런 갈증이 많은 분께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을 쓰게 된 이유도 같은 이유였을 거고요.


인테리어 업자나 건축업자, 디자이너들이 알려주지 않는 노하우를 제가 만천하에 공개해버린 거잖아요. 그래서 강의를 한 거고, 제 강의를 보면서 글로 썼어요. 한 달 쓰고 출판사 대표님에게 얘기했죠.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잘 알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녀보니 너무 많더라, 그런데 내가 다 다닐 수가 없다, 컨설팅 이제 안 하고 이 책으로 알아서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라고요. 그게 웃겼나 봐요. 보통 이런 책 내서 돈 더 많이 벌겠다고 하는데 이제 컨설팅 안 할 거다, 누구든지 이거 가져가서 자기 마음대로 자기 제품을 잘 알렸으면 좋겠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자고 해서 책이 나오게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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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온오프믹스’의 시대다


백화점에서 시도한 것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경직된 조직은 바꾸기 어렵잖아요.


당시 백화점 양복 매장에서는 양복을 옷장에 걸어놓은 것처럼 옆으로 다 진열해놨었어요. 양복은 정면이 중요하잖아요. 원 버튼인지, 투 버튼인지 그런 것들이 중요하죠. 그래서 ‘페이스 아웃’으로 하자고 해서 얼굴이 보이도록 진열을 했어요. 핵심 되는 제품들만 정면으로 진열하자고 했죠. 어떻게 됐을 것 같으세요? 욕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몰라요.(웃음) 그때만 해도 남성복 점장님은 거의 신이었거든요. 건드리면 안 되는 거였죠. 교육을 했지만 하루아침에 안 바뀌었어요. 정면으로 진열하면 다시 복귀시켜놓고요. 그걸 1년을 한 것 같아요. 끊임없이 욕을 먹으면서 계속 했어요. 나중에는 한 매장만 집중적으로 계속 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에게 반응이 온 거예요. 정면으로 진열한 걸 사가는 거죠. 그 매장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니까 다른 매장으로 확대됐어요. 지금은 다 페이스 아웃으로 진열해요. 그때 느낀 건데요. 사람이 변화하는 걸 진짜 두려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기존 방법을 바꾸는 게 정말 두렵다는 걸 알게 됐죠. 그 두려움은 익숙하지 않은 데서 와요. 낯설어서 그냥 기분이 나쁜 거예요.

 

경제 성장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도 변하고, 그것에 맞춰 마케팅 방법도 달라져야 할 텐데요. 그런 것에 빠르게 대응하기가 힘든 면이 있어요. 큰 조직일수록 그럴 거고요. 앞으로 변화할 소비자의 욕구와 그에 맞는 VMD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오래 살고 싶은데요.(웃음) 이유가 세상이 바뀌는 걸 보는 게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온오프믹스’의 시대가 왔어요. 오프라인 매장이 결국 미끼가 돼요. 거기서 체험하고 느낀 것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온라인 매장은 2D거든요. 평면에 제품을 놓고 보는 건데, 저는 이게 조만간 3D로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예스24 사이트에 들어가면 실제 오프라인 매장처럼 서가에 책이 진열되어 있고, 책을 클릭하면 책장이 넘어가는 식으로요. 그렇게 3D 매장이 나오면 그곳이 VMD의 꽃이라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 이 직종이 유망하다고 생각해요. 거기까지 내다보고 VMD를 연구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 온라인 거점의 사이트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죠.


공간이 그 회사의 성품을 결정해요. 공간에 가보면 그 회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가 보여요. 얼마 전에 한 소셜 커머스 업체에서 강의 의뢰가 왔어요. 물론 경쟁 업체 앱까지 다 깔고 조사를 했죠. 그 업체에서 오픈한 매장에도 갔거든요. 매장을 둘러보니 이 매장은 남자가 설계했고, 현재 여자 친구가 없다, 결혼했다면 아내와 쇼핑을 다니지 않는다, 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강의를 가서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난리가 났어요. 매장에서 립스틱을 사서 바르려고 보니 거울이 위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죠.(웃음)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과 다름이 없어요.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들을 온라인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비교하는 강의를 했었어요. 저도 그런 게 이제야 보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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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철학이다


청년창업이나 소상공인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못하는 것이 무엇이던가요?


너무 많은데요. 철학은 브랜드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에요. 소상공인 점포를 가면 그 사람의 생각이 보여요. 아무 생각이 없구나, 생각이 너무 많구나, 욕심이 너무 많구나, 이런 생각들이 보여요. 제일 문제는 생각이 없다는 거예요. 생각이라는 건 결국 철학인데요. 이 해장국집을 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하는 생각이 없어요. 그냥 해장국집이에요. 처음에는 돈이 있으니까 백 평짜리를 얻어요.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죠. 50평으로 줄여요. 지금 20평으로 와 있어요. 그러는 동안 퇴직금 다 쓰고요. 그런데 20평부터 시작했으면 백 평으로 갔을 거예요. 책에 색상, 조명, 기호, 이런 것들을 말했는데요. 이것은 자기가 어떤 업종을 하느냐에 따라 다 달라지는 거예요. 그보다 먼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이걸 어떻게 담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해요. 그게 제일 중요해요. 첫 번째가 철학이에요. 이 장사를 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이 있으면 돼요. 그러면 쉬워져요.

 

보통은 그냥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잖아요.


보통은 돈이죠. 그러니까 통닭집을 하죠. 염지한 닭 한 마리에 1,500원 주고 사와요. 기름 한 통에 26,000원이에요. 세 번 써요. 그러면 한 50마리 튀길 수 있어요. 한 마리 튀길 때 500원이에요. 그러면 원가 2,000원 됐죠. 거기에 양념값 천 원 하면 돼요. 그래서 보통 시골 통닭을 6,000원에 팔아요. 50%가 남죠. 프랜차이즈는 가맹비, 인테리어비 다 떼기 때문에 2,000원도 안 되는 닭이 16,000원에 팔리죠. 그런데도 소상공인이 가져가는 돈은 2,000원밖에 안 돼요. 그걸 줄여주기 위해 책을 쓴 거예요. 가맹비, 인테리어비 줄일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도 6,000원에 사 먹을 수 있어요. 소비자에게도 유리한 거죠. 과도하게 뭔가를 덕지덕지 붙이지 않으면 가능해요.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즐기지 않았으면 힘든 일이었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컨설팅 이 있다면요?

 
부산 전자상가 이야기를 또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전기세도 못 내는 전자상가를 갔어요. VMD 하는 사람이 전자상가에서 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처음 들어서는 순간 상자가 가득 쌓여있는 걸 봤어요. 매장 사이를 막아둔 거예요. 예전에 백화점도 똑같았어요. 옆집으로 갈 수 없도록 막았죠. 저는 항상 쇼핑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데요. 이 집에서 청바지 보고 옆집으로 가고 싶은데 막아놓았다, 그러면 처음부터 그 매장에 안 들어가요. 전체 청바지 매장이 잘 되는 방법을 강구해야죠. 고객들이 청바지를 쉽게 입어보고 비교해가면서 살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통로를 개방하게 된 사례를 전자상가에 가서 얘기해줬어요. 상인들이 눈을 마주쳐야 이 시장이 발전한다고요.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빈 상자를 다 거뒀어요. 레이아웃을 조정한 거죠. 그거 하나로 상인들이 서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거기서 변화가 시작된 거죠. 전기세도 못 내던 작은 시장이 대통령상을 받게 됐고요. 지금도 잘 되고 있어요. 그 회장님과 제일 친해요. 함께 짐 옮기다 제가 다쳐서 꿰매기도 했거든요. 피를 좀 봐야죠.(웃음)


저도 디자이너인데요. 모든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책상 위에서 해요. 보기 좋게요. 그렇지만 매출이 일어나야 보기 좋은 거죠. 매출이 일어나야 그들을 이롭게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현장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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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으니까 같이 나눠 먹어야겠다


한국VMD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청년창업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요. 한 인터뷰에서 ‘이로움’이야기를 한 걸 보고 저자의 어떤 신념을 엿볼 수 있었어요.


인터뷰만 보면 되게 괜찮은 사람일 수 있는데요.(웃음) 마흔 전까지는 먹고 살기 바쁘게 지냈어요. 요즘 ‘흙수저’ 얘기하잖아요. 저희 부모님은 수저도 아니고 흙만 주셨어요.(웃음) 마흔 전까지는 흙을 수저로 만드는 것으로 살았어요. 이제 그 흙수저로 밥을 떠먹고 살 수 있게 됐는데요. 마흔이 넘어 세계 일주를 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삶을 봤어요. 옷이 없는 사람들, 집이 없는 사람들, 샤워를 일 년 내내 못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본 거예요. 절대적 빈곤에 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세계 안의 나를 봤어요. 다른 나라의 사람보다는 금수저더라고요. 여행하면서 내 자리에서 내 주변의 이웃을 돕는 일이 뭘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남편이 또 결정적인 이야기를 했어요.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지 말고, 이제 밥은 먹으니까 같이 나눠 먹어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디자이너가 많이 열악한데 조합 형태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해서 여덟 개 회사가 모였고요. 대신 재능을 나누는 조건으로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 거죠.


또 백화점에 있을 때 집기를 많이 버렸어요. 버리면서 늘 아깝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에 써야 할지를 몰랐어요. 그런데 보니까 집기가 필요한 사람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래서 버려지는 집기를 가져다 2013년부터 조금씩 돕기 시작했는데 그런 게 사회적 기업이래요. 아는 분 통해 사회적 기업 육성 재단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교육을 받았어요. 지금까지의 마케팅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보게 되고, 그 교육을 받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정말 많았어요.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던 거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강의 의뢰가 와서 현장을 가보니까 엉망진창이었어요. 그래서 한 집, 두 집 바꾸기 시작했고 교육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싶어 현장에서 직접 해야겠다 생각해서 퇴사하고 ‘이랑주VMD연구소’라는 작은 회사를 차렸죠. 7년 동안 정말 고생했어요. 전국 전통시장을 다니면서 할머니들한테 욕도 먹고, 맞기도 하면서요. 그거 하다가 2013년에 ‘현대카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도 같이 하게 됐고요.

 

시장에서는 어떤 가치를 본 건가요?


저는 다양성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트와 백화점만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시장이 사라지면 박물관에서만 봐야겠죠.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시장을 바꾸면 젊은이들이 다시 시장에 오겠죠. 가봐야 다시 가게 되거든요. 가보면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갖고 ‘나도 시장에서 장사를 해볼까’ 하게 될 거고, 그러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살아나겠죠. 지난 십 년 간 그 역할을 했던 거고요. 지금은 제가 아니라도 잘할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이미 시장에 VMD라는 개념도 생기고요. 그래서 요즘 관심을 가지는 게 청년들과 사회적 기업가들이에요. 국내에 번듯한 사회적 기업이 없잖아요. 청년들이 그런 걸 할 수 있는 데 제가 도움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또 어떤 전환점이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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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을 좋아 보이게 만들고 싶지 좋지 않은 것을 좋아 보이게 만들고 싶지도, 만들 수도 없다’고 했어요. 그런 저자의 철학이 이런 행보를 뒷받침하는 것 같은데요. 그 때문인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도 사뭇 궁금해져요.

 

저도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해요. 사회적 기업가가 될 거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 했던 거예요. 어떤 순간에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왔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 기업을 하게 됐고, 청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거든요. 어떤 일을 앞으로 하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는데요. 계속 좋은 물건이나 좋은 상품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겠죠? 컨설팅 의뢰가 정말 많이 오는데요. 일 년에 컨설팅을 두 곳만 해요. 제가 하고 싶은 브랜드를 하고 싶어요. 올해는 이미 정했고요.


사회적 기업을 하면서 느낀 게 많아요. 젊은 친구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다 뭐하는 거야?’(웃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제일 나이 많았어요. 어느 분야에서 10년, 15년 일한 사람들은 완전 베테랑이잖아요. 이제 밥은 먹고 살아요. 그런 전문가들이 그 능력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사회가 정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국내 자영업 인구를 생각하면 이 책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네요.


세상을 위해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썼어요. 2006년부터 전국을 다니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철학 있는 상인들을 만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젊은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모든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대기업 중에도 이롭게 하는 제품을 만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기업들도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다른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나요?


‘해도 해도 안 되는 것들의 비밀’(웃음)이요. 왜 안 되는지 너무 궁금해요. 왜 실패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제목은 너무 괜찮지 않아요?(웃음) 꿈은, 제가 무료로 컨설팅했던 회사들을 묶어서 변화 과정을 책으로 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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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이랑주 저 |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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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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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매혹적 스릴러

센 강에서 익사 직전에 구조된 한 여인, 유전자 검사 결과는 그가 일 년 전 항공기 사고로 사망한 유명 피아니스트라 말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 의문의 사건이 가리키는 진실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신화와 센 강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데스마스크 이야기를 결합한 소설.

박완서의 문장, 시가 되다

박완서 작가의 산문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의 문장과 이성표 작가의 그림을 함께 담은 시그림책. 문학에 대한, 시에 대한 애정이 담뿍한 문장을 읽으며 그와 더불어 조용히 마음이 일렁인다. 가까이에 두고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마다 꺼내볼 책.

‘나’를 잊은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

베스트셀러 『긴긴밤』 루리 작가가 글라인의 글을 만나 작업한 신작 그림책.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악어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고독과 절망, 그리고 자유의 감정까지 루리 작가 특유의 색채와 구도로 다양하게 표현했다.

바다를 둘러싼 인류의 역사

『대항해 시대』로 바다의 역할에 주목하여 근대사를 해석해낸 주경철 교수가 이번에는 인류사 전체를 조망한다. 고대부터 21세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여정을 바다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이 책은 그간 대륙 문명의 관점으로 서술해온 역사 서술의 한계를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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