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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구 “1등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다”

『강헌구의 인성수업』 꿈은 영혼의 산소, 책은 영혼의 양식, 사랑은 영혼의 안식 쓰다 보니 계속 응원의 메시지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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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하는 사람이 아닌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 그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인성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이미 지속적인 성장이나 성공의 기존 개념을 회의하는 목소리가 많아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타인에게 비쳐 보일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고 ‘그래야 한다’는 관념에 얽매여 사는 것 같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상처받고, 상처 입은 자신을 돌보지도 못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간다. 이를 테면, 화가 난 사람들의 사회다.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시리즈와 『가슴뛰는 삶』 등의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꿈과 삶을 말해온 ‘이야기꾼’ 강헌구 교수는 이번 책에서 꿈을 담는 그릇으로써의 ‘인성’을 강조했다. 교수가 말하는 인성은 ‘사람다움’이다.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프롤로그에는 한 영국인과 남태평양 원주민의 달리기 시합 이야기가 나온다. 영국인은 최선을 다해 빨리 뛰었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뒤를 돌아보니 원주민은 바람을 느끼며 팔을 펼치고 춤을 추듯 사뿐히 뛰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온 원주민은 오히려 자신이 이겼다고 말한다.

 

“당신이 이겼다뇨? 천만에요, 내가 이겼어요. 내가 당신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달렸는 걸요?”(11쪽~12쪽)

 

당신은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는지. 빨리 뛰어 결승선에 먼저 들어온 사람? 풍광을 즐기며 가장 아름다운 몸짓을 하고 달린 사람? 이것이 강헌구 교수가 책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질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자기 자신과 깊이 있게 대화하길, 자신을 더 좋아할 수 있게 되길, 진짜 행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한 권의 책은 큰 응원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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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영혼의 산소

 

굉장한 응원의 글이에요. 응원을 말하려 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요. 지금을 사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게 응원이란 생각도 듭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응원을 하면 응원 받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기대를 어떻게든 충족시키려는 심리가 있죠. 독자들에게 아는 척 하고, 설명하거나 조언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독자를 응원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마음의 변화가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한 거예요. 제 경험을 되돌아 봐도 그래요. 책에 ‘나는 가능성입니다’라는 글이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이 나를 응원해주신 것이 오늘날 자신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고 있거든요.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건 진심 어린 위로와 격하다 싶을 정도의 응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특히 응원이 필요한 힘든 시기기도 하죠. 많이들 그렇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응원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아요. 인성이라는 건 타인을 받아들이고, 타인을 존중하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인데요. 타인을 존중하려면 나를 먼저 존중해야 해요. 내가 나를 존중해야 하는데 세상이 너무 어렵다보니 많이 상했어요. 내가 아무것도 아니면 타인도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먼저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일으켜야겠다 생각하다 보니 계속 응원의 메시지가 되더라고요.(웃음)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시리즈로 꾸준히 삶과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해왔어요. 무엇보다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딱 하나가 있다면 ‘꿈’이라고 생각해요. ‘간디학교’라고 있어요. 교가를 보면 ‘꿈꾸지 않는 건 사는 게 아니죠’라는 구절이 있는데 참 공감이 돼요. 꿈이야말로 존재 이유일 수 있거든요. 꿈은 영혼의 산소라고 말하고 싶어요. 육체는 산소를 들이마셔야 살 수 있잖아요. 영혼은 꿈을 마셔야 살 수 있거든요. 마실 수 있는 꿈이 없으면 영혼이 질식하겠죠? 아주 간절한 꿈, 꿈을 이루기 위한 나름의 결단이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이죠. 꿈이 잃어버리는 순간 그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린 거예요.

 

제목에서도 밝혔듯 인성을 아주 중요하게 이야기합니다. ‘인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인성이란 무엇이며, 어떤 인성이 필요한가요?

 

아무리 꿈이 있어도 꿈을 담는 그릇이 없으면 꿈이 소멸돼요. 그 소중한 꿈을 담는 그릇, 그게 인성이거든요. 사는 데 제일 소중한 게 꿈인데 그만큼 중요한 게 인성이라는 거죠. 정직, 용기, 책임, 참여, 소통, 배려, 협동, 효(孝), 예(禮), 충(忠), 이런 것이 인성이잖아요? 반듯한 그릇에 담기지 않은 꿈은 깨져요. 이루어져도 무산돼요. 불행해요. 인성이란 그릇이 없는 꿈? 그건 위험해요. 차라리 없는 게 나아요. 꿈을 가진 자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인성이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을 쓰게 됐죠.

 

사람다움, 그것이 인성이에요. 사람이기 때문에 마땅히, 당연히 갖춰야 할 생각습관, 태도습관, 행동습관, 이런 것들의 합을 인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자기를 대하는 생각, 태도, 행동습관은 자기 존중, 정직, 용기, 성실이고요. 그것을 책에서 ‘I have a Pride, I have a Color’ 라고 썼어요. 타인을 대하는 생각, 태도, 행동습관도 중요하죠. 배려, 소통이 그런 것이에요. 책에는 ‘I have a friend’라고 썼고요. 세상을 대하는 태도로 정의, 책임, 참여도 중요한데 책에는 ‘I have a global passport’이라고 했어요.

 

인성이라는 토양에 꿈이라는 열매가 담겨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네, 그렇죠. 인성이라는 토양이 없으면 결코 꽃 피울 수 없는 게 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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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생각하면 좋겠다

 

셀프토크 부분이 재미있어요. 독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했는데요. 이 장치로 독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가져갔으면 한 건가요?

 

책이라는 게 필자와 독자 간의 대화 아닙니까. 독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그런 장치를 해놓은 거예요. 나와 독자 사이에만 대화가 필요한 게 아니죠. 독자 자신과 독자 안에 있는 또 다른 독자의 자아, 외피적인 독자와 내면의 독자가 또 대화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져주려고 했어요. 그게 더 중요한 소통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어떤 특정한 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독자를 유도하는 게 아니고요. 천천히 생각하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냥 읽고 지나가버리는 게 아니라요.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가, ‘so, what?’,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 거죠. 그 방식은 벌써 15년 전 이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시리즈가 처음 나올 때부터 한 거예요.

 

실제로 독자도 그런 부분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리뷰도 보면 셀프토크가 있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고요. 반응이 많이 있어요.

 

혼자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저자가 곁에 앉아 안내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렇죠, 질문하고 응답하는 느낌이 오게 만들겠다는 의도였어요. 그래서 제목도 인성‘수업’이죠.(웃음)

 

그림도 커다란 위로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 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책이에요. 책을 준비하면서 염두에 뒀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직하게 말씀드려서 그림을 생각하면서 휴식, 힐링, 이런 것은 미처 생각 못했어요. 나중에 다른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림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글을 쓰다 보면 언어라는 게 한계가 있어요. 글재주가 탁월한 것도 아니어서 뭔가 표현하고 전하고 싶은 게 많은데 그걸 내가 갖고 있는 단어나 구절로 아무리 총동원해도 메시지가 100% 못 나타나는 거예요. 어떻게 보완하지, 음악소리를 나오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가 요즘 음악은 많이 듣지만 그림은 상대적으로 덜 보는 편이라 오히려 이쪽을 하면 설명이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 한 거예요. 그림이 옆에 있으면 자세히 안 읽어도 잘 넘어가고, 이미지 자체로 소통이 되잖아요. 그런 의도였고요. 이왕이면 명화로 보여주게 된 거고요. 한국화를 생각하지 못한 점은 좀 아쉬운데요. 다음 책을 한다면 그땐 한국화를 보여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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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의 지혜

 

우화나 위인전 같은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요. 그런데 간혹 실제 사례들도 보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어디서 만난 이야기인가요? 주변의 이야기를 포착해내려면 늘 열려있어야 할 것 같거든요.

 

연구도 하고요. 아주 적극적으로 채집도 하고 그래요. 독자에게 가장 잘 다가갈 수 있는 건 나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거거든요. 그게 제일 좋아요. 내가 왜 괴로웠으며, 왜 눈물이 났으며, 왜 이렇게 됐는지 필자의 경험을 가감 없이 진솔하게 전할 때 독자와 가장 말이 잘 통하잖아요. 그런데 필자의 경험이란 건 제한이 되어 있어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경험한 모든 것을 되새겨요.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사람들이 와글와글한 식당 한쪽 끝에 들어서도 저 끝에서 내 이름을 부르면 와글와글하는 소리는 안 들리고 내 이름을 부르는 그 소리는 들리잖아요. 또 단체사진을 찍으면 다른 사람은 안 보이고 나만 보이고요.(웃음) 그것과 마찬가지로 보이는 모든 게 그런 취재감인 거예요. 뭘 먹어도, 누굴 만나도, 뭘 구경해도, 길을 가도 그렇죠. 항상 열려 있으려고 해요. 사람의 뇌 속에는 RAS(망상활성계, reticular activating system)라는 게 있다고 해요. 관심 있는 것만 뇌 속으로 들여보내고, 관심 없는 건 걸러버리는 거예요. 저는 다른 얘기는 다 흘려버려요. 다른 얘기는 안 들리고 이야기와 관계된 이야기는 아주 잘 들어오죠. 그렇게 체화된 것 같아요.

 

관심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들이죠.

 

뉴스는 뉴스일 뿐이죠. 그걸 받아들이는 내가 더 중요해요. 그런 관점에서 만사를 받아들이니까 글 쓰는 데 유리한 거겠죠.

 

특히 어떤 이야기가 저자를 잡아당기는 걸까요?

 

인성에 관한 이야기죠. 저 사람은 어떤 인성, 어떤 품격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에요. 지나가는 얘기도 시각을 그쪽으로 돌리면 이야기가 되겠구나 하는 게 있어요. 저는 설교가도 아니고, 해설가도 아니고요. 설명을 잘하는 이론가도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이야기꾼이거든요. 저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국뿐 아니라 지구 전체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출판과 문화 이런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젊은’ 이야기들이고요.

 

젊은 사람들이 읽을 책이니까요. 10대, 20대 분들,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업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분들을 생각하며 썼어요. 세상을 살다 보면 이기는 사람도 있고 지는 사람도 있죠. 1등을 하는 사람도 있고 동메달 안에도 못 드는 사람도 있고요. 부자가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승자, 1등, 부자가 다 행복할까요? 중요한 건 ‘많다’가 아니고 ‘행복하다’ 아니겠습니까. 승자가 패자보다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을 겁니다. 승자는 됐지만 마음에 거리낌이 있다면 오히려 불행하고요. 부(富)가 지나치면 그 자체가 독약이 되고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지금 내가 1등이 못 되고, 승자가 못 되고, 부자가 못 된다고 해서 노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에요.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이것이 중요해요.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사실에 위로를 받고 가능성에 집중해서 가능성을 키우면 돼요. 그러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하게 되기를 바라요. 그것이 행복에 이르는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남보다 빨리 가고, 많이 모으고, 더 멋져 보이는 것보다 남보다 아름답게 가고, 내면에 충실한 게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 ‘어른’들은 승자가 되라, 부자가 되라, 이런 말을 했었죠. 그런데 말씀은 정반대의 이야기네요.

 

지갑 안에 만 원짜리 지폐가 있어요. 만 원을 이렇게 구겨 볼게요. 이것이 오천 원이 됐습니까? 여전히 만 원짜리 지폐잖아요. 비록 조금 구겨졌고 이물질이 묻었고 남루하게 종이가 헐었다고 해서 오천 원이나 삼천 원 된 건 아니거든요. 만 원 가치는 여전하잖아요. 구겨진 건 다시 펴면 돼요. 구겨진 자신의 모습, 뒤틀린 모습, 여기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그래도 나는 만 원이야’ 하는 거죠. 지금 이렇게 있는 것은 아직 나의 시간이 오지 않았을 뿐인 거예요. 저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구겨진 지폐의 지혜를 항상 생각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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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것이 꿈이로구나

 

책 뒤에 수록된 ‘참고자료’ 목록만 봐도 한동안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인데요. 특별히 꼭 읽었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요, 이 책만 다 읽기도 바쁜데 언제 다른 책을 읽으라고 하나요?(웃음) 그렇게 말하면 독자 분들이 부담스러울 것 같고요. 책도 읽지만 영화를 한 편 추천하고 싶어요. 지난 주에 <독수리 에디>라는 영화를 봤는데요. 너무 감동적이어서 많이 울었어요. 수건이 다 젖었어요. 다리가 아픈 아이가 치료를 받아 회복한 뒤 스키점프 선수가 돼서 올림픽에 나가죠. 91m를 점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저런 것이 꿈이로구나’ 생각했어요. 꿈을 담는 그 사람의 정직성, 성실, 목표의식을 봤어요. 저런 토양에 꿈을 심으니까 저런 꽃이 피는구나 하는 것을 볼 수 있었거든요. 책도 좋지만(웃음) 영화를 추천하고 싶고요. 그래도 또 책을 더 읽고 싶다고 한다면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1』『강헌구의 인성수업』 이 두 권을 추천하고 싶어요. 

 

“넌 아주 중요한 일을 하게 될 사람이야. 앞으로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자긍심을 잃지 말거라.” (중략)

 

이제 어느덧 나는 훌쩍 나이를 먹었고 가정에서는 아버지로서, 강의실에서는 교수로서 살고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웠던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날의 특별 수업이, “너에게서 가능성이 보인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살아오는 동안 나에게 큰 희망이 되어 주었습니다.(34쪽~35쪽)

 

앞서 책에도 언급한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과의 일화가 있죠. 그것 외에도 살면서 큰 응원이 되었던 말이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행복을 결정하는 네 명의 사람이 있다고 해요. 첫째는 부모, 둘째는 배우자, 셋째는 친구, 넷째는 스승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스승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결혼할 때 주례를 서주신 선생님이 지도교수님이었는데요. 경희대학교에 이원설 교수님이라고 계셨어요. 주례 말씀을 하시는데 그러시더라고요. “지금 신랑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 제자가 들어오는지 내 아들이 들어오는지 헛갈린다.” 고요. 지도교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참 응원이 됐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감격적이에요. 모든 가르침은 그 선생님께 배운 거예요. 제가 쓴 책들은 그분의 말씀을 적어뒀다가 풀어낸 것뿐이에요. 그런 분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큰 자신감이 생겼어요. 더 잘 살아야겠구나, 품격 있게 책임감 있게 살아야겠구나, 더 큰 희망을 품어야겠구나, 하는 모든 마음이 그 한 마디에서 생긴 거예요. 그런 응원의 한 마디는 참 중요할 것 같아요. 대안의 제시, 지혜의 제공보다 정말 이 시대에 더 필요한 것은 응원이라 생각합니다.

 

무척 애틋하신가봐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요.

 

주례 선생님도 재미있는 분이 많잖아요. 저도 주례를 많이 서곤 하는데요. 제가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거든요. 지금도 그 선생님은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고 그래요. 그 후에도 선생님이 쓰신 글 같은 걸 보면 이야기가 살아서 저한테 오는 걸 느꼈어요. 덕분에 저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됐고,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이나 강연, 미술작품이나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을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글쟁이가 된 거예요.

 

지금도 그 은사님과 인연이 계속 되고 있나요?

 

선생님은 돌아가셨어요. 은사님을 닮고 싶은데 닮는 게 어려워요. 그분은 정말 비교할 수가 없죠. 지금 제가 쓰는 책상이 선생님께서 생전에 쓰시던 책상이거든요. 그걸 물려받았는데요. 거기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선생님의 응원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저 혼자 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거죠. 선생님께 질문도 하고요. 선생님을 만났기 때문에 저는 어느 곳보다도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꿈이 산소라고 하셨는데요. 교수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강의하고 글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모티베이터, 동기부여가로 살고 싶어요. 저 같은 동기부여가 백 명을 양성해서 제가 죽고 나서도 그들이 계속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자원을 마련해 놓는 것이 꿈이에요. 언젠가 쓴 적이 있는데요. 꿈은 영혼의 산소고, 책은 영혼의 양식이고, 사랑은 영혼의 안식이에요. 이것들이 있어야 영혼이 살잖아요. 그걸 계속 해야죠. 멈출 수가 없죠.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응원 받은 분들도 꿈을 새로이 가질 수 있겠지만 그 자체로 교수님의 꿈이기도 하네요.

 

그렇죠,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살도록 하는 것, 그게 나의 꿈이에요. 그런데요. 꿈이 이루어진 그때 행복해지는 게 아니에요. 저도 작은 꿈을 한 번 이뤄본 적이 있는데요. 꿈이 이루어지면 구름을 타고 훨훨 나는 흐뭇한 느낌이 계속되는 것인 줄 알았더니 오히려 공허한 게 더 많더라고요. 왜 이렇게 공허한지 돌아봤거든요. 도달한 상태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동안에 내가 행복했던 거였더라고요. 꿈이란 것은 이루어진 때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꿈이 있는 지금, 행복한 거예요. 과정이 행복이에요. 그래서 꿈을 영혼의 산소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흔들리고 괴로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등하는 사람이 아닌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 그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인성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이걸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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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구의 인성수업 강헌구 저 | 한언
뛰어나거나 훌륭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세상은 우리를, 우리 아이들을 몰아세운다. 그리고 그 결과, 아이들은 무기력해졌고, 꿈을 잃었다. 점점 지쳐가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차마 건네지 못한 말을 전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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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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