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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대화’의 의미는 마주하고 말하는 것

『영재들의 비밀 습관 하브루타』 장성애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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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좀 하자”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궁당하기 위한 대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평소에 우리가 하는 대화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행동에 대한 지시적인 말들이 많습니다. ‘대화’의 의미는 마주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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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다. 어떤 분야든 논리와 창의를 겸비한 사람이 주목받는다. 하브루타는 질문과 이야기를 통해 토론하는 유대인식 교육법을 일컫는다. 사소한 것에도 의문을 품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창의력은 쑥쑥 자라난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으로써 다양한 문제에 대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저자 장성애는 상담심리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를 수료하고 마음샘교육심리연구소에서 심리상담, 학습컨설팅, 진로컨설팅, 부모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브루타를 만나 현재 하브루타교육협회 이사와 협회 전문강사, 경주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책을 내면서 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하브루타 코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질문의 종류에서부터 방식까지 꼼꼼하게 안내하는 방법을 저자에게 들어보았다.

 

 

하브루타 교육을 ‘묻고 이야기하는 공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처음 하브루타 교육을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떻게 아이들 교육에 적용할 생각을 하셨나요?

 

교육학을 전공하고 상담과 교육의 일선에 있으며 저는 대화와 그 기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다릅니다. 당위적인 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은 빠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대한 고민과 가정교육의 근본에 대한 탐구를 위해 자료를 찾던 중 전성수 교수가 쓴 하브루타 관련 책을 접하고 ‘어떻게’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바로 전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상담도 이야기이고 교육도 결국은 말로 해야 합니다. 저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법이 아이들 교육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고 말하는 교육, 질문하는 교육 하브루타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대화 좀 하자”라는 말이라고 첫머리에 적으셨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대화와 토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뭘까요?

 

책에 쓴 대로 “대화 좀 하자”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궁당하기 위한 대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두렵지요. 게다가 평소에 우리가 하는 대화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행동에 대한 지시적인 말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확인하고 시키는 말들이 많죠. 한마디로 말하면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두 간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화’의 의미는 마주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일이 아닌데 우리에겐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때만 하는 말이 되어버렸지요. 말과 이야기의 소중함에 대한 교육이 없었고, 정해진 것을 전달하고 전달받는 것에 익숙해진 탓도 있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가 쉽지 않은 사회적인 풍토 탓도 있습니다. 내 생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결국 남의 이야기, 남들의 지시만을 따라가야 하지요.

 

어떻게 질문하고 이야기를 끌어나갈지 막막해도 개념교육이 되어 있으면 쉬워진다고 하셨는데요, 순서와 단어의 개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개념교육은 반복되는 질문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정리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언제, 어떻게, 무엇부터 해야 할까에 대한 답이 개념정리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순서에 대한 개념은 ‘무엇이 우선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할 때에도 무엇이 가장 급한가? 가장 중요한가? 등에 대한 질문을 몇 개 해보면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그러면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왜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공부의 개념을 정의하면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개념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바, 나의 역할, 지금 나의 위치 등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것이므로 감정에 휘둘려서 상황을 곤란하게 하지 않게 합니다. 개념이 명확해지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지고 동시에 상대의 생각도 잘 들을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질문도 잘하게 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나의 말도 잘할 수가 있게 되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벌이의 경우 아침에 아이를 씻기고 유치원에 보내는 시간도 대화로 이유를 납득시키기보다 그냥 시키는 경우가 많죠. 질문과 이야기를 하기에 적절한 시간과 방법이 있을까요?

 

묻고 이야기하기는 특별한 시간이나 방법을 필요하다는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습니다. 매 순간 일상 속에서 관찰하고 듣고, 질문하고 이야기하며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유가 생깁니다.

 

묻고 이야기하기 교육을 받은 분들은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는 1분 정도에도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의 눈길을 관찰하며 질문과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교육은 특별하게 시도되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상황을 관찰하고 질문으로 반응을 해주는 것입니다. ‘네 생각은 뭐니?’와 같은 적절한 질문을 해 주는 것이지요.

 

가정 교육은 부모 중 어느 한 쪽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남편과 아내, 혹은 가정 전체가 할 수 있는 하브루타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가정교육은 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지요. 아버지의 역할, 어머니로서 역할이 있습니다. 딱히 구분되지 않고 때에 따라 서로 보조 역할을 해주어야 할 때도 있지요.

 

우선 한 분이 질문하는 교육을 배워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직접 실천하며 배우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알려주는 것입니다. 누가 먼저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함께 배우면 좋겠지요. 실천에선 위에 언급했듯이 일상에서 질문과 이야기로 풀어나가면 좋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잘 들어주고, 잘 관찰하고, 잘 질문하기를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잘하게 된다면 가정 전체가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림의 여유가 있고 질문으로써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데 당연히 변화가 있겠지요.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정해 가족 식탁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결국은 실전을 통한 연습입니다. 부단히 해보고 또 해봐야 합니다. 왕도가 없는 것이 물음과 이야기 교육입니다.

 

전통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아이가 전통놀이와 역사를 재미없어할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시작을 전통과 역사, 문화로 무겁게 풀어내면 아이는 ‘무엇인가 또 가르치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역사 공부하자’라고 하는 순간 이미 머리가 하얗게 될 수 있겠지요. 주변에서 보이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질문하면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법이 좋습니다.

 

전통은 오늘날에도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여전히 우리 삶에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 게임에도 임진왜란 등 역사적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데로 일상 속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쌀밥도 우리 고유의 문화이니까 그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떡에 관련한 이야기도 나올 테고, 명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겠지요. 아이들에게 명절의 의미, 어른들에게 명절의 의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르치기 위한 공부가 아닌 이야기 속 공부로 접근하면 어떨까요. 아버지의 어릴 적 이야기와 곁들인 전통놀이를 함께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존대와 반말,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 등 아이와 부모는 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등한 대화를 위한 방법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존댓말과 그와 관련된 호칭 문제까지 쉽게 말을 걸기 힘들게 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존댓말이 없는 언어를 가진 나라에서는 말을 걸기가 쉽습니다. 이런 요소에 대해서도 우리가 연구를 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평등이라는 것은 ‘생각의 존중’을 이야기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평등’이라고 본다면 존댓말은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등함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존중하면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게 되고, 존중받을 때 나의 이야기도 쉽게 할 수가 있겠지요. 연장자든, 어린아이들에게든 사람에 대한 예의는 말로서 가장 잘 표현이 된다고 봅니다. 예의가 있는 질문과 대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전달하는 것이 평등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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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장성애 저 | 매일경제신문사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는 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하브루타 코칭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질문의 종류에서부터 방식까지, 꼼꼼하게 안내하는 이 책은 아이와 소통하려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훌륭한 하브루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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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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