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소금 대신 붉은 김치, 언제부터 먹었을까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언급된 소금에 관한 기록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정리하자면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는 것. 저염식은 중요한 식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소금이 건강한 인체 내 생리 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물질임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건강한 식생활을 위하여 저염식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전반적으로 균형된 식습관임이 전제되어야 함을 명심하자.

salt-91539_960_720.jpg

 

신년을 맞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식단을 바꾸고자 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점이 짜게 먹지 않는 것, 즉 저염식단이다. 소금이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으로 여겨져 하물며 주전부리 과자에도 소금 함량이 많으면 뭔지 모를 ‘저급 식품’ 취급을 받는다. 소금은 이렇듯 언제부턴가 우리 부엌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말이다. ‘소금’은 말 그대로 금이 들어간 아주 귀한 식품으로 오랫동안 인류의 식탁을 사로잡아 왔던 물품이었다.

 

소금은 영어로 솔트(Solt)인데 어원은 라틴어의 salarium에서 유래되었다, 즉 군인들의 봉급이란 의미를 지녔다. 소금은 인류의 식생활에서 귀한 물품인 동시에 자체 재산의 가치로도 크게 인정받았던 물품이었다.

 

우리나라 역사만 보더라도 고구려가 동해안을 근거지로 둔 옥저를 정복한 배경에도 소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신라와 백제도 마찬가지로 소금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고려시대 들어서는 특히 국가적으로 소금을 귀하게 사용하였다. 여진족 등 북방 오랑캐의 침입이 잦았던 시절 고려 병사의 인질 요구조건으로 소금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소금의 생산 형태인 염전도 알고 보면 고려시대부터 개척되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에 와서는 양반가와 부호들이 소금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 부를 축적해 대지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 먹거리가 남아도는 최근에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성인병이 급증하면서 소금이 천대받고 있지만, 소금은 인체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물질이다. 체내 나트륨이 고갈된다면 정신불안 권태감 식욕부진 어지럼증 피로감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아무리 현대인의 식탁에서 소금이 기피되고 있어도 한국인에게는 일년에 한번은 이름값을 치른다. 요즘 같은 김장철이면 부지런한 주부들은 미리 질 좋은 소금 확보를 위해 발품을 판다. 소금이 전성기였던 과거 시절의 소금 이야기를 흑백영화 감상하듯 한번 살펴보자.

 

실제로 한국인의 밥상에서 소금과 김치의 인연은 깊다. 한국역사연구회가 펴낸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언급된 소금에 관한 기록을 보면 18세기 오랜 장마와 홍수로 인해 소금은 더 귀한 금값으로 치솟게 되었다. 그러자 조정에서는 백성들의 음식에 소금을 덜 사용하고 특히 김치를 오래 저장하는 수단으로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어온 고추를 김치 만드는데 대량 넣게 함으로써 오늘날 김치 형태의 김장 문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소금 산업과 관련하여 우리는 흔히 염전만을 떠올리는데 히말라야 산맥 부근 국가나 아프리카 사막 지역에서는 소금을 석탄같이 채굴하여 써왔다. ‘암염’이라고 하여 아주 오랜 옛날에는 이 지역들이 해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각변동으로 인해 육지나 산으로 변해서 소금이 일종의 크나큰 바위처럼 형성이 된 것이다.


이처럼 지구와 인류의 생존에 그 어떤 물질보다도 오래 사용된 소금이 근래 들어 마치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처럼 취급 받는 걸 보고 있자면 비록 건강음식을 연구하는 필자지만 씁쓸하다. 소금은 예나 지금이나 소금 그 자체였건만 귀하고 천한 가치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네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하는 라이프는 점점 멀어지고 대신 인스턴트 가공식품이 지천을 이루면서 여기에 첨가되는 소금이 하루아침에 나쁜 물질로 전락되고 만 것이다.

 

정리하자면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는 것. 저염식은 중요한 식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소금이 건강한 인체 내 생리 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물질임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건강한 식생활을 위하여 저염식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전반적으로 균형된 식습관임이 전제되어야 함을 명심하자.

 

 

 

img_book_bot.jpg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한국역사연구회 저 | 청년사
이 책에는 정확한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정통 역사학자들이 엮은 재미있는 조선시대 진짜배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선시대에 인구가 얼마쯤이었는지, 돈 한 냥으로 쌀을 얼마나 살 수 있었으며, 하루에 몇 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관리들이 몇 시쯤 출근해서 어떻게 근무했으며, 당시 여인네들에게도 유행하는 패션이 있었는지 등등 당대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통해 조선을 조망하고 있다. 조선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마치 '조선'을 담아 놓은 타임캡슐처럼 독자들을 조선에 가장 가까이 안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추천 기사]

- 음식은 문화요, 먹는 법은 문명이다
- 맥주를 부르는 계절 <대구피시&칩스>
- 이슬람과 유대인은 왜 돼지고기 섭취를 혐오할까
- 지구촌 소스 ‘마요네즈’의 국적은?
- 순수함이 필요해! 리코타 치즈 샐러드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
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2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

오늘의 책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과의 사투 끝에 삶으로 돌아온 작가 허지웅의 신작 에세이. 깊은 절망에서 나와 아직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이야기 한다.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안타까운 삶인지, 투병 이후 인생에 대해 확연히 달라진 그의 생각을 담았다.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위로.

포노 사피엔스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인가?

전작 『포노 사피엔스』로 새로운 인류에 대해 논했던 최재붕 교수가 더 심도 있는 내용으로 돌아왔다.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한 포노 사피엔스 문명,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메타인지, 회복탄력성, 팬덤 등 포노들의 기준을 이해하고 '생존에 유리한' 것을 택해야 한다.

마주한 슬픔의 끝에 희망이 맺힌다

안희연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길 위에 선 우리, 뜨거운 땀이 흐르고 숨은 거칠어져도 그 뒤에는 분명 반가운 바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의 시를 읽으면 믿게 된다. 힘겹게 오르는 언덕길에서 기꺼이 손을 맞잡을 친구가 될, 무거운 걸음 쉬어갈 그늘이 될 책이다.

만화로 보는 일제 강점기

현장 답사와 꼼꼼한 자료 수집을 거쳐 마침내 완간된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만화 『35년』. 세계사적 맥락에서 일제 강점기의 의미를 짚어보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든 영웅을 만난다. 항일투쟁의 역사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어두운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