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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

1993년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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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은 흑인들의 집단적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고 문학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미국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인 흑인문제를 다루는 그녀의 방식은, 백인 가해자를 고발하고 참상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흑인들의 주체적 관점을 되찾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녀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으로, 흑인 스스로 백인 중심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흑인 공동체의 결속을 통해 그들만의 개성적인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토니 모리슨(위키백과).jpg

출처_ 위키백과


1993년 미국 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흑인 문학에 집중시켰다. 타임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명'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 속에서 흑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이러한 소재를 정교한 문체와 서정적인 어구들로 아름답게 구현하여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정체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어 비난의 목소리를 담기보다는 미국 흑인들의 뼈아픈, 그리고 잊혀진 역사를 작품의 틀로 삼고 이를 복원하고자 한다. 한 곡의 재즈음악을 듣는 듯한 유창한 서술,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흑인들의 깊은 절망과 한숨에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1931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인 로레인에서 태어나 미국 북부에서 자랐지만, 유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남부적 전통을 지난 가계의 후손이다. 아버지는 백인을 증오하는 조선소 용접공이었고 어머니는 인종 차별과 그 역차별까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토니 모리슨은 인종 차별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의 다양하고 극심한 차별이 없어지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성장했다. 교육적이고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던 어린 모리슨은 인디언 태생의 발레리나 마리아 톨치프를 우상으로 여겼다. 1953년 흑인을 위해 설립된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코넬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토니 모리슨은 대학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를 연구했다. 시점 교차와 다중 화법, 현실과 비현실의 넘나듦, 전설과 이야기 등으로 특징되는 그녀의 작품 세계가 두 거장 소설가로부터 일정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같은 작품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양대 축인 ‘여성’과 ‘인종’이라는 강렬한 소재의 원천이 된다. 


코넬대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65년부터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텍사스 서던 대학교에 이어 하워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단편들을 발표했다. 백인 중심주의 문화와 그 이야기 방식에서 벗어나는 글쓰기를 한 모리슨은, 특유의 복합적인 내러티브와 다중 화자(혹은 다층 시점) 방식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기 위한 흑인 소설가의 강렬한 자의식을 획득했다. 


우울증과 고립에 대한 자신의 치료법을 기술한 데뷔작 『가장 푸른 눈』으로 주목 받았고 점차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1988년 출간한 『빌러비드』로 ‘퓰리처상’을 받았고, 이후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가장 푸른 눈』은 인종적인 증오심, 역사적 기억, 현란한 언어 구사에 이르기까지 토니 모리슨 작품의 특징을 이루는 요소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어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빌러비드』는 딸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살해한 한 여인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열적이고도 현란한 언어와 서정적인 감동의 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험에서 나온 진실과 비전을 섬세하게 교직 하는데 성공했다. 환상과 암시적인 시적 문체를 사용하고 신화를 풍부하게 짜 넣은 그녀의 작품은 힘이 있고 구성이 치밀하다.


또한 토니 모리슨은 작가이기 전에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직접 체험한 감성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쓰고자 했으며, 아들인 슬레이드 모리슨과 함께 동화책을 쓰며 꿈을 실현시켰다. 


저서로는 『가장 푸른 눈』, 『빌러비드』, 『술라』, 『재즈』, 『솔로몬의 노래』,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 『파라다이스』,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누가 승자일까요?』, 『타르 베이비』, 『자비』 등 다수가 있다.

 

 

토니 모리슨 작가의 대표작

 

가장 푸른 눈

토니 모리슨 저/신진범 역 | 들녘 | 원제 : The Bluest Eye 

토니 모리슨의 첫 작품으로,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편소설이다. 『가장 푸른 눈』에서 작가는 자신의 분신인 듯한 어린 흑인 소녀 클라우디아의 눈을 통해 다른 흑인 소녀가 겪은 사건을 전달한다. 주인공인 11살 흑인 소녀 피콜라 브리드러브는 백인 중심의 가치관이 판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불행이 외모에 기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피콜라는 당시의 문화 아이콘인 셜리 템플과 같은 파란 눈을 소망하면서, 파란 눈이 자신과 가족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매일 밤 파란 눈을 소망하며 기도를 올리는 피콜라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독자들은 어느 한 인종에 편향된 미적 기준이 다른 인종에게까지 똑같이 강요될 때 어떤 파국이 찾아올 것인지를 예감하게 된다. 그리고 피콜라의 문제가 어느 때, 어느 사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저/최인자 역 | 문학동네 | 원서 : Beloved 

1987년 출간 당시 '퓰리처상', '미국도서상,' '로버트 F. 케네디상' 등 미국소설에 주어지는 거의 모든 명예를 얻은 『빌러비드』는 20세기 미국문학의 정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에는 〈뉴욕 타임스〉에서 작가, 비평가, 편집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에 선정되었다. 토니 모리슨은 『빌러비드』에서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췄다. 노예라는 운명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딸을 죽인 흑인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흑인들의 참혹한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편, 박탈당한 모성애를 되찾은 도망노예의 과격하고 뒤틀린 사랑과 그로 인한 자기 파괴를 이야기한다. 제목인 '빌러비드'는 '사랑 받은 자'를 뜻하는 말로 주인공이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준 글자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 받지 못한 흑인 여성들을 애도하는 뜻이 담겨 있다.




파라다이스

토니 모리슨 저/김선형 역 | 들녘

'199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토니 모리슨이 발표한 첫 번째 소설. 미 언론이 극찬한 작품으로, 특유의 상상력과 우아한 문체를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그만큼 『파라다이스』에는 모리슨의 모든 역량이 어우러져 있다. 백인들의 박해를 피해 흑인들 스스로 건설한 마을 루비와 외곽에 있는 수녀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을 중심축으로, 흑인과 여성의 정체성에 관한 무게 있는 주제를 펼치고 있다. 소설의 전반을 지배하는 주제는 정체성과 개인성의 문제다. 이는 남자 대 여자, 기성세대 대 젊은 세대, 과거 대 현재라는 대립구조로 나타나 결코 화합할 수 없는 관계로 설정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피상적 현실에 불과할 뿐 『파라다이스』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점은 아니다. 작품 속에서 역사와 서사, 서사와 기억, 기억과 현실, 현실과 환상, 환상과 역사의 경계는 끝도 없이 허물어진다. 그 가운데 한 종족의 건국신화 같은 역사가 거대한 실체를 드러내면서 숱한 개인사가 생생하게 살아난다.



 

재즈

토니 모리슨 저/최인자 역 | 문학동네 | 원서 : Jazz

토니 모리슨의 작품 중 가장 도발적이고 획기적인 소설인 『재즈』는 출간 다음해인 1993년 모리슨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빌러비드』나 『자비』가 흑인 노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면 『재즈』는 노예제 폐지 후의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 대부분은 더 이상 노예가 아니었음에도 행복하지 못했다. 여전히 차별과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즈』의 주인공인 조와 바이올렛도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를 떠나 북부의 도시로 이주했다.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품었던 희망만큼 절망도 컸지만 그들은 슬퍼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재즈 음악을 즐겼다. 재즈는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흑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와 그들이 휩쓸리고 있는 삶의 새로운 모습들이 고스란히 녹아 든 음악이다. 작가는 재즈 음악을 통해 1920년대를 살아가는 흑인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술라

토니 모리슨 저/송은주 역 | 문학동네

1973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르며 호평을 이끌어낸 『술라』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단짝 친구인 술라와 넬의 삶과 사랑, 우정을 중심으로 192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오하이오 주 메달리언 보텀 흑인들의 삶이 그려져 있다. 토니 모리슨만의 유려한 시적 언어가 자아내는 리드미컬한 선율을 바탕으로 신화적 상상력 위에 세워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뉴욕 타임스>는 "엄청나게 아름답다. 대단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생생하다"라고 호평했고, <뉴욕 리뷰 오브 북스>는 "토니 모리슨은 그저 중요한 현대 소설가가 아니라 미국 문학의 권위자"라고 치켜세웠다. 자칫 술라와 넬의 이야기를 권선징악의 이분법적 알레고리로 읽기 십상이지만, 작가는 『술라』 속의 어떤 인물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선과 악, 자유와 방종, 윤리와 비윤리의 경계의 모호함에 대해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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