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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 그 사이의 새로운 예수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브로드웨이의 영원한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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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기반으로 하되 새로운 예수, 새로운 유다를 창조시킴으로써 내러티브를 종교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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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와 유다의 숨겨진 이야기

 

웅장한 무대 위 한 남자가 노래를 시작한다. 남자는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예수를 배반하고 그를 죽음으로 내몬 희대의 배반자 유다. 유다는 노래를 통해 예수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드러내다가도 다시 예수에 대한 애정과 동정심을 드러낸다. 이중적인 유다의 감성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애절한 감성으로 완벽하게 표현된다. 유다의 노래는 초반부터 관객의 집중력을 극대화 시켜 임팩트 있게 공연의 막을 연다. 노래가 끝나자 남자의 뒤로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사막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새하얀 옷을 입은 예수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시작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익히 알려진 대로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 소재로 선택했다. 따라서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를 담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 역시 예수와 유다 사이의 갈등, 유다의 배신, 예수의 행보 등 성경에 기반 하여 전개된다. 대사도 거의 없고, 오직 26개의 넘버로 이어지는 특성상 세세한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비기독교인들에겐 예수와 유다 사이의 갈등과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이 조금 무리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새로운 방향으로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종교적인 색채를 갖고 있지만, 그 점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않는다. 종교를 기반으로 하되 새로운 예수, 새로운 유다를 창조시킴으로써 내러티브를 종교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인간으로서의 예수와 신적인 존재로서의 예수의 두 모습을 보여주고 그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예수 그 자체를 과감하게 그려나간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등장하는 예수는 사람들을 구원하고, 신의 뜻에 따라 자신을 희생하는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신의 뜻에 의문을 품고 죽음 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적인 존재로서의 성격 역시 지니고 있다.

 

이처럼<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이전까지 그려졌던 수많은 작품들에 비해 좀 더 탈종교적인 관점에서 파격적으로 예수를 재해석한다. 극이 전개 될수록 예수는 단순히 종교적인 지도자라는 한정된 성격을 벗어나,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끝없이 갈망해온 위대하고 숭고한 존재 그 자체. 끝내 십자가에 못 박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예수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벅차오르는 감정을 자아내게 만든다.  

 


흥행불패 뮤지컬

 

브로드웨이의 거장 앤드루 로이스 웨버에 의해 탄생한<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스토리, 음악성, 연출 등 모든 면에서 파격적인 작품이다. 수 천년동안 신성화 되어온 예수의 옷을 한 꺼풀 벗겨내고 잔인하리만큼 세세하게 그의 진짜 모습을 캐내고자 한다. 지저스 크리이스트와 슈퍼스타를 함께 제목에 내세워, 예수를 ‘슈퍼스타’에 비유하는 시도 역시 충격적이다. 그만큼 이전에는 상상 할 수 없던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로 꽉 차 있는 작품이다. 초연 때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초연 이 후 4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웅장하고 사실적인 무대 연출, 파워풀하고 생생한 열정이 느껴지는 락 넘버 등을 통해 화려하고 거대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표본을 보여준다.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예수 역의 박은태는 중저음의 보이스부터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고음역대까지 완벽히 소화해낸다. 노래뿐 아니라 연기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 고뇌하는 예수, 십자가에 못 박혀 핍박받는 예수 등 극한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부분에서 그의 섬세한 연기력은 빛을 발한다. 예수가 느꼈을 고통과 고독, 아픔이 객석까지 절절하게 느껴진다. 유다 역의 한지상은 악과 선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유다의 모습을 섹시하고 도발적으로 표현한다. 파워풀하고 시원시원하게 퍼지는 그의 노래는 넓은 무대를 꽉 채울 만큼 압도적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극과 극의 평을 불러일으킬만한 작품이다. 물론 그게 호평이건 혹평이건 간에,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리라는 것은 틀림없다. 강렬하고 도발적인 문제작의 여운이 꽤 길게, 꽤 깊게 지속되기 때문이다. 9월 13일까지 샤롯데 시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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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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