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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곤, 더 버스커>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청춘 로드 뮤지컬 몽니 김신의, 브릭 허규가 보여주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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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단순히 귀로 듣고 즐기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곤더버스커_.jpg

 

스커(busker) 최곤입니다!

 

뮤지컬 <곤, 더 버스커>의 주인공 곤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직업을 버스커라고 소개한다. 사전에 정의 된 버스커의 뜻은 거리의 악사. 그리고 곤이 하는 일은 기타 하나를 메고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노래를 하는 것. 맞다, 그는 말 그대로 버스커다. 거리에서 음악을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버스커. 정해진 스케쥴도 없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지만 그는 자신의 직업을 부끄럽게 느끼지 않는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직업이 버스커라고 얘기한다. 언제 어디서나 필 충만, 자신감 충만한 이 남자.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를 하는 그의 모습은 약간의 허세기마저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힘을 가졌다.

 

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버스커 곤을 중심으로 다양한 버스커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창작뮤지컬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버스킹을 하던 중 일란성 쌍둥이이자 스트리트 드러머인 원석, 청각장애인 댄서 니나를 만나게 된 곤은 그들과 함께 ‘니나잘해’라는 그룹을 결성한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니나잘해’는 전국 버스킹 투어를 시작하지만,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된다.

 

곤이 버스킹을 하며 원석과 니나를 만나고, 전국 버스킹 투어를 하면서 그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이야기의 전반부는 물 흐르듯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실제 버스킹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듯 한 생생한 분위기와 감정이 객석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거리의 복잡함과 곤의 자유로움이 결합되어 내뿜는 신선한 에너지는 저절로 몸을 흔들게 하고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게 한다. 해운대 밤바다에서 버스킹을 하는 장면은 <곤, 더 버스커>에서 가장 감성적이 순간이다. 청각장애 댄서인 니나가 곤과 원석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 역시 뭉클한 감동을 전달한다.

 

곤더버스커_06.jpg

 

음악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

 

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배우가 연기와 노래 춤 뿐만 아니라 연주를 동시에 해야 하는 액터 뮤지션(Actor Musician) 뮤지컬이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배우들은 연기를 하다가도 기타를 연주하고, 베이스를 연주하고, 드럼을 친다. 버스킹을 소재로 내세운 뮤지컬에 걸맞게 배우들이 직접 연주 부분은 좀 더 생동감 있고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버스킹의 즉흥적인 느낌을 생생히 전달한다. 인디 밴드 몽니의 보컬인 김신의는 곤의 역할을 200%이상 소화해낸다. 시원시원한 고음으로 락 스피릿을 마구 뽐내다가도, 묵직한 저음으로 담담하게 진심을 전달해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음악은 단순히 귀로 듣고 즐기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우리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느끼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끼거나 가슴이 저려오는 슬픔을 느낀다. 음악은 사람이 가진 수많은 감정의 상자를 건드린다. 그감정이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음악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상자 속에 담겨 있던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후반부에서 힘들어하던 니나를 위해 곤은 노래를 불러주고, 조용히 곤을 바라보던 니나는 눈물을 흘리며 “너의 목소리가 들려” 라고 말한다. 가슴을 가리키며 구화를 하는 니나를 보면서 음악은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듣고 느끼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귀로는 들리지 않지만 곤의 진심이 담긴 목소리는 니나의 마음에 들어가 닫혀있던 감정의 상자를 열게 한 것이다. 진심이 담긴 음악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음악, 무대, 연기, 연주, 춤 모든 것이 좋았지만 스토리적인 부분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방송국 사람들과의 갈등을 주로 다루는 후반부는 전달력이 약하다. 코믹적인 요소를 방송국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입혀 그들의 존재가 가볍게 느껴진다. 뜬금없이 불쑥 불쑥 등장하는 노래 장면 또한 다소 어색하다. <곤, 더 버스커>의 유일한 갈등이라 할 수 있는 방송국 사람들과 ‘니나잘해’의 갈등구도는 맥없이 해결되는 느낌이다. <곤, 더 버스커>의 재공연을 바라는 1명의 관객으로서 스토리는 좀 더 보완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앞서 말한 바닷가신에서는 배우들이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한다. 무대 위에는 작은 조명만이 곤을 비추고 있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버스킹 관객으로 설정된 배우들은 하나 둘 휴대폰을 켜 빛을 만든다. 그리고 이어 배우들은 관객들에게도 손짓을 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던 공연을 바라보던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다 이내 핸드폰을 손에 든다. 어느 덧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사라지고, 반짝거리며 빛을 내는 핸드폰 조명은 마치 별이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새 공연장은 파도소리와 노랫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한 여름의 밤바다로 변해있다. 관객들 역시 그 순간에 푹 빠져든다. 바닷가 신은 <곤, 더 버스커>가 말하고자 하는 음악과 버스킹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이다.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뮤지션과 관객이 하나가 되는 그 황홀한 순간 그 자체. 진심이 담긴 음악을 들려주는 <곤, 더 버스커>가 다시 한 번 더 관객들을 찾아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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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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