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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로 유명한 Tove Lo, 정규 1집 데뷔!

토베 로(Tove Lo) < Queen Of The Clou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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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음악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남깁니다. 스웨덴의 신성, 토베 로입니다.

토베 로(Tove Lo) < Queen Of The Clouds >

 

스웨덴 하면 아바가 떠오르던 시절은 지났다. 행복한 팝 밴드의 이미지로 대표되던 스웨덴 음악은 이제 로빈(Robyn), 아이코나 팝(Icona Pop), 리케 리(Lykke Li) 등 팝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는 스타일리쉬한 장르가 되었다. 주류 차트 정상부에 연거푸 이름을 올려놓으며 반짝하고 사라질 유행이 아닌 것 또한 일찌감치 증명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오른 신인 토베 로의 성공을 단순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식으로 치부해선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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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메간 트레이너 등 현재 주류 싱글 차트를 지배하는 여성 솔로아티스트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별의 고통으로 비참하게 망가져 가는 과정을 그대로 담아낸 히트 싱글 「Habits (Stay high)」의 수위는 익히 생각하는 착한 수준이 아니다. '널 잊기 위해서 / 항상 취해있어'의 절절한 가사와 셀프캠 뮤직비디오에서 나타나는 방탕한 모습은 이별의 아픔을 말하는 뻔한 화법에서 탈피한, 독특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전략이다.

 

솔직하고 과감한 화법은 싱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섹스, 사랑, 그리고 아픔'이라는 큰 주제의 콘셉트 앨범 < Queen Of Clouds > 곳곳에서 토베 로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빛을 발한다. 순간순간 감정에 충실하며 도발적이면서도 강렬한 표현들은 듣는 이들의 상상을 자극하며 이름을 깊게 아로새긴다. 의미심장한 제목의 「Talking body」는 더욱 농밀한 표현의 유혹으로 가득하고, 연하남과의 사랑을 찬양하는 「Like em young」에선 비난하는 이들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그 중에서도 '내 말을 들어봐 / 난 약에 빠진 게 아냐 / 약에 빠진 게 아니라 / 사랑에 빠졌어'라 노래하는 「Not on drugs」는 아티스트의 성격을 대표하는, 가장 치명적인 트랙이다.

 

언어에의 집중은 탄탄한 음악적 바탕이 구축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한번 들으면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멜로디와 중독적 후렴은 최신 유행의 일렉트로 팝과 혼합되며 훌륭한 팝 앨범으로서의 기능을 100% 수행한다. 빠른 비트의 전개로 긴장감을 끌고 가다 절정을 터트리는 「Timebomb」, 클랩 리듬의 독특한 박자감으로 무장한 「My gun」 등의 실험적인 트랙에서도 친숙한 멜로디는 변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던 「Talking body」나 「Not on drugs」, 차트 성적이 증명하는 「Habits」의 중독성 강한 후렴은 두 번 말할 필요도 없다. 뚜렷한 차이로 구분될 정도의 독창성까지 연결되지는 못하지만, 콘셉트와 메시지를 갖춘 차트-프렌들리(Chart-Friendly) 앨범이라는 점에서 내실 있는 팝 앨범으로 손색이 없다.

 

비록 지나친 10대에의 의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빌보드 차트지만 이보다 대중의 인정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척도도 없다. 토베 로의 성공은 팝 스타의 길을 따랐으면서도 팝 스타 적이지 않은 화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가 있다. 내년에 들으면 미리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워질, 신선한 팝 스타의 훌륭한 음악 수혈이다.

 

 

 

글/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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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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