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아이들에게 낯선 충격을 주는 책”
262가지 한 글자로 인생을 읽는 에세이 『한글자』 펴내 부디 천천히, 그것보다 이것이 소중해요 사람여행을 많이 하면 따뜻한 광고를 만들 수 있다
『내 머리 사용법』, 『불법사전』으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정철이 신간 『한글자』를 펴냈다.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를 주제로 써내려 간 『한글자』는 영감을 찾는 독자들에게 필독서가 될 책이다.
카피라이터 정철은 “글은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남들보다 종이와 펜을 많이 쓰지만, 정작 세상을 관찰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에게 글은 곧 사람이고, 관찰은 곧 만남이다. 카피라이터 인생 30여 년. 1993년 첫 책 『이빨』을 펴냈고, 2009년 『내 머리 사용법』을 시작으로 매년 생각을 뒤집어보는 짧은 에세이를 쓰며 베스트셀러작가가 됐다. 본업은 카피라이터지만 작가, 강연가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광고쟁이로 살아남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느라, 수염을 깎지 않는다.
정철이 스스로 ‘가장 정철답다’고 말한 책 『한글자』를 읽기 위해서는 먼저 가이드라인을 봐야 한다.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5분 동안, 하루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씩만 토막 내서 읽는 게 가장 좋단다. 저자 정철은 “작가가 활자화하지 않고 행간에 넣어둔 이야기를 꺼내어 읽어 달라”고 독자에게 주문한다.
느림보가 될 수 있는 사람만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 『한글자』. 정철은 왜 한 글자 단어에 탐닉했을까? 소탈한 차림으로 스튜디오에 성큼 걸어와 호방한 웃음을 지은 카피라이터, 정철. 그는 “책에 대한 엄숙주의를 탈피하고 싶다”며, “현명한 삶이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이 아니라 오늘을 즐기는 삶”이라고 말했다. 『한글자』를 가장 선물하고 싶은 대상은 중고등학생이란다. 지식만 넣느라 굳어만 가는 학생들의 머릿속에 작은 충격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읽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42쪽)
(헛) 헛인사, 헛수고. 단체 문자 그만. 모두에게 하는 말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47쪽)
(하) 남을 잘 웃기는 사람 곁에 열이 모인다면 남의 말에 하하 잘 웃어 주는 사람 곁엔 스물이 모인다. 배려가 가면 사람이 온다. (89쪽)
(팁) 아이디어 팁 하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아이만 남기고 디어를 지우개로 지우세요. 아이 생각으로 돌아가세요. (198쪽)
(써) 글을 잘 쓰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216쪽)
느리게 읽으면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책
제목부터 튄다. 『한글자』라는 책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작년 여름 즈음인가. 출판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한 글자만 가지고 책을 만들면 상당히 독특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인생의 목적어』를 쓰고 있는 단계라서 이 책을 마무리하고 나서 쓰기 시작했는데, 쓰는 나부터도 재밌었던 책이다.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는데, 계획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내 머리 사용법』이 나온 지가 5년쯤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내 책을 내줄 출판사가 있을까? 팔릴까? 라는 고민도 적지 않았다. 다행히 출판사들이 손을 내밀어줬고, 내가 게으름만 피우지 않으면 1년에 한 권은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본질적으로 내가 쓰는 책은 짧은 에세이다. 작년에 쓴 자기계발서 『머리를 9하라』가 유일하게 다른 성격을 띈 책인데, 내가 아무래도 가장 잘하는 건 짧은 글쓰기니까. 『한글자』는 내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는 책으로 쓰고 싶었다.
『한글자』가 정철의 색을 가장 온전히 드러낸 책인가?
지금까지 낸 책들과 완전히 다르진 않지만 가장 정철다운 책이다. 짧고 군더더기가 없고, 역발상을 꺼내놓은 책.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언어유희인데, 그런 색깔들이 가장 잘 드러나있는 글들의 묶음이다. 『한글자』를 쓰면서 책 자체를 묶는 형태도 달랐으면 했다. 정작 한 글자 단어는 책 끄트머리에 작게 표기해서 독자들이 글을 읽으며 자기만의 단어를 상상하길 바랐다.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글을 풀어낸 과정이 궁금하다. 단어를 먼저 택한 후, 글을 썼는지.
한 글자만 가지고 생각을 쭉 찾아가다 보니, 400개 이상의 단어가 모였다. 책에 실린 단어가 총 262개인데, 중간에 탈락된 것도 많다. 300개 이상의 단어에 대해 정리했는데,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을 일차적으로 뺐고, 추린 단어들을 가지고 편집자와 상의를 했다. 종합적으로 40, 50개 정도가 탈락한 것 같다.
카피라이팅의 생명은 축약 아닌가? 글을 쓸 때 수정을 많이 하는 편인가.
굉장히 많이 한다. 벽이면 벽, 물이면 물. 하나를 가지고 수십 번 반복해서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모든 글이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책이 최종적으로 인쇄되기 전까지 수백 번을 읽었다. 책을 쓸 때, 그때그때 메모한 글로 엮는 경우도 있지만 『한글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큰 틀의 설계도가 있었다. 설계도를 갖고 바닥공사 천장공사를 해나갔는데, 압박이 될 수도 제한이 될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이것만 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씩 쓰다 보면 고지가 보이는 순간이 있으니까. 아주 근거 없는 자신감이지만, ‘이건 나밖에 못 쓸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썼다.
독자들에게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5분 동안 읽어 달라’고 주문했다. 사실 『한글자』는 속독해버리면 소용 없는 책일 수도 있다. 여러 번 읽어야 나만의 특별한 의미를 얻게 될 것 같다.
예전에 쓴 『내 머리 사용법』, 『불법사전』이 꽤 반응이 좋았는데, 어떤 분이 이런 리뷰를 하신 적이 있다. “한 시간 만에 금방 다 읽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고. 읽는 순간에는 재밌게 읽고 공감했는데, 가슴에 남는 건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내 모든 책이 그렇듯 줄거리보다는 표현 방식에 의미를 둔다. 그렇기 때문에 글 하나를 읽더라도 좀 여유롭게 생각을 해보고, 여백에 메모도 하고, ‘나는 반대로 이렇게 생각하는데?’라고 의심도 해보면. 책을 다르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느리게 읽으면 좀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책이라, 억지로(?) 천천히 읽으라고 강조를 했다(웃음).
책을 내면서 작가도 성장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정철의 글은 5년 전과 비교하면 어떻게 달라졌나?
글이 달라졌다기보다 내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과거에는 좀 더 많이 막 저질렀다면, 이제는 내가 책에 쓴 말도 있으니까 그 말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살라고 말해놓고, 내가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일 아닌가. 사람에 대한 생각, 삶에 대한 생각도 5년이라는 텀을 두고 보면 조금 부드러워졌다고 할까. 날카롭고 강했던 부분이 약간은 무뎌진 것 같다. 날카로움을 잃었다기보다는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유연해진 것 같다.
사람, 세상 문제도 카피라이터가 쓰면 다르지 않을까
언제나 ‘소통’을 강조한다.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독자들과도 가깝게 소통하는 저자들 중 한 명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이제는 지쳐서 못하겠다(웃음). 블로그만 했을 때는 가능했는데, 페이스북을 시작하다 보니 힘이 부친다. 페이스북을 시작한 건, 아무래도 즉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는데 솔직히 매일 글을 업데이트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MB정부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정치권에서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는다. 소통을 안 한다고 지적하면서 내가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열심히 꼬박꼬박 답변을 달았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결론은 아직 못 내렸다.
2012년 『나는 개새끼입니다』를 펴냈을 당시, 강의가 취소되고 광고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진 않았나?
2012년은 정말 중요한 해였다. 『나는 개새끼입니다』를 내기까지는 여러 가지 우려가 많았다. 끝까지 낼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는데, 딱 한 권만 내자고 결심했다. 내가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그건 2012년이 맞다고 생각했다. 젊은 독자들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좀 깊이 생각해보고 투표장에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1년간 문재인 의원의 카피라이터를 하면서 일종의 외도를 했는데, 카피라이터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어느 정도 각오한 일이라 크게 힘들었다는 생각은 안 한다. 지금은 그런 것들과 관계 없이 강연이 많이 들어온다.
정치 카피는 어떻게 다른가?
정치 카피를 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정치도 사람 광고니까. 술, 담배 광고와 다르지 않다. 특별히 정치 카피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경우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이 되고 나서부터 정치 카피를 쓰기 시작했는데, 사실 정치광고는 다른 광고에 비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큰 광고대행사에서는 정치 카피를 하지 않는다. 보좌관 출신으로 정치 카피라이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은데 부담스러운 면이 적지 않으니 이해도 간다. 나야 일찌감치 부담을 떨쳐버린 경우고,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카피라이터의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직업으로서의 수명도 짧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 수명(壽命)도 짧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특히 그렇다. 40대가 넘어가면 일이 줄어든다. 대행사에 있어도 카피를 쓰지 않는 직책으로 물러나게 된다. 내가 프리랜서로 독립한 건, 카피라이터의 수명을 딱 1년만 늘이자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누군가가 1년을 늘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1년을 늘리면, 60대까지도 카피를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카피라이터가 프리랜서로 독립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돈을 더 벌기 위해. 두 번째는 카피를 못 쓰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카피를 못 쓰면 카피가 마려워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원로 카피라이터로 대접을 받다 보니 경쟁PT를 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레 밀려나게 되더라. 프리랜서로 독립한 후, 50세가 넘어간 지금. 광고 일은 많이 줄은 게 사실이다. ‘절반은 카피라이터, 절반은 작가’로 생활하고 있는데, 시간적인 면에서 보면 무게 중심이 후자로 많이 옮겨간 상태다.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항상 하는 말 중 하나가 ‘관찰을 열심히 할 것’, ‘연애를 하라’는 이야기다. 광고 책을 여러 권 읽는 것보다 현장 체험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광고 관련, 글쓰기 책을 많이 읽는 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몸으로 느끼면 1,2년만에 알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문장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 글을 가지고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문장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 광고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말로 공감을 얻어내고 설득해서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카피라이터다. 결국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
100명의 사람을 만나면 100명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 사람을 자꾸 만나서 그 사람들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는 게 중요하다. 여행하듯, 사람여행을 많이 하면 따뜻한 캠페인 광고를 만들 수 있다. 책상 앞에 앉아서 공식을 외우는 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진하게 연애도 해보고 실연도 당해보고, 감정의 농도의 편차를 많이 느껴본 사람이 공감 가는 말을 많이 걸 수 있다.
관찰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해져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좋은 방법이 관찰이다. 사물을 그냥 쓱 보지 말고, 이 사물이 나에게 뭔가를 줄 때까지 끝까지 관찰해야 한다. 나는 『한글자』를 쓰면서 400개 단어를 벽에 붙여놓고, 끝없이 단어를 관찰하고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냈다. 이런 관찰을 경험해보는 게 좋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 우연한 기회에 ‘카피라이터 공모’ 포스터를 보고 광고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한 길을 걷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광고를 선택한 일인가?
일반기업을 가지 않고 광고쟁이가 된 일, 독립해서 프리랜서가 된 것도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지금 정철이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사람답게, 사람냄새가 나게 산다고 치면 그 계기가 된 건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내가 살고 있던 광고 세계는 정말 누군가가 죽어야 사는 게임이었다. 정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신 없이 살다가,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만나고부터다. 조금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왜 내가 카피만 쓰지? 다른 걸 쓸 수도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 문제, 세상 문제도 카피라이터가 쓰면 다르지 않을까? 누가 반 농담 식으로 ‘국민이 광고주인 카피라이터’라고 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의 방향이 달라진 것. 이 변화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짓인 것 같다.
『한글자』를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요즘 우리나라 학생들은 책 자체를 읽을 시간이 없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성적에 도움이 되는 책만 읽고 있으니까. 지식을 쌓아가는 게 아니라 머리를 굳게 만들고 있다. 중고등학생 나이는 인생 중에 가장 머리가 활발하게 돌아가는 때다. 이런 걸 누르고 있는 게 제도권의 공부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정신 없이 사회생활에만 파묻히게 된다. 공부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더라도, 가끔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몇 페이지만 읽어도 상관없다. 아이들에게는 낯선 충격을 주는 책이 필요한데, 『한글자』가 그런 책이면 좋겠다. 중고등학생들 외에도 생각을 깊게 안 하고 행동이 먼저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니, 그런 면에서는 이 책이 국민도서가 되면 좋지 않을까? (웃음)
카피라이터 정철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단어는 무엇인가?
‘재미’라는 단어가 소중하다. 한 글자로 표현한다면 ‘큭’이 될 수도 있는데, 『한글자』를 쓰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뭐랄까. 우리나라 책들은 너무 근엄하다. 진중하게 책을 읽어야 할 때도 있지만 안 그래도 될 책도 많다. 엄숙주의가 독서 인구를 줄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글자』 같은 책은 의미를 담으려고도 노력했지만 재미있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책이기도 하다. 좀 노는 글, 튀는 글? 독자들에게 그렇게 다가갔으면 한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것’이라는 한 글자에 대해 “그것보다 이것이 소중하다”, ‘곳’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그곳보다 이곳이 소중하다”고 썼는데,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 행복한 걸 선택하고 즐기는 게 현명한 삶을 사는 방법이다.
짧은 글이 아닌 긴 글, 또는 문학에 도전해볼 생각은 없나?
나에게 맞는 글은 ‘카피’였고, 그걸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한다. 소설은 조정래 선생님 같은 분이 쓰는 게 맞는 것 같다(웃음).
염두에 둔 후속작이 궁금하다.
오랜 숙원인데 카피라이팅에 대해 쓰려고 한다. 카피라이터를 30년 이상 했으니까 내 나름대로의 인생을 정리하는 책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한글자 정철 저 | 허밍버드
언제나 ‘사람’을 먼저 이야기해 온 베테랑 카피라이터 정철이 사람 사는 세상, 우리네 인생을 오로지 1음절 글자들에 비추어 읽고 또 썼다. 삶이 그러하듯, 인생을 담고 있는 글자들도 꼭 진지하거나 멋지지만은 않다. ‘똥’, ‘헉’, ‘꽝’ 같은 예상외의 글자도 있고, ‘A’, ‘B’, ‘C’ 등 알파벳부터 ‘1’, ‘2’, ‘3’과 같은 숫자들도 포함한다. 유쾌 통쾌한 역발상과 언어유희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그에게 세상은 우리가 보는 모습과 또 달라 글 한 편, 한 편이 모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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