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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 빅뱅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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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YG의 새 보이그룹, 위너가 데뷔했습니다. 음원차트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음악, < 2014 S/S >입니다.

위너 < 2014 S/S >

 

위너

 

빅뱅을 잇는 YG의 보이그룹이 되기 위한 기다림. 위너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빅뱅 이후 8년 만에 배출한 5인조 팀이다. 오디션 < 슈퍼스타K2 >와 < K팝스타 >에 참여했던 강승윤과 이승훈은 다른 소속사에서 데뷔했지만 개인의 의사에 따라 YG에서 연습 생활을 선택했고, 이후 엠넷의 < WIN >에서 또 다시 생존 경쟁에 참여했다. 데뷔가 확정됐지만 이들은 빅뱅의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아야 하는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과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충족되어야 했다. 이것을 위해 첫 앨범부터 트랙리스트 대부분에 멤버들의 이름을 올려 프로듀싱 능력을 부각했다.

 



최근 YG의 음악은 채도 낮추기 전략을 따른다. 내려놓음을 성숙함과 성찰로 활용하는 방법은 대중적으로 유효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기에 위너도 댄스곡과 블랙뮤직보다는 20대를 겨냥하는 어덜트 컨뎀포러리를 선택했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낸 타이틀곡 「공허해」는 명징한 어쿠스틱 기타로 양감을 만들고 보컬에 풍성한 공간감을 넣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도입부와 치고 나가는 담담한 가창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약점을 극복한다. 뿐만 아니라 타이틀곡을 2개로 정한 의도는 음악을 통한 차별을 지향하지만 또 다른 타이틀곡 「컬러링」 역시 애절한 노랫말과 선율에 밀착해 있어 두 트랙은 다양한 사운드를 구현하지 못한다. 단출한 멜로디와 감수성으로 침투력을 높였지만 빅뱅의 「BLUE」, 투애니원의 「Lonely」, 「그리워해요」에서 사용된 이 제조 방식은 김빠진 느낌이다.

위너

 

힙합보다 일렉트로닉, 록, 시부야케이를 주요 장르로 택하고, 멤버가 직접 노래를 만드는 등 외형에서부터 빅뱅을 지향지만 타이틀곡을 제외한 나머지 수록곡의 방향은 흐릿해 에너지 소진이 빠르다. 평범한 댄스 그룹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자극적이지 않고 서정적인 음악을 내세웠지만 지드래곤이나 탑처럼 귀를 사로잡는 핵심 멤버의 부재는 아직도 곡의 중심이 여물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로 드러난다. 씨엘의 「멘붕」과 디제이 스네이트 & 릴 존의 「Turn down for what」이 오버랩 되는 솔로곡 「걔 세」에서 존재감을 알리는 래퍼 송민호와 탁한 음색으로 관심을 끄는 강승윤 정도가 음반의 흐름을 간신히 끌어올린다.

 

YG는 재능 넘치는 뮤지션들이 많은 탄탄한 인프라를 자랑하지만 제작 앨범이 늘어나면서 다양성의 한계에 부딪쳤다. 소속 가수들의 활동 대부분이 힙합보다는 상업성을 띄고 있어 블랙뮤직 레이블보다는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음악 역시 빌보드 트렌드를 섞어내고 있다. YG의 연습생인 비아이와 바비가 「공허해」의 작사, 작곡을 담당하고 < 쇼미더머니 >에서 활약하며 차기 보이그룹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비즈니스적인 전략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위너의 앨범도 순간의 흥행을 견인할 수 있는 팝음악으로 채워졌다고 생각하면 관대함이 넓어진다. 모델을 연상하게 하는 시각적인 연출과 뉴욕에서 했던 패션 프로모션은 음악의 지향점보다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신보의 제목이 패션 시즌을 가리키는 < 2014 S/S >라는 점도 그 심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탄생한 애매모호한 음악적 결과물은 오랜 기다림을 공허하게 만든다.

 

글/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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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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