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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그녀의 음악은 이제 시작

화려한 화장을 지우고 반짝이는 의상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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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의 예은이 솔로로 데뷔했습니다. 그룹 활동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흥미롭습니다. 인기와 이미지 보다 자신을 향한 음악을 선택했다는 이번 앨범, 완성도도 탄탄합니다. 핫펠트의 < Me? >입니다.

핫펠트(예은) <Me?>

 

예은

 

새로운 이름으로 나타난 그는 원더걸스의 화려한 화장을 지우고 반짝이는 의상을 벗었다. 대신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강렬한 눈빛으로 대중을 응시한다. 사실 걸그룹 멤버의 독립은 팀과 연장해서 자신을 어필하거나 섹시를 내세워 자신의 성숙을 증명하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지나 인기 보다는 '자신'을 향한 음악을 내놓았다.

 

앨범 타이틀부터 이 음악들은 자신의 힘으로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로 부를 것임을 선포한다. 실제로도 박진영과의 몇 번의 대전(?!)을 거치고 결국 자신의 뜻 그대로, 자신이 주체인 음악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기획사와의 치열한 전투는 원더걸스 아니 타의에 의해 노래하는 아이돌과의 결별을 이뤄냈다. 물론 그의 앨범은 박진영의 걱정대로 인기가 높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앨범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것과 만든 이의 자의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와 아이돌의 - 식상하지만 분명한 - 구별 점은 바로 이것이 아니었던가.



 

신보에 담긴 7개의 곡은 각자 싱글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두 다른 장르와 구조로 만들어졌다. 전반적으로 멜로디가 선명하고 구성도 다채로우며 편곡까지 섬세하게 다듬어져 어느 하나 튀거나 걸림이 없이 완성도가 높다. 첫트랙 「Iron girl」은 자신에 대한 편견과 이를 되받아치는 당당한 포부이며 트립합으로 무장한 「Truth」는 이 앨범의 주인공을 다시 한 번 확인 하게 만든다.

예은

 

「Ain`t Nobody」에서 「Nobody」의 반복은 원더걸스에 대한 오마쥬처럼 반갑고 둔탁하고 느린 덥스텝은 통속적인 러브송과는 선을 긋는다. 「Bond」는 007메인테마를 변형해 빈지노와의 절묘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시종일관 어둡던 흐름 속에서 「Wherever Together」은 화사하고 건강한 전환점이다. EDM의 안정된 구현은 핫펠트의 색이 한정적이지 않다는 가능성을 던진다. 「Peter Pan」과 「다운」은 어쿠스틱 음악들까지 안정되게 넘나들며 넓은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때로는 개성 있고 명도가 낮은 여성 아티스트, 이를테면 시아(Sia),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뱅크스(Banks)등과 분위기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비교대상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은 그의 변신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성공적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핫펠트의 음악이 누군가의 '흉내'나 '차용'이 아니라 자신의 속에서 끄집어내 빚어진 '진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런 노력을 JYP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내놓은 점, 이슈나 마케팅이 아니라 음악을 정면으로 돌파한 점은 고무할만하다.

 

“누군가는 말했지 넌 평범할 뿐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지 넌 이제 끝났다고. 끝났다구? 누가 그래 이건 끝내주는 음악” 「Iron Girl」 중에서'

 

글/ 김반야(10_b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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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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