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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5월 넷째 주 언론에 소개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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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저자가 19세기를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에 자신의 청춘을 대입해보고, 외부의 평가에 휘둘렸던, 치열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책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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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서재

장대익 저| 바다출판사

진화하는 지식의 최전선에 서다

인문학의 틀에서 벗어나 과학적 탐구까지 포괄한 새로운 ‘인간학’을 제안하는 진화학자 서울대학교 장대익 교수의 신작. ‘우리 시대의 과학 고전’을 소개하는 과학 서평집인 이 책은, 인간과 세계, 자연과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고 그 원리를 파악하고자 했던 위대한 과학 고전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찰스 다윈부터 에르빈 슈뢰딩거, 에드워드 윌슨, 칼 세이건, 리처드 도킨스, 장회익, 말콤 글래드웰, 제러미 리프킨까지 46인이 쓴 56권의 책을 다룬다. 이 책들은 과학에 대한 지식을 선사할 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과학적 통찰’까지 선사한다. 이처럼 정통 과학서를 과학자의 시각에서 분석한 안내서지만, 독특한 글쓰기 방식은 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 책의 1부는 “만약 다윈이 지금 살아 있다면, 과연 그의 책장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최고의 업적을 이룬 과학자들이 총출동하여 대담한다. 또한 2부에서는 장대익 교수가 주인공으로 나와 다섯 가지 주제에 맞춰 총 17회의 북토크 강연을 펼친다.

 

THE FIX 승부조작의 진실

데클란 힐 저/이원채 역|다람

조작된 승부와 베팅의 세계, 그리고 월드컵의 불편한 진실

스포츠 팬들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땀방울에 감동하고, 그들의 승리에 함께 노래하며, 패배에 함께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러나 스포츠 팬들이 가슴 졸이며 응원했던 수많은 경기가 조작된 것이라면?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승부조작이 세계 곳곳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라크와 코소보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 분쟁 지역을 취재해온 종군 기자이자 탐사보도 전문가인 저자는, 스포츠 승부조작에 대한 연구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수년간 아시아의 작은 리그에서부터 유럽 리그 및 월드컵까지 조사하며, 범죄조직과 승부 조작꾼들 그리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했다. 그 조사과정과 결과를 담은 이 책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바꾸어가도록 노력할 것을 전한다.

 

반 고흐 인생 수업

이동섭 저| 아트북스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저자가 19세기를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에 자신의 청춘을 대입해보고, 외부의 평가에 휘둘렸던, 치열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책이다. 그는 늦은 나이에 자신의 나아갈 길을 깨닫고 죽기 직전까지 그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던졌던 열정적인 반 고흐의 삶에서 위로와 격려, 때로는 질타의 목소리를 듣는다. 반 고흐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냈던 방대한 양의 편지는, 그의 인생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저자는 반 고흐가 성인이 된 이후의 인생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의 태도에서 가르침을 얻는다. 연애, 결혼, 아버지와의 관계, 우정, 경제적,정신적 자립, 콤플렉스 등 19세기 유럽에 살던 반 고흐를 괴롭혔던 문제들과 그가 그런 문제들에 대처했던 방식들은 비단 저자뿐만이 아니라 21세기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반 고흐는 시공간을 초월해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조용히 질문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방향타 역할을 해준다.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천양희 저|문예중앙

천양희 시인이 길어 올린 더 깊고 더 단단한 삶을 위한 문장들

진실한 언어가 가지는 묵직한 울림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의 산문집. 천양희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직소포에 들다」, 「마음의 수수밭」 등 젊은 날의 상처와 고통, 세상과의 불화를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진솔한 시어들로 담아내 잔잔한 감동을 전해온 한국의 대표 여류시인이다. 올해로 시인이 된 지 49년, 혼자 산 지 39년째가 되는 천양희 시인은 오랫동안 혹독한 고독과 맞서며 눈물로 단련한 시어를 획득하고, 사람과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갖게 되기까지의 상처와 눈물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냈다. 1부 ‘나는 너무 오래 눈물을 썼다’는 세상과 불화하는 젊은 날 상처와 아련한 과거의 기록이며, 2부와 3부는 삶에 지친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한마디가 담겨 있다. 또, 4부에는 시에 대한 짧은 단상들을 엮었다. 오랜 시간 다듬은 연륜의 언어와 체득한 삶의 지혜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동아일보》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진오 저 |리더스북

달리기하는 철인 스님, 1킬로미터 100원의 기적

법당 대신 길 위를, 목탁 대신 운동화를 택하고 달리는 스님이 있다. 구미 대둔사의 주지로 있는 진오스님은 지난한 고통 속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반복해가며 고행에 다름없는 달리기를 한다. 그는 달리면서 1킬로미터당 100원 또는 200원의 후원금을 받고, 이 후원금을 모아 이주민노동자들, 이주민여성들, 통일(탈북)아이들의 쉼터와 먹거리를 만드는 데 쓴다. 그러나 단지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만 달리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달리는 것은 일종의 화두이며 수행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차별 받는 베트남 청년과의 만남을 계기로 사회의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불이익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들의 처지를 알게 되었으며, 그 인연이 그에게 달려야만 하는 이유이자 화두가 되었다. 그리고 극한의 고통을 반복하며 달리는 것을 수행의 방법으로 택했다. 지난 12년간 그가 밟아온 수행의 기록과 그를 달리게 했던 이들과의 만남이 담긴 이 책은, 부처의 가르침은 비단 종교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를 향한 것임을 전한다.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제바스티안 하프너 저/안인희 역|돌베개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히틀러 관련 책

독일을 대표하는 역사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대표작으로, 히틀러를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그에 의하면 히틀러의 56년 생애를 설명하는 단 한마디는 ‘결핍’이다. 흔히 히틀러의 삶을 얘기할 때, 실업학교를 그만두고 연금생활자로 살았던 생애 전반기와, 서른 살 가을 극우파 정당에 가입해 주도권을 쥐면서 반전을 맞이하는 생애 후반기로 나눠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많은 연구자들은 이 두 시기 사이의 간극에 주목했다. 그런데 하프너는 히틀러의 삶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비상한 집중도를 보이는 ‘정치적 삶’과 믿기지 않을 만큼 앙상한 ‘개인적 삶’ 그 둘 사이를 길게 가르는 종단면이라고 말한다. 그는 히틀러의 개인적 삶이 늘 너무 빈약하고 위축되어 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큰 결핍을 지닌 히틀러가 거대한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인을 분석하고, 그가 안고 있었던 터무니없는 오류를 밝힌다. 히틀러를 새롭게 검토하게 만드는 이 책은, 무지에서 비롯된 그릇된 열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도대체 학교가 뭐길래!

이상석 저/ 박재동 그림 |양철북

이상석 선생과 아이들의 공고 생활기

2000년대 중반에 부산 경남공고에서 재직했던 이상석 교사가 당시에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25년 여 전에 교육 활동과 교단 일기를 엮어 펴낸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를 출간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경남공고 아이들과 살았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1부(야들아, 뭐 하노?)는 저자와 학생들의 1년 생활을 시간 순으로 재배치한 글들이고, 2부(가난이 너희를 키웠구나)는 가정방문 이야기고, 3부(내가 만난 아이들)은 이상석 선생이 만난 아이들 이야기, 4부(삶을 가꾸는 글쓰기)는 아이들과 함께 한 글쓰기 이야기이다. 50대 중후반이 된 그는 변한 세상과 이아들, 흐르는 세월 앞에서 조금은 힘이 부쳐 보인다. 하지만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개학맞이 목욕을 하고, 교장의 눈치 따윈 아랑곳없이 가정방문을 다니며, 아이들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한다. ‘저기 산이 있어 오르듯이’ 그에게는 함께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50대 평교사의 가슴 뜨거운 고백에 박재동 만화가의 그림이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달로 가는 제멋대로 펜

문훈 저|스윙밴드

시베리아 샤먼 요정의 펜과 함께 달로 가는 초대장

달팽이 모양 주택, 뿔과 꼬리를 단 펜션, 그물스타킹을 뒤집어쓴 빌딩, 로봇이나 우주선을 닮은 건물까지, 통념을 뛰어넘는 파격의 디자인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건축계의 괴짜, 문훈이 설계한 건축물은 대부분 평범함이나 정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그물망 사이로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언제나 세상 사람들의 잣대나 정의 사이로 비껴나간다. 넘치는 상상력의 소유자인 그는 네 살 꼬마 때부터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그는 거의 매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그림으로 그려왔다. 그림은 그가 꾸는 꿈과 무한대의 상상을 현실에 붙잡아두는 미약한 수단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이 책은 그가 지금까지 그린 수만 장의 그림들 가운데 120점을 추려내 새롭게 글을 붙인 것이다. 그림들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여러 의미가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이 모두가 작가의 기억과 상상, 현실과 환영이 뒤섞인 꿈속 이야기가 된다.


《한겨레》

 



열세 살 여공의 삶

신순애 저|한겨레출판

한 여성 노동자의 자기 역사 쓰기

열세 살에 평화시장 시다가 된 이름 없는 ‘공순이’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주체적인 ‘노동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가난 탓에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하고 열세 살부터 평화시장에서 일한 저자는 힘없고 보잘것없는 ‘불쌍한 여공’이었다. 하지만 ‘청계노조’를 알게 되면서 ‘나’를 되찾았고, 노조가 벌인 굵직한 투쟁들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연대하는 주체로, 당당한 한 사람의 노동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세 번의 검정고시를 거쳐 오십이 넘은 나이에 성공회대학교에 입학하여 정치경제학을 공부했고, 같은 대학 NGO대학원에 진학해 자기 체험을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주체 형성이’라는 맥락에서 서술하고 해석한 석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그것을 수정,보완해 이 책을 펴냈다. 그동안 평화시장 외부의 지식인들이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기록한 것과는 달리, 한 개인의 ‘생애사’라는 형식을 통해, 저자는 현장을 만들고 지켜 간 당사자의 시선과 경험이 잘 드러나는 감동적 다큐멘터리를 빚어내고 있다.


환원근대

김덕영 저|길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한국 근대화 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은 책이다. 주로 막스 베버와 게오르그 짐멜을 비롯한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관련 책들을 번역하거나 관련 연구서를 펴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새로운 개념어인 ‘환원근대’로 분석,조망하고 있다. 지금껏 내재적 발전론, 식민지 근대화론, 압축적 근대화론 등의 담론들이 주로 ‘경제’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그리고 현대사회학 이론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풍부하게 인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근대화 과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경제성장의 문제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역사 발전과정이라는 데에서 인식의 출발점을 찾는다. 그리고 한국 근대화의 모든 요소가 오로지 경제 영역으로만 환원되게 된 계기는 1960년대 박정희 정권에 있음을 밝히고, 한국 사회가 환원적 근대화를 넘어 진정한 근대적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글렌 그린월드 저/ 박수민, 박산호 공역|모던타임스

스노든, NSA, 그리고 감시국가

2013년 5월, 이 책의 저자이자 《가디언》지 기자인 글렌 그린월드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로라 포이트러스와 함께 익명의 제보자를 만나기 위해 홍콩으로 향한다. 제보자는 정부의 무차별적인 감시에 관한 깜짝 놀랄 만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연락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제보자는 29세의 NSA 계약직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으로 밝혀진다. NSA의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감시 남용에 관한 스노든의 폭로는 국가 안보와 개인 프라이버시를 둘러싼 열띤 논쟁을 촉발시키면서, 새로운 정보기관 개혁안 마련을 이끌어냈다. 이 책에서 그린월드는 홍콩에서 10일간 벌어진 사건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스노든에게서 직접 건네받은 미공개 문서를 통해 NSA의 전례 없는 권력 남용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폭로한다. 또, 공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주류 언론의 태도를 꼬집는 동시에, 정부가 자국민의 사생활을 낱낱이 엿볼 때 개인과 국가의 정치적 건전성 모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철학자와 하녀

고병권 저 |메디치미디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

정규직, 장애인, 불법 이주자, 재소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곁에서 철학을 함께 고민해온 현장 인문학자인 저자 고병권은, ‘철학은 지옥에서 가능성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 ‘하녀’는 권력의 테두리 속에서 ‘법’ 없이 사는 것을 자랑 삼아온 소시민을 뜻한다. 그리고 저자는 “철학자라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철학을 해야 한다. ‘하녀’도 철학을 통해서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철학은 ‘새로움’의 공부다. 자기계발과 위로의 인문학이 체제에 편입하기 위한 공부라면, 철학은 나의 생각을 점거했던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부수는 공부다. 이 책은 36꼭지 글을 통해서, 철학으로 개인과 사회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제시한다. 그리스 신화부터 현대 철학의 중요한 개념들, 형제복지원을 통해 본 ‘시설 사회’ 문제 등 당대 사건들까지 아울렀다. 개인적인 경험과 일상적인 에피소드 속에 철학적인 질문과 명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경향일보》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프리모 레비 저/ 이소영 역|돌베개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인생 최후에 남긴 유서

아우슈비츠를 직접 겪고 증언한 바 있는 프리모 레비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수용소에서 풀려난 지 40년 만에 관찰자의 입장에서 나치즘과 인간의 위기를 분석한 책이다.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한 해 전에 쓰고, 생환자로서 그의 삶의 핵심 주제였던 아우슈비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유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그는 이 책에서 강제수용소 안에서 벌어졌던 현상들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 가라앉은 자(죽은 자)와 구조된 자(살아남은 자)를 가로지는 기억과 고통, 권력 관계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레비는 철저한 자기성찰과 비판정신을 통해 왜곡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생존자에게도 가차 없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생환자의 기억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왜곡 문제, 해방의 순간 그들이 경험했던 수치심과 죄책감의 근원을 깊숙이 파고든다. 폭력, 책임, 기억, 증언, 윤리 등 아우슈비츠를 통해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의식은 인간 존재를 둘러싼 논의로 이어지며 우리에게 여러 물음을 던진다.


소년이 온다

한강 저 |창비

억울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오월의 노래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또,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는다.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은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왜 인간은 남을 도우며 살아야 하는가

박이문 저|소나무

이타주의에 대한 철학적 성찰

이 책의 주제는 이타주의라는 윤리도덕적 심성의 규정 그리고 그것의 인간학적 의미에 관한 철학적 성찰이다. ‘이타적’이라는 개념은 자신의 욕심만을 먼저 챙기려는 마음씨를 지칭하는 ‘이기적’이라는 개념과 정반대에 위치한다. 모두의 욕망을 동시에 채울 수 없는 사회적?자연적 환경에서 인간이 이기적으로 진화한 것은 쉽게 설명될 수 있지만, 인간이 동시에 이타적 심성을 가졌다는 사실은 얼른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왜 인간은 남을 도와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삶은 끊임없는 행동의 결정이며, 그런 결정은 이론적 문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온몸과 마음으로 선택해야 하는 실존적 결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의 의미는 발견의 대상으로서 이미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실존적 결단에 의해서만 매번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것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에게만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럼두들 등반기

W. E. 보우먼 저/김훈 역 |은행나무



윌리엄 틸먼의 난다 데비 등반대에 관한 1937년 기사를 소재로 ‘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을 풍자해학소설로 패러디한 이 책은,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12,000.15미터 상상의 고봉 ‘럼두들’을 오르는 과정을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그려냈다. 오르기 어려운 드높은 산 럼두들로 향한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 만점에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과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지만 눈치가 너무 없어 오히려 믿음직스러운 등반대장 바인더, 길잡이이면서도 항상 길을 잃고 민폐를 끼치는 정글, 걸어 다니는 질병덩어리인 등반대 주치의 프로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음식을 끼니때마다 만들어내며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리사 퐁… 능력은 의심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7인의 개성 넘치는 등반대원들이 힘겹게 산을 오르며 벌이는 어이없고 유쾌한 해프닝은 현실의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무한한 엔도르핀을 선사한다. 굳이 등반이나 산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청량한 웃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한한 저/최재용 역|문학동네

중국 청년 문화의 아이콘, 한한이 바라본 오늘의 중국

중국 문단의 이단아이자, 청춘 문학을 이끄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한. 이 책은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그의 거침없는 비판과 조롱의 직설을 담고 있다. 17세 나이에 내놓은 데뷔작 『삼중문』으로 일찍이 밀리언셀러 소설가 반열에 올랐던 한한은, 젊은 세대에 드리운 중국 사회의 그늘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들로 지난 십 수년간 당대 중국 청년 세대의 분노와 비애를 대변해왔다. 그리고 2000년대 말부터는 문학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적 견해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날카롭게 표출하며 수억 명에 달하는 중국인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재기 발랄한 그의 문장들은 일단 폭소 또는 실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그 문장들 속에는 서슬 퍼런 비판의 칼날이 도사리고 있다. 단합이란 명분으로 국민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정부, 인민 대중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사회지도층, 권위주의와 허위의식에 물든 권력집단, 비뚤어진 중화주의의 망상에 젖어 외부세계와 자꾸만 충돌하는 중국인 등, 중국 사회에 만연한 온갖 병폐와 부조리가 가감 없이 드러난다.


트리플 패키지 THE TRIPLE PACKAGE

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 공저/이영아 역 |와이즈베리

몇몇 집단들만이 알고 있는 성공의 비밀을 공개한다!

예일대 스타 커플이 20년간의 연구로 밝혀낸 성공의 세 가지 문화 유전자를 소개하는 책이다. 『타이거 마더』 등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예일대 교수 커플 에이미 추아와 제드 러벤펠드는 부모의 경제력, 교육 수준, 지능, 제도 등과 무관하게 높은 학업성취와 물질적 성공을 거두는 그룹들을 분석하여 공통점을 추출했다. 그들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유대인이나 모르몬교인들, 중국계 미국인들처럼 성공한 집단들은 주류 문화와는 달리, 평등의식이 아닌 우월의식, 자존감이 아닌 불안감, 현재를 즐기는 문화가 아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 책은 특정 민족의 우수성을 논한다는 것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저자들은 성공의 세 가지 동력인 트리플 패키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수도, 파멸로 몰아갈 수 도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해하고 잘 길들인다면, 내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거대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겪어야 진짜

후지와라 신야,김윤덕 공저|푸른숲

어른의 어른 후지와라 신야가 체득한 인생배짱

2011년 봄, 가까운 일본은 ‘쓰나미’라는 천재天災와 함께 ‘방사능 누출’이라는 인재人災, 두 가지 재해를 동시에 입었다. 국민 모두가 슬퍼하고 분노했던 그때, 방독 마스크를 쓰고 현장에 달려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사람들의 상처를 고스란히 함께 나눈 이가 있다. 바로 인도 여행의 고전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사진가, 40년 동안 일본 젊은이들의 구루로 인정받아온 후지와라 신야다. 냉철한 현실주의자이며 가슴 따뜻한 휴머니스트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과 통찰을 인터뷰를 통해 엮은 이 책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지켜야 할 삶이 있는 우리들이 어떻게 인생을 일구고 돌봐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는 유례없는 재앙을 겪으면서 “일본인들이 타인의 슬픔을 공유하고, 누군가를 위해 울기 시작”한 것에 주목한다. 또 대지진은 경쟁과 성장을 절대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잃어버렸던 ‘인간성’을 회복할 계기를 주었다고 말한다. 2014년 봄, ‘삶의 의미’를 묻는 우리에게 그의 말은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약탈 문화재는 누구의 것인가

아라이 신이치 저/이태진,김은주 공역 |태학사

일제의 문화재 반출과 식민주의 청산의 길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와 관련하여 2011년은 우리에게 역사적인 해로 남아있다. 이 해에 1922년 조선총독부가 강탈하여 일본 궁내청에서 소장하고 있던 『조선왕실의궤』와,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약탈해 간 도서가 145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의 반환 사례와 달리 정부 차원에서 ‘문화재 환수 원년’이라 선포하고 본격적인 반환 활동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책의 저자는 2011년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일본 국회에서 반환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저자가 약탈 문화재 반환은 식민주의를 청산하기 위한 기본 틀이라는 대전제 아래, 문화재는 그것이 태어난 자리에 있을 때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고 역설했고, 이는 반환 승인 결정을 이끈 것이다. 이를 계기로 쓰인 이 책은, 일제의 문화재 반출사를 소상히 기술하고,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밝힌다. 일본 지식인의 양심적 증언은 약탈 문화재 반환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됨을 알려준다.

 

《TV 책을 보다》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저/선대인 역|21세기북스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3,000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양치기 소년이 돌팔매질 하나로 위대한 거인 전사를 쓰러뜨렸다. 이 이야기는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로 불리며 거인과 약자의 싸움으로 회자되어왔다. 이 책은 바로 이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전쟁, 스포츠, 정치,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강자들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시각으로 사례를 수집하여, 통념과 달리 강자는 자주 약하고 약자는 보기보다 강하다고 일러준다. 책에서는 거인을 이겨낸 이 시대의 다윗 아홉 명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우리는 거인과의 싸움에서 당연히 거인이 이길 것이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그것이 잘못된 통념이라고 말한다. 작고 약하다고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득권의 룰을 깨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사람은 불리한 조건에 놓인 약자들이다. 그렇다면 약자인 것이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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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찬(도서MD)

언젠가는 ‘안녕히 그리고 책들은 감사했어요’ 예스24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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