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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주인공, 크기

중세 화가들은 왜 주요 인물을 크게 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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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타 Maesta>는 13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치마부에(Cimabue, 1240-1302)의 대표작이에요. 인물의 크기로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려졌네요.



<마에스타 Maesta>는 13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치마부에(Cimabue, 1240-1302)의 대표작이에요. 인물의 크기로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려졌네요. 그림의 주연은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앉히고 옥좌에 앉아 있는 성모 마리아예요. 조연은 옥좌 아래로 세 개의 아치 밑에 있는 예언자 네 명과,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배치된 천사 여덟 명이고요. 성모 마리아는 가장 크게, 나머지 인물은 작게 그려졌거든요.

색깔과 구도도 크기를 강조하는 도구로 사용했어요.

먼저 배경 색을 살펴보세요. 금박을 입혀 화려하게 장식했어요. 물감을 칠한 부분보다 금박을 입힌 부분이 더 많을 정도예요. 그 시절의 화가들은 순금을 두드려 펴서 얇은 금박으로 만들어 배경이나 인물의 옷, 소품을 장식하는 데 사용했어요. 왜 값비싼 금을 그림에 발랐을까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였지요. 또한 반짝거리는 황금은 천국의 빛, 신성한 권위, 신의 영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고귀한 존재라고 말하기 위해 금박을 사용한 것이지요.

다음은 구도인데, 그림 한가운데에 있는 성모 마리아 주변을 예언자 네 명과 천사 여덟 명이 빙 둘러싸고 있어요. 그림의 주인공인 성모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지요.

중세 화가들은 왜 주요 인물을 크게 그렸을까요? 크게 그리면 사람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다 누가 주인공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거든요. 현대인에게는 크기로 인물의 중요도를 결정했던 중세 그림이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는 숨은 뜻이 있어요.

기독교가 유럽 사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세에는 그림이 최대한 단순하고 분명하게 그려졌어요. 당시 대다수의 사람은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그림이 글자의 역할을 대신했던 것이지요. 성서를 읽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성서 이야기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했지요. 그림을 그리는 목적이 종교적인 내용을 대중에게 전파하거나 신앙심을 두텁게 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인물의 크기로 주연과 조연, 단역을 구별한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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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이명옥 저 | 시공아트
미술 교과서에 실려 있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명작들을 ‘키워드(key word)’로 감상할 수 있도로곡 안내한 새로운 미술 교과서이다.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인기 칼럼 ‘이명옥의 명작 따라잡기’ 중 일부를 모아 새롭게 엮은 것으로, 서명, 손가락, 발, 입, 그림자 등 미술을 대할 때 눈에 보이는 요소들부터 소리, 음악, 움직임, 속도, 리듬, 크기, 생각 등 눈에 안 보이는 요소들, 그리고 미술과 세상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제시하며 명화를 감상하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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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명옥

한국 문화·예술계의 뛰어난 기획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현재 사비나 미술관장,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다. 성신여대를 졸업한 후 불가리아로 유학을 떠나 소피아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받았고,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원에서 예술기획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목포 MBC 교양국 PD를 거쳐 1996년 서울 인사동에 '갤러리사비나'를 개관했다. '갤러리 사비나'는 매번 참신하고 새로운 기획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대중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명화 속 신기한 수학 이야기』(2005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명화 속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2006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2006년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명화 경제 토크』(2007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 도서), 『천재성을 깨워주는 명화 이야기』(2005년 청소년 권장 도서), 『팜므 파탈』(한국문화번역원 선정 ‘2005년 한국의 책 96’, 일본 사쿠힌 사에서 『妖婦』로 번역 출간), 『아침 미술관 1, 2』, 『그림 읽는 CEO』(네이버 선정 ‘오늘의 책’), TGIF(Twitter, Google, Internet, Facebook) 시대의 주역인 융합형 인재를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신新 인재 패러다임을 소개한 『이명옥의 크로싱』, 『나는 오늘 고흐의 구두를 신는다』(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09 올해의 청소년도서’)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센세이션展』,『머리가 좋아지는 그림 이야기』, 『날씨로 보는 명화』,『에로틱 갤러리』,『화가들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등의 책을 집필했다.

주요 전시로는 '교과서 미술전', '미술 속의 동물전', '밤의 풍경전', '키스전', '이발소 명화전', '24절기전', '일기예보전', '머리가 좋아지는 그림전', '그림 속 그림 찾기전' 등이 있다.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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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미술 감상법 미술 교과서에 실려 있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명작들을 ‘키워드(key word)’로 감상할 수 있도로곡 안내한 새로운 미술 교과서이다.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인기 칼럼 ‘이명옥의 명작 따라잡기’ 중 일부를 모아 새롭게 엮은 것으로,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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