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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요?”

첫 책 『요조, 기타 등등』 펴내 홍대 여신? 이제 익숙해졌어요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고민, 끊임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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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에게 요조숙녀다움을 기대한다는 건 그녀의 음악을 들어보지 않았다는 것. 요조는 왜 본명을 두고 일본소설 『인간실격』의 남자 주인공 ‘요조’에서 이름을 따 왔을까. 소설 속 주인공은 썩 행복한 인물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요조와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씩 해답을 찾았다.



삼청동 작은 카페. 요조의 단골집이란다. 제법 추운 날이었지만 요조의 외투는 가벼워 보였다. 춥지 않냐고 물으니, 누빔 재킷이라며 괜찮다고 말했다. 더운 나라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겨울나기도 거뜬한 모양이다. 요조는 아침형 인간이다. 매일매일 햇빛을 꼭 쐐야 하는 식물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커튼을 친다. 한밤중에 암막커튼을 치고 음악을 만드는 여타 뮤지션들과는 다르다. 멀지 않은 거리는 도보로, 늦잠을 자면 아침이 짧아서 속상한, 연애하지 않을 때도 산책을 즐기는 서른셋 여자다.

『요조, 기타 등등』 출간을 기념해 마주한 인터뷰. 요조는 지난 11월 27일에 열린 ‘예스24 문화축제’에서 오프닝 공연을 펼쳤다. ‘첫사랑’을 주제로 한 토크에서 요조는 “첫사랑은 모르는 게 약”이라고 했다. “첫사랑 상대가 기사를 보면 어떡해요?”라고 물었더니, 그건 운명에 맡겨야 한단다. 무대 위에서는 씩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인터뷰이 요조는 수줍은 기색이 역력한 소녀 같았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때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데시벨이 올라갔다. 일상을 노래하는 요조의 음악처럼, 매우 사사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상념

지난 7월, 2집 『나의 쓸모』 가 발매되고 인터뷰를 많이 하셨던 데요. 책을 펴내고 작가로서 인터뷰는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처음 맞아요(웃음). 음반을 내고 인터뷰할 때랑은 조금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음반은 익숙한 감이 있으니까요. 책도 처음에는 앨범이랑 비슷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내보니까 낯설어요. 기분이.

평소 작사도 직접 하고 글쓰기에 애정도 많은 걸로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요조, 기타 등등』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놀라지 않았어요. 다만 가사집을 낼 줄 알았는데, 가사와 함께 기타 악보가 들어있더라고요.

기타에서 비롯된 노래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부른 노래, 기타와 함께하면 좋은 노래를 담고 싶었어요. 처음 가제가 ‘낭만 기타’였는데, ‘낭만’이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라서 그냥 후보군 없이 ‘요조, 기타 등등’을 제안했는데 출판사에서도 좋아했어요. 저도 좋았고요.

책에 사진도 많아요. 찍히는 것보다 찍는 걸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제 좋아해 보려고요. 사진은 리에라는 친구가 찍어줬어요. 제 촬영을 자주 해주는 친구인데 이번에도 부탁을 했어요. 하루 종일 제 일상을 찍는 콘셉트로 진행했거든요. 일부러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순간부터 찍었어요.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로(웃음). 그 날 하루에 찍은 사진이 전부에요.

『요조, 기타 등등』 을 읽으면서, 어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썼을지 궁금했어요.

제 노래 들으면서 썼어요. 가수들이 의외로 자기 노래를 잘 안 듣거든요. 앨범을 내고서 공연할 때나, 연주할 때나 듣지 평소에는 안 듣잖아요. 이번에 글을 쓰면서 제 노래들을 다시 듣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새삼스럽기도 하고 새로운 세상에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작곡보다 작사가 어렵다고 했었죠? 책을 쓰는 건 더 조심스러웠을 것 같아요.

작곡할 때보다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힘들긴 힘들었어요. 노력한 만큼 꼭 비례하지 않으니까요. 매니저가 전화해서 “오늘 뭐해?”라고 물으면, “하루 종일 글 쓸 거야”라고 말한 날이 많았어요. 그런데 고작 세 줄밖에 쓰지 못한 날이 많았죠(웃음). 들인 시간은 엄청 많은데 오래 앉아 있다고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니니까, 답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일상에서 자주 이야기하게 되는 것, 자주 느끼는 감정들은 무언가요?

살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것 같아요. 이를 테면, 연애할 때도 아무리 사랑을 해도 결코 전부를 소유한다거나, 전부를 알 수 없잖아요. 상대를 모두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끔 슬프고 화도 나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어쩔 수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가족관계도 마찬가지에요. 엄마를 참 사랑하지만 좋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그런 부분이 애석하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그런 부분들을 거듭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노래를 만들 때는 어떤가요?

사랑한다, 행복하다 이런 이야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쓰게 되죠.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참 많아요. 감정도 그렇고 버릇도 그렇고요. 요조 씨는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꾸고 싶은 게 있나요?

음. 고독해지는 것? (웃음) 요즘 이런 생각 많이 해요. 어떻게 표현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걷는 길을 걷고 싶어지는 거예요. 옛날에는 남이 걷지 않은 길을 걷고 싶었는데. 왜냐면 그게 좀 더 나다운 삶을 사는 방법이고, 정체성이나 내가 가진 커리어에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선택에 자부심도 느꼈고요. 그런데 점점 그 선택들이 나를 더 고독한 쪽으로 몰고 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런 상태인 것 같아요. 고민하고 있어요.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 길을 기웃거리고 있는 나를 보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이를테면 뮤지션 요조로서의 길인가요?

가수로서도 개인으로서도 둘 다요. 경제적인 것, 다음 앨범, 결혼?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제 앞에 놓여있는데 옛날처럼 선택하면 너무 고독해질 것 같아요. 지금 나이도 그렇고. 옛날에는 이런 문제들에 겁먹지 않았는데 지금은 제가 겁먹고 있는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돈 많이 못 벌면 어때? 난 나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겁도 나고. 옛날의 선택이 나를 점점 어렵게, 고독하게 만들 것 같고.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내가 왜 이러지?’ ‘나이 먹은 건가?’ 싶고 그래요. 왜 그런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어서 생각보다 힘들어요.

고민이 너무 많아질 때는 어떻게 해요?

그럴 때는 트위터로 개드립을 하죠(웃음). 딴 생각을 하려고 해요. 생각한다고 해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잊고 싶어서 그냥 헛소리하고 그래요(웃음).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나요? 상담을 받는다던가.

고민 상담을 안 하는 건 아닌데, 자기검열을 많이 거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어떤 고민이 있으면, ‘이걸 오늘 이 기자님한테 털어놓을까?’ ‘이야기하면 이런 대답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대답까지 예상이 되는데, 굳이 이야기해서 뭐하리’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야기를 잘 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한계치에 부딪히면 무슨 대답이 돌아올지 알면서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막 털어놓고 이야기를 듣다가 “힘내,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그래. 안녕, 다음에 또 보자”라고 인사하고 나면, 집에 가는 길이 괴로워요. 괜히 이야기했나? 이런 생각도 들고.




프로필 대신 이메일, 팬과 친구가 되다

『요조, 기타 등등』 추천사가 재밌어요. 옥상달빛, 10cm 권정열, 재주소년 유상봉, 세렝게티 유정균, 마이큐 씨가 써줬는데, 권정열 씨는 ‘요조는 섹시하다’고 말했어요(웃음).

(웃음). 제일 의외였던 글이었어요. 다들 안지 오래된 사람들이라서 부탁했는데, 되게 고마웠어요. 저를 만났던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때를 막 회상한 거예요. 저도 가끔 이런 부탁을 받았을 때 그랬거든요. 이 사람들에 대한 어떤 일화를 떠올리고, 새삼스럽게 처음 만났던 때를 막 생각하고(웃음). 우리가 이렇게 만났구나, 이런 생각하는 게 참 좋았어요. 몸에 좋은 차를 마시는 것처럼. 이 분들도 저와의 인연을 떠올리면서 써줬는데, 마이큐 같은 경우에는 네 줄 추천평을 쓰는데 글쎄 네 시간이나 걸렸대요. 강남 카페에 앉아서 멍 때리면서 저를 생각하면서 썼다는데, 그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았어요(웃음).

모두 애정이 묻어나는 글이더라고요. 기분 좋았을 것 같아요. 요조 노래의 가사를 보면,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재밌잖아요.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관찰하고 두리번거리고 그러는 거 좋아해요. 누구를 기다릴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만 보고 있어도 끝이 없어요. 그냥 웃는 얼굴, 화난 얼굴, 무표정한 얼굴. 단편적인 것 같은데도 미묘한 변화가 많아요. 그걸 관찰하는 게 너무 재밌고요. 그림에 소질이 있으면 저런 얼굴들을 다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진 찍는 거 좋아하잖아요. 그림에도 왠지 소질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릴 때 엄마가 미술학원 비싸다고 안 보내주셔서(웃음). 좋아하긴 해요. 얼마 전에 김소연 시인이 새 시집(『수학자의 아침』)을 냈는데, 제가 표지 캐리커처를 그려줬어요. 문학과지성사 시집 표지에는 작가의 캐리커처가 실려있잖아요. 작가의 지인들이 그려주는 게 관례라고 하던데, 김소연 시인이 “그림 그릴 줄 알아요?” 묻더라고요. 내 실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재밌을 것 같아서 덜컥 “할게요” 했죠. 재밌었어요. 제가 볼 때는 좀 비슷하게 나온 것 같아요(웃음).

가사를 직접 쓰니까 시 창작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김소연 시인이랑 친하니까 한번 가르쳐달라고 할 법도 한데요.

시는 너무 어려워서요. 가사랑 가장 밀접한 게 시라서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거든요.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김소연 시인한테 “시 좀 가르쳐주소” 했는데, “시를 써와야 알려줄 거 아니요?” 하더라고요.

김소연 시인의 시와 요조의 그림이 곁들어진 책,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언젠가는 하겠죠? 김소연 시인이 요즘 저보고 ‘화백’이라고 불러요. ‘요화백’(웃음).

책을 보면서 흥미로운 점이 있었어요. 홈페이지 프로필에 자기소개대신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았다고. 편지를 주고 받는 걸 좋아하나 봐요.

좋아해요. 되게 직접적이잖아요. 방명록 글보다 이메일로 이야기하는 게, 일대일로 이야기하는 게좋아요. 지금도 가끔 메일이 와요. 물론 이상한 사람도 있지만 진짜 친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오늘은 제가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해요. 어떤 분이 제게 메일을 보내주셨는데, 왜 홈페이지에 글을 안 쓰냐고요.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SNS를 하면 전 남자친구 계정을 자꾸 찾아보게 돼서 페이스북을 끊은 지 반 년이 됐는데, 제가 요즘에는 SNS에만 글을 올리니까 못 본다고요. 그래서 오늘은 그 사람을 위해서 글을 하나 쓰려고 해요. 이런 메일을 받았을 때, 이런 게 되게 고마운 것 같아요.

팬과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실제로 만나기도 했잖아요.

책에도 등장하지만 두 분을 만났는데, 제가 먼저 만나자고 했어요. 한 분은 자기 화분을 맡아달라고 해서 만난 거고요. 다른 친구도 만나고 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연예인이 팬에게 먼저 만나자고 한다는 것, 쉽지 않을 텐데요.

제가 연예인이라는 자각이 거의 없어요(웃음).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고요.




이제는 정말 착한 사람이 좋아요

싱어송라이터에게 늘 궁금한 게 있어요. 사랑에 빠지면 음악이 잘 만들어지는지. 요조 씨는 어떤가요? 책을 보니 ‘”사랑에 빠지면 시가 필요하다”라고 썼던데.

그때그때마다 달라요. 어떤 경우에는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은 동기가 많이 생기고, 또 어떤 사람을 만나면 노래가 한 곡도 안 나오고. 더 사랑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아닌 것 같아요.

상대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음악을 잠시 놓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게 참 신기해요. 분명히 음악적 영감을 많이 주는 상대가 있긴 있었어요.

연애할 때 ‘내가 생각해도 이런 점은 변한다’ 싶은 게 있나요?

상대에 따라 어떤 부분은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전혀 안 받아요. 말투가 닮기도 하고 어떤 비슷한 취향을 갖게 되기도 하고. 그런데 안 바뀌는 게 하나 있어요. 저는 너무 같이 붙어있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그래서 연애 초반에는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첫사랑이랑 중학교 3학년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만났다고 했잖아요. 정말 이렇게 오랫동안 만날 수 있어요?

뭔가 ‘미친 듯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처럼, 이렇게 두 번 다시는 연애 못하겠다는 확신이 들만큼. 굉장히 에너지 넘치게 연애를 했어요. 기간도 길었지만, 이렇게 지지고 볶다가 끝나고 나니까 앞으로는 도저히 이런 연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못하고 있는 것 같고요(웃음).

지금은 연애 안 해요?

네, 지금 없어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랑 만나고 싶어요? 어떤 연애를 하고 싶다던가.

글쎄요.

가장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 같아요.

질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요(웃음). 음, 일단 진짜 좋은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어요. 나를 괴물로 만들지 않는, 착한 사람이랑 만나고 싶어요.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잖아요. 괴물이 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괴롭고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자괴감을 느끼는 게 싫어요. 이런 경험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옛날에는 사람들이 “나는 착한 사람이 좋다”라고 말하면, 못생긴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말 착한 사람이 좋더라고요.

요조 씨는 어떤 사람이랑 친구가 되는 게 편해요?

의젓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좋아요. 물론 친해지면 망나니처럼 굴어도 용납이 되겠지만, 알아가는 단계에서 짓궂은 사람은 싫어요. 벽이 딱 쳐지는 것 같아요.

궁금한 게 또 하나 있어요. 요조라고 하면 ‘홍대 여신’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처음에는 좋았을지 몰라도 이제 싫을 것 같아요. 가수든 배우든 하나의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으면 변신을 해도 끊임없이 비교하고. 인디 싱어송라이터에게 ‘여신’이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반갑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제 그 스트레스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안 받는 건 아니지만 적응이 된 거죠. 옛날만큼 감정이 격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예전에는 미리 주문한 적도 많았어요. 촬영할 때도 인터뷰를 할 때도, 그 단어를 붙이지 말아달라고. 그런데 소용도 없었고(웃음). 지금은 그냥 뭐, 많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가 3주 남았어요. 특별한 계획 있어요?

12월이 됐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았어요.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고요.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앨범을 잘 만들고 싶어요. 엄마 앨범도 만들어 드릴 계획이에요.

그런데 오늘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왔어요? 바람이 많이 불던데.

요즘 고민이 많아서, 얇게 입어도 별로 안 추워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열이 되잖아요. 그래서 좀 견딜만한 것 같아요. 평소에 많이 걷는 편이거든요. 사람들을 보면 다들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 저는 별로 안 추운 거예요. ‘내가 몸이 건강해졌나? 왜 이렇게 안 춥지?’ 생각했는데, 건강해진 건 아닌 것 같고.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그래요. 이런 장점이 또 있네요(웃음).


나의 쓸모

세상에는 이렇게 부를 노래가 많은데
내가 굳이 또 이렇게 음표들을 엮고 있어요
사실 내가 별로 이 세상에 필요가 없는데도 이렇게 있는 데에는
어느 밤에 엄마아빠가 뜨겁게 안아버렸기 때문이에요
어감이 좋은 동네에서 살아가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이 세상의 이름이 무서웠거든요
모두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그 방법은 다들 다르더군요
결과적으로 나는 또 멍청이가 된 것 같은데 어떡하죠

쓸모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처럼 쓸모없는 고민도 참 드문 건데, 라고 생각해놓고 돌아서면 다시 쓸모라는 문제에 매달렸다. 정말 무시무시한 관성이다. <나의 쓸모>의 가사를 완성하고 조금 후회도 되고 부끄러웠다. 너무 아이 같은 생각이고, 칭얼거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코를 후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정작 앨범이 나오고 나니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노랫말 중에 하나가 되었다. 역시 다들 보여주지 않는 것일 뿐, 우리 모두 코를 후비며 살아가고 있다. (『요조, 기타 등등』 p.150)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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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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