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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봐, 기적은 분명 네 거니까

자기 주도의 선택이 없는 청춘엔 삶의 재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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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격려는 듣기 좋은 말로 상대의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겉치레가 아니다. 자기 자신부터 진솔하게 성찰하며 함께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과연 내가 걸어온 길은 젊은 친구들의 고민과 어떻게 닿아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로드맵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하나하나 곱씹어봤다.


두고 봐, 기적은 분명 네 거니까
나를 향한 당신의 기대는 이젠 무겁기만 해요
나를 믿는다는 당신의 말 부담스러워
포기할까, 자꾸 약해져 가고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못하지만
나를 믿어요! Trust me, trust me, trust me
2012년도 수능대박송 「트러스트 미 Trust me」 가사다.
어설프지만 할 수 없다. 제자들을 생각하며 온 마음을 다해 썼으니까.

아침마다 조금 더 이불 속에 있고 싶지만 엄마의 잔소리에 눈을 떠 학교로, 학원으로, 과외로, 인터넷 강의로 온종일 정신없이 내몰리는 아이들이다. 졸면서 수저를 뜨고 힘겹게 입시공부를 파고들지만 그런다고 과연 얼마나 멋진 미래가 올까, 불안하기만 하다. 어떤말과 몸짓으로도 힘이 나지 않는다.

그 친구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부대낀 시간만 어느덧 20여 년이다.

나는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은 그 마음 앞에 늘 천 길 낭떠러지를 뒤로한 듯 절박함을 느낀다. 내가 먼저 공감하고 마음을 다해야 한다. 밤새 교재를 연구하고 두 시간 눈 붙인 다음 강의에 들어가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는 건 그래서다.

그렇게 수많은 수험생이 나를 거쳐 대학에 진학했다. 덕분에 수능 영어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제자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 때마다 내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것은 단순히 영어성적을 올린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친구들이 얻은 성취감이야말로 삶의 자산이 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내 팬미팅, 팬카페는 그런 제자들로 북적인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가고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 된 녀석들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는 아직도 이 친구들의 상담신청에 시달리고 있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20대는 세상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시기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생의 로드맵을 그려야 할 때다. 그런데 세상과 마주치는 순간,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기 쉬운 게 또한 젊음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 청년실업이다, 88만 원 세대다느니 말들이 많다. 폼 나는 직장에 들어간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길이 내 길일까, 고민이 적지 않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20대에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된 친구가 있다. 그는 요즘 심경이 복잡하다.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부모님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이 친구는 지금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 고심 중이다. 힘겹게 토익성적을 올리고 자격증까지 따서 회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단다. 그는 새로운 다른 직업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 길로 갔다가 잘못돼서 낙오하면 어쩌나 두렵다. 나는 이런 친구들에게 짐짓 근엄한 척 설교를 늘어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 누군가의 말을 인용해 번지르르한 미사여구를 남발하고 싶지도 않다. 이미 세상에는 청춘을 향한 위로와 격려가 넘쳐나고 있다. 각계각층의 명망 있는 분들이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현실은 별반 바뀌지 않는다.

세상은 냉정하고 청춘에 가혹하다. 어른들은 꿈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꿈을 가지라고 강요한다. 동기도 제대로 부여하지 않은 채 무조건 ‘잘’ 하라고만 한다. 그러다 정해진 길을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는다. 미래를 낙관하라고 말하기 이전에 모순에 찬 현실을 만든 기성세대부터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위로와 격려는 듣기 좋은 말로 상대의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겉치레가 아니다. 자기 자신부터 진솔하게 성찰하며 함께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과연 내가 걸어온 길은 젊은 친구들의 고민과 어떻게 닿아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로드맵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하나하나 곱씹어봤다.

[출처: www.kihoon.net]

나는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를 가장 잘 가르치는 강사는 맞다. 나는 영어권 국가에서 유학한 경험도 없고 서울대 출신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최고의 영어강사 소리를 듣는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이 분야에서 으뜸이 되겠다는 자존감을 잃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마음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많이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나는 중고교 시절 일탈을 꿈꾸며 학교 밖 세상을 경험했다. 그룹사운드 보컬, 음악다방 DJ 등 하고 싶은 일을 했다. 특히 팝송에 관한 관심은 영어에 재미를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나만의 영어관을 가지고 공부했고 그것을 다시 친구들에게 가르쳤다. 그 무렵 은사님의 도움으로 나에게 영어를 잘 가르치는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나는 스무 살 성년의 날에 ‘인생 독립’을 결심했다.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영어 과외를시작했다. 정말 절박하게 가르쳤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노심초사 연구했다. 내 진심이 전달됐는지 아이들도 공감하기 시작했다. 나의 첫 제자들은 ‘일취월장’ 영어실력을 키웠고 입시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영어 가르치는 일에 맛을 들이자 자연스럽게 학원강사라는 직업이 눈에 밟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통념에 따르거나 주류에 끼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당시 학원강사는 통념상 남들이 알아주지도, 주류의 삶을 보장하지도 않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나는 자신을 스스로 옥죄는 주위의 시선을 떨치고 학원강사를 직업으로 선택했다. 기왕이면 최고의 영어강사가 되겠노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출발점이었다. 내가 세운 어학원은 영어를 영어답게 가르치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얻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또 메가스터디 온라인 강의는 나에게 ‘부동의 일타강사’라는 과분한 평판을 안겨줬다. 이후 메가스터디가 코스닥 상장을 하고 내 콘텐츠로 출판사업을 시작하면서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어느새 나의 직업이 자부심 넘치는 전문직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가 대기업과 공무원을 지망하며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본성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그런데 더욱 유리한 사회적 입지를 기웃거리는 것이 과연 자신을 위한 일인지는 한 번쯤 생각하길 바란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사회적 입지는 어떤 자리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니다. ‘자기 주도의 인생 로드맵’에 따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은 자신이 삶을 주도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어떤 인생을 살지 스스로 결정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서로 비슷한 스펙 쌓기에 열중할 일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그곳에서 성공을 이야기하는 게 맞다.

어떤 의미에서 인생은 여행과 같다. 20대에 패키지여행을 다니면 평생 패키지를 벗어날 수 없다. 여행은 목적지보다 프로세스가 더 중요하다. 혼자서 티켓도 못 끊는 사람은 어딜 가든 겉돌게 돼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준비해야 여행의 참맛을 느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자기 주도의 인생 로드맵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20대의 직업선택이 하이라이트다. 자기 주도의 선택이 없는 청춘엔 삶의 재미도 없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가 늘 가슴에 품고 있는 고은 선생님의 시다. 그가 노래한 ‘그 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행방불명된 ‘나’를 찾는 게 먼저다. 아직 늦지 않았다. 삶의 재미보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먼저 알아버린 너! 이제 겨우 20대일 뿐이다. 사회 통념과 남들의 시선은 노땡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설계할 때다. 지금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20년 넘게 강의를 해왔지만 오늘도 나는 한 시간 강의를 위해 세 시간 이상 준비한다. 나는 늘 오늘, 내일을 산다. 미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미래를 결정한다. 그대 기적을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스스로 기적이 되어라!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의 혁명가가 되어라! 이 책이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내 삶은 분명 내 의지대로 된다.

두고 봐, 기적은 분명 네 거니까.

2013년 11월
김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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