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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살림살이 나아지셨나요?

『경제쇼』 저자 김광수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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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민간 경제연구소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경제쇼』 를 출간했다. 김광수 연구소장은 독자들과 함께한 토크 콘서트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들려주었다. 그것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근혜 정부, 절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지 말아야

지난 11월 1일 저녁, 서교동에 위치한 카톨릭 청년회관에서 『경제쇼』 의 출간을 기념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박근혜 정부 1년 그리고…’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날의 행사는 김광수 연구소장과 시사평론가 이동형의 대담으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에 함께 출연하며 부동산 문제와 자영업자의 현실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어디에서도 있는 그대로 알려주지 않는 한국의 경제 현실과 문제점이다. 그 중에서도 『경제쇼』 토크 콘서트에서는 박근혜 정부 1년을 돌아보며 부동산 대책과 세금 인상, 일자리 정책을 중점적으로 진단했다.

그 이야기들은 곧 『경제쇼』 안에 담긴 많은 현실들 중 일부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국내 최초 민간 경제연구소로 2000년에 설립된 이후,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연구용역과 경영컨설팅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 흐름 읽는 법』 『한계가족』 과 같은 책들을 출간해 왔다. 『경제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ㆍ월세 대란과 물가상승,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진단부터 그리스 사태와 스페인 채무 위기 등 세계 경제에 대한 설명까지, 경제 전문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 안에서 폭넓은 지식과 예리한 통찰력이 빛을 발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이 책은 일반서민들의 경제적 삶의 문제에서 왜곡되고 있는 진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좋아진다, 잘하고 있다, 올라갈 것이다, 등등 온갖 진실을 왜곡하는 주장과 정책과 기사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려고 한 것입니다. 일반서민들에게 진짜 올바른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p.11)

정보화 시대는 곧 정보가 돈인 세상이다. 비싼 값을 치르고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서민들은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가장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언론 보도다. TV와 신문을 통해 전해지는 정부의 발표는 믿을 만 할 거라 기대를 걸어보지만, 야속하게도 매번 서민은 등 뒤를 가격당하고 만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것은 누가 뭐래도 주택 문제다.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집조차 구하기 힘든 요즘, 집 없는 설움은 70, 80년대에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주택 공급 안정화는 누구의 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 김광수 소장과 이동형 시사평론가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동형 : 얼마 전에 파주 신도시의 아파트 값이 거의 다 하락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분양이 안 되니까 시공사에서 30% 할인 분양을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집값의 30% 손해 본 것이죠. 이것이 파주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보이는데요. 처음부터 건설사에서 아파트 가격을 부풀려서 비싸게 팔았던 건지, 아니면 적당한 가격이었는데 할인 분양을 할 수밖에 없는 사태가 온 것인지 모르겠어요.

김광수 : 비싸게 팔든 싸게 팔든 그건 판매자 마음이죠. 비싸게 판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죠. 사느냐 마느냐, 결정하는 건 구매자의 몫이고요. 하지만 그 대상이 국민들의 삶에 가장 기초가 되고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죠. 판매자의 권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가 정치적으로 통제할 책무도 있는 거죠. 주택과 같은 경우도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완화시키는 정책을 해야 돼요. 그런데 정부는 더욱 더 잘못된 방향으로 부추기는 정책들을 남발해 왔어요. 그래서 저희 연구소가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걸 비판해온 거죠.

김광수 소장은 박근혜 정부가 실패하지 않으려면 절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노무현 정부의 대책도, 반대로 시장을 부양하려 했던 이명박 정부의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가 잡히지도 않았고,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스스로 가격과 수급을 결정하는 힘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김광수 소장의 진단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 손을 댄다면 박근혜 정부 역시 100%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박근혜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4.1 대책’ 과 ‘8.28 대책’이 그것이다. 김광수 소장은 두 번의 대책 모두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4.1 대책’은 서민주거복지공약을 중심으로 점차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서 주거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제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을 첫 번째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ㆍ월세 대책이었던 ‘8.28 대책’은 결국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빚내서 집 사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이동형 시사평론가는 “정치는 국민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다. 즉 정치는 경제 때문에 만들어진 거다. 그런데 지금은 경제 문제가 뒤로 가버리고, 정치가 앞으로 와버렸다. 일의 경중과 우선순위가 뭔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일갈했다.




한국, 전체 고용의 30%가 비정규직
비정규직에 관한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박근혜 정부에서 고용률 70퍼센트와 중산층 70퍼센트를 만들어 내겠다는 ‘70-70’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은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과 4대강 사업에 비하면 더할 수 없이 반갑다. 다만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우리 연구소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제 성장률 4퍼센트가 돼야 고용률이 60%를 유지한다. 약속대로 70퍼센트 고용률을 달성하려면 경제 성장률이 낮아도 6~8퍼센트에 올라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p.91)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는 몇 해 전부터 한국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됐다. 사실 두 문제는 별개로 떼어놓고 바라볼 수 없다. 실업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으로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ㆍ장년층 역시 비정규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에서는 비정규직도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김광수 소장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김광수 : 세계 여러 선진국들의 고용 구조와 비교해 보면,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전체 고용의 30% 정도가 비정규직이에요. 미국의 경우에는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없고, 정식 사원 아니면 파트타임입니다. 파트타임이 10% 정도를 차지하고요. 일본과 독일 같은 경우도 12~13% 정도가 비정규직이에요. 이탈리아는 25% 정도 되는데요, 이탈리아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요. 그래서 유럽 국가 중에서 압도적으로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거죠.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른 거예요.

김광수 소장과 이동형 시사평론가가 함께 지난 1년간의 경제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삼중고 속에 놓여있었다. 취업은 어렵고, 정규직이 될 확률은 낮고, 이렇듯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거비 지출은 늘어만 갔다. 그런데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주목한 마지막 문제는 ‘세금’이었다.

이동형 : 부가세를 올린다는 얘기가 있어요. 부가세는 간접세거든요. 직접세는 소득에 따라 내는 세금이지만, 부가세는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사람이든 1000만 원 버는 사람이든 똑같이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가세를 올리면 국가는 아주 간단하게 세수를 걷을 수 있는 거죠. 소장님, 일본에서는 부가세를 올리겠다고 해서 국민 저항을 상당히 심하게 받지 않았습니까? 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말이죠.

김광수 : 그렇죠.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부가세가 없어요. 조세 정의에 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소득이 없는 사람이나 재벌이나 같은 금액을 세금으로 지불하는 건, 조세 정의에 반한다는 거죠. 한국은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이고 소득 양극화가 아주 극심하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부가세를 강화하게 되면 더 악세가 되는 거예요.

세수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동형 시사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범칙금이 부과된 경우는 이명박 정부 때보다 2.4배 많다. 즉결심판이 이루어진 경우도 18% 증가했다. 이쯤 되면 국고의 상태가 염려되기까지 한다. 국가 예산이 얼마나 부족하면 세금 한 푼도 아쉬워진 걸까. 김광수 소장이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현 정부의 국고 상황이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는데도 역대 정부 중에서 채무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이야기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위험 요인은 부채 폭증이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세수 확보방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김광수 : 박근혜 대통령의 행복공약의 핵심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무상보육,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과 대학 반값등록금, 기초연금, 무상의료. 이 네 가지가 핵심입니다. 원래는 이 비용을 정부의 구조 개혁과 조세 개혁을 통해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고 공약했는데요. 제가 볼 때는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재원마련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정부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부채가 증가하면 5년이 지난 후에는 파산에 이를 수 있어요. 정부 구조 개혁과 조세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경제쇼』 토크 콘서트를 통해 돌아본 지난 1년은 어둡고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시간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우리가 지금의 경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이 너무도 적다는 사실이었다. 『경제쇼』 가 이야기하듯, 아마도 그것은 3대 권력의 화려한 경제쇼 때문에 비롯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국가의 무지와 과장, 대기업의 횡포와 엄살, 언론의 침묵과 왜곡. 그러나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다 한들 진실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경제쇼』 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안에서 진실의 전부를 발견할 수는 없을지라도 희미하게나마 윤곽을 가늠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한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경제 행위는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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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담집 이후, 제정임 교수가 진단한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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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쇼 ECONOMY SHOW 김광수경제연구소 저 | 왕의서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한국 부동산 거품 붕괴를 일찍부터 경고한 김광수경제연구소가 더는 낙관할 수 없는 한국 경제의 진실을 파헤친다. 왜 불황이 계속되고 경제불황이 익숙해져 버렸는지 경제학자의 양심으로 고발하고 본질과 해법을 찾고자 한다. 진실 왜곡과 조작은 한국 사회 온갖 분야에서 자행되고 있지만, 특히 일반 서민들의 삶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경제 분야에서의 진실 왜곡 행위는 대단히 깊고 심각하다. 여기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노라 단언하는 그들의 몇 가지 쇼를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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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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