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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게 ‘행복’ - 크라잉 넛 인터뷰

영원히 타오를 ‘울부짓는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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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으면 한결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국 인디 음악의 태동기인 1990년대부터 끊임없이 달려오지 않았나. 한결 같다는 생각에 뒤이어 대단하다는 감탄도 생겨나고 감사하다는 경외도 머릿속을 같이 맴돈다. 2년간의 군 생활을 제외하고서는 활동을 멈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만, 2013년에는 유달리 밴드의 소식을 많이 접한 느낌이 든다. 신보 <Flaming Nuts>도 올 여름에 발매했는가 하면 새로이 기획한 공연도 이어서 예정되어있다고 한다. 한 해의 막바지에서도 이들은 스피드를 줄일 줄 모른다. 홍익대 근처에 위치한 밴드의 작업실에서 만남을 가졌다.



오늘은 연습하는 날인가요? 연습을 자주하나요?

한경록 : 시간이 남으면 하려고 했어요. 모인 김에.
이상면 : 공연이 많을 때는 연주가 잘 돼요. 공연이 없을 때는 일주일에 3일 정도.
박윤식 : 운동 선수가 항상 운동하는 것처럼, 음악하는 사람들도 항상 음악해야죠. 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 것 같아요.
한경록 : 「말달리자」 나 「밤이 깊었네」 를 수만 번 연주했어도 평소에 엔진이 잘 안 달궈져있으면 당일에 힘들더라고요.

여기서 6집, 7집을 녹음했죠? 오래된 공간이네요.

이상면 : 네. 한 10년 됐나?
한경록 : 군대 제대하고 왔지. 2005년이니까, 8년째. 꽤 됐네요.

예전에는 어디서 녹음했나요. 지금과 차이가 있나요?

이상면 : 일반적인 커머셜 스튜디오에서 했죠. 요즘이야 기술이 발달해서 모든 걸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고 시뮬레이션한 가상 악기들도 널리 사용하는 것 같은데 그 때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비싼 곳 갈수록 녹음 퀄리티가 더 좋았어요.
이상혁 : 홈레코딩 장비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어요. 돈도 덜 들고.
이상면 : 개인이 작업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라이브는 좋은데 레코딩은 아쉽다는 얘기가 있었죠?

이상면 : 예 그랬어요. 그때는 저희 뿐만이 아니라 다른 밴드들도 다 비슷했어요.

이제는 만족할 만 한 지점에 올랐나요?

이상면 : 네. 만족까진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했다 생각했어요.

활동해온 18년 동안 한결같다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부담이 있을 텐데요.

이상혁 : 술 마시는 건 한결같아서 좋아요. (웃음)
한경록 : 좋은 의미로 봐주시는 걸 수도 있고, 한편으론 더 발전해야하지 않나 해서 괜히 뜨끔 하는 것도 있고요. 장점이라면 멤버에 변동이 없었고, 음악이 트렌드를 좇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홍대 클럽에서 놀기 좋아하는 것도 한결같고, 그렇게 삶을 유지하는 것도 한결같죠.
이상면 : 한결같다는 데에서 하나 제외시키고 싶은 게 있다면, 1집부터 지금까지 하나로 관통하는 느낌은 있어도 장르는 저희 맘대로 했어요. 그런 게 전 한결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흔히들 한결같다고 말씀해주시면 5명이 교체 없이 그대로 간다는 점인데, 그런 것에 있어서는 부담이 없죠. 정말 고마운 이야기입니다.

멤버들 대부분이 결혼을 했죠. 환경적인 변화도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줄진 않았나요?

이상혁 : 환경은, 그 동북아 국제정세 환경도 많이 바뀌고… (웃음)
이상면 : 바뀌는 것에 대해서 별 생각은 없어요, 사실. 멤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지금도 반은 차지하죠.
한경록 : 어쩔 수 없어요. 환경이 바뀐다는 것보다는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 같아요. 생각도 변화가 있죠. 음악 처음 시작했을 때 했던 펑크 로커처럼 무조건 반항만하고 술 마시고 그랬으면 지금 쯤 아마 죽었을 거예요.




신보 얘기를 조금 해볼게요. 지난 앨범과 달리 가사에서 많이 달라진 모습이 보였어요.

이상면 : 그렇죠. 6집에서 사실 시사나 환경, 뭔가 큰 개념을 그려보려고 시도했는데 정작 발매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무겁지 않나 싶더라고요. 진지했고.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걸 빼고 전처럼 우리 얘기로 돌아 가보자 했어요.
한경록 : 예전에는 반항 내지 청춘의 불안함을 얘기했죠. 지금도 조금 갖고는 있지만.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레고」 같은 경우는 희망을 다루고 있고요. 그런 면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상면 : 또 모르죠. 8집은 어떻게 변할지. 저희도 몰라요.

이번 앨범에서는 장르 간의 융합도 많았죠. 보컬이 힘들지 않았나요?

박윤식 : 그렇죠. 스타일이 한 가지였다면 물론 한 톤으로 쭉 가면 되겠지만 템포가 느린 것도 있고 빠른 것도 있죠. 예전엔 무조건 질러대고 짖어댔으면 끝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사실 특별히 힘든 건 없었어요. 녹음하기 전에 연습도 많이 해보고 그랬거든요. 「미지의 세계」 같은 경우는 연주 쪽에 치중을 두어서 조금 빼기도 했고요.
이상면 : 언제나 작업을 하면서 제일 힘든 건 빼는 일이에요. 음을 조금 비워야지 집중도가 높아지는데, 크라잉 넛의 장점이자 단점은 많이 집어넣다보니 집중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죠. 보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약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데서 연륜이 느껴집니다.

이상면 : 약점을 한 순간에 딱 없애버리면 깜짝 놀라실 테니까요. 조금씩 없애가야 그래도 좀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이상혁 : 초반 스킬 트리를 잘 찍어야죠.

신보 공연도 많이 했으니 각곡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요.

한경록 : 반응들이 되게 다양해요. 열 트랙이 각각 다른, 열 개의 장르라고 세부적으로 봐도 되는데 취향이 모두 갈리는 것 같더라고요. 타이틀 곡이 일단은 반응이 좋고, 메탈 같은 노래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어쿠스틱 좋아하시는 분들은 또 상면이형이 만든 노래 좋아하시죠. 「레고」도 방송에는 안 나갔지만 많이 찾아주시고. 다양한 것 같아요.
박윤식 : 레고는 이상하게 일본 분들이 좋아해주시던데. 고레(これ; 이것). 고레와 난데스까.
이상면 : 아 그래서 그런 거야? (웃음) 이거. 이거, 이거.

제대하고 나서부터는 음반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이상면 : 게을러서요. 사실 더 늦게 낼까도 했는데 주위에서 채찍질을 하시더라고요.
한경록 : 앨범이 뜸해진다고 해서 저희 활동이 줄어드는 건 아니에요. 공연을 매번 하니까요. 매체에 많이 안 나갔다 뿐이지, 사실 공연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노래를 대충 만들 수도 없잖아요. 시간이 됐다고 내버리듯 낼 수는 없으니까. 조금 시간이 걸렸죠. 게을렀던 것도 조금은 있었고.
이상면 : 앞으로는 간간히 싱글을 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음반 만족도는 어떤가요.

이상면 : 제가 이번에 믹싱을 처음 해봤어요.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죠. 물론 제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더 잘 해보고 싶었는데 이만큼만 나왔어도 좋은 것 같아요.
김인수 : 어우, 자랑할 만하죠. 마스터링 해주시는 분도 칭찬을 아끼시지 않았다는.




사실 오늘 인터뷰의 주된 목적은 10월 말에 열리는 <크라잉 넛 쇼-체지방 감량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매번 다른 게스트들과 함께 무대를 뜨겁게 달구기로 유명한 <크라잉 넛 쇼>가 이번에는 특별한 손님을 맞이한다고 일찍이 소식을 알린 바 있었다. 라인업을 찬찬히 살펴보니, 이거 심상치 않다. 가히 전국구급 규모라 할 만 했다. 각지의 밴드들과 신명나게 뛰놀 잔치에 관련해 설명을 조금 더 부탁했다.

이번 인터뷰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죠. <체지방 감량쇼>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한경록 : <크라잉 넛 쇼>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네요. 우리 이름을 건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물론 드럭 출신이기도 하고 클럽 공연을 좋아하지만요. 제대하고 2005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자주 이슈도 되었고 홍대에서 자리도 잡았죠.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희만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홍대에서 자주 만나는 밴드들과 교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매 공연마다 콘셉트를 잡고 다른 팀들과 계속 공연을 해왔어요. 한 팀 정도는 루키들을 세웠고요. 장르도 막 섞죠. 펑크만 고집하지 않고 이런 저런 음악을 다 섞죠. 지금도 제일 재밌는 공연이에요.

이번에는 다른 지역의 팀들도 초청했다고 들었어요.

한경록 : 네. 사실 예전에 처음 음악을 했을 때는 지방 클럽 공연도 재밌게 다니고 거기 있는 팀들도 만나고 했었거든요. 요즘은 좀 바빠져서 그럴 겨를이 없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만날 기회도 줄어들고. 지방에 보면 그 지역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로큰롤을 지켜나가는 밴드들이 많아요. 자기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말이죠. 예를 들어 제주도의 사우스 카니발이라는 팀은 제주 방언으로 노래를 불러요.
이상면 : 가사에 해석이 따로 붙어있어요. 못 알아들어요. (웃음)
한경록 : 정체성이 있고 자부심이 있어요. 제주도의 자연과 평화를 위해 노래하는 밴드죠. 부산의 스톤드라는 팀은 부산 사투리를 쓰면서 노래를 해요. 다들 로컬 문화를 지켜가는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광주도 대전도, 대구에도 그런 팀들이 있죠. 저희가 매번 갈 수는 없어요, 이제는. 그래서 이번에 한 팀 한 팀 초청을 한거죠. 서울 밴드들로도 반을 채웠고요. 그런 과정에서 YB 형들께도 연락드렸더니 좋은 취지라면서 흔쾌히 참여해주셨어요. 코어매거진, 씨 없는 수박 김대중도 오죠. 또 우리 중에 크레용 팝을 굉장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어서 인연이 되었거든요. 그쪽에서도 굉장히 좋아해주셔서 이번에 스페셜 게스트로 라이브 무대에 서기로 했습니다.

스케일이 전국적이네요.

한경록 : 서울 클럽에서 열리는 전국적인 페스티벌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로컬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로컬 문화에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분들께서는 분명 좋아하실 거에요.
김인수 : 우리도 서울에서 활동하는 지방 밴드잖아요. 전반적인 모든 것들이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고, 수도권의 개념도 자꾸 넓어지고는 있지만 지방에도 훌륭한 로컬 문화가 있고 훌륭한 팀들이 있어요. 팬들도 있고요. 여러 문화를 확인 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들고 싶고 저희도 직접 보고 싶죠.
이상혁 : 예전에 비해 록 음악이 활성화되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어요. 로컬 문화라는게 조금씩 생길 텐데 약간 맛보기 형식으로 해보자는 거죠.

이 밴드는 기대해도 좋다싶은 팀을 듣고 싶은데요.

이상면 : 부산에서 오는 스톤드는 서울 분들이 보셔도 진짜 재밌을 거예요.
한경록 : 다들 연륜이 있어요. 스톤드는 에전에 런 캐럿이라는 밴드로 1990년대 후반부터 활동했죠.
이상면 :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이주현도 거기 출신이에요.
김인수 : 이주현 들어오기 전에는 현민호가 리더였고.
한경록 : 저는 사우스 카니발을 꼭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10명 정도 되는 스카 팀인데 방언을 재밌게 구사해요. 버닝 햅번이라는 팀도 대전 신을 계속 지켜온 유명한 팀이고요.
김인수 :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팀은 광주의 베티에스라고,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웃음) 10년 가까이 팀을 해왔는데 저희도 자주 다녀갈 수 없어서 교류가 전무했죠. 그 신을 지금까지 지켜 와주는 것도 되게 고맙고 또 주위에서 추천을 많이 해줬어요. 자기네들은 무등산 폭격기라고 소개하던데…

혹시 이런 계기로 따로 신인을 발굴하거나 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한경록 : 사실 저희 기획사에 한 명 있어요, 유발이의 소풍이라고. 물론 내부적으로도 할 수 있지만 크라잉 넛 쇼를 통해서도 발굴의 의미를 찾고 있거든요. 장기하와 얼굴들,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 킹스턴 루디스카… 농담 삼아 크라잉 넛 쇼가 등용문이라고도 해요. 나오면 뜬다더라하고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나왔는데 못 떴죠.
이상혁 : 자랑은 아닌데 등용문이라는 얘기가 진짜 있어요.
한경록 : 개런티를 받고 싶어서 공연 하는 게 아니라 놀려고. 그날 놀고 뒤풀이에서 또 놀고. 그런 장소를 만들어서 하는 게 사실 첫 목적이었어요.
이상면 : 윈윈 전략이죠. 내부 커머셜 기획으로 하면 의도 상하고 사이도 틀어지고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잖아요.
김인수 : “야, 놀자!” 하면 “네, 놉시다!”하는 밴드들이 자주 나오죠.
이상면 : 내로라는 밴드들과는 거의 다 한 것 같아요. 이제 또 발굴해야죠.




홍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디 밴드들을 이제는 TV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신문에서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활성화된 지금의 환경을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시선들도 많은 편이다. 인디 1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지금의 인디 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청했다.

전에 방송 출연도 고려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방송 성격을 본다고 하셨죠. 기준이 있나요?

이상면 : 지금도 그러고 있어요. 음악 프로는 당연히 나가는 데 뜬금없이 예능을 나갈 수는 없잖아요, 아직. 항상 모여서 회의를 해요. 이거 어떤가, 우리가 나가도 타당한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죠.
박윤식 : 다섯 명 모두 의견이 맞지 않으면, 만장일치가 안 되면 안 나가요.
한경록 : 저희가 가진 예능감이랑도 다른 것 같고, 나가면 좀 어색한 점도 있는 것 같고.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예능이라면 뮤지션의 무언가를 깎아먹는 느낌도 좀 있고요. 사실 되게 조심스러워요.

옛날보다는 담이 허물어진 편 아닌가요?

한경록 : 그렇죠. 좋아요. 그런데 그게 어울리는 팀이 있고 안 어울리는 팀이 있어요. 나간 걸 보면 어색한 팀도 있고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면 : 많이는 못 봤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시대를 훅 훑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한경록 : 사실 외국에도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게 있고, 우리도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가 있었잖아요. 생각해보면 다 루트가 있었어요.
이상면 : 그러게 재밌는 소재거리가 어디 있겠어요.
한경록 : 그렇죠. 관심을 끌고 록 음악을 소개하겠다는 목적이 있었을 거예요. 물론 부작용도 조금 있지만, 일단은 기회들이 많이 주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죠.
이상혁 : 신인들이 그런 걸 기회삼고 발판삼아 등장하는 것은 정말 좋은 거예요. 크라잉 넛은 왜 안 나가냐 물어보시면, 저희는 신인이 아니잖아요. 기회를 내줘야죠.
박윤식 :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에요. 아이돌이 무차별적으로 TV를 점거하는 상황에서도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또 그런 팀들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환경이 만들어 진 거죠.
김인수 : 뜻이 있는 분이 홍대 로얄 럼블 추진했으면 좋겠다.
이상혁 : 사실 처가 쪽에서도 밴드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밴드 음악 잘 모르시는 분들인데 그 사이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와서 즐거웠죠. 너희는 왜 안 나가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웃음)

최근 인디 신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신 자체가 많이 활성화 된 상황인데도 말이죠. 인디 신이 흘러가는 쪽은 긍정적인 방향일까요 부정적인 방향일까요?

이상면 : 올라오는 장르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밴드 음악이 많이 소개 되었죠. 바람이라면 다양한 쪽에서 많은 얼굴들을 봤으면 좋겠어요. 음악들이 조금은 유해진 경향이 있죠.
한경록 : 요즘 조그만 오디션에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런데 팀들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어요. 예를 들자면 실용음악 쪽으로 잘하는 친구들이 있고 정말 특이한 쪽으로 재미있게 잘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다 보면 아직 새싹들이죠. 신이 조금 주춤했다고 해서 사실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조금 기다려보면 그 친구들이 성숙해진 때가 올 거예요.
김인수 : 주춤한다고 보기보다는 요즘 주위에서 공연하는 걸 보면 이제 조금 인디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사실 떴다고 한다면, 방송을 통해서 '홍대 어디 출신 밴드가 갑자기 떴다' 이렇게 얘기되는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그런 것들보다도 이 신 속에서는 움직임이 정말 많아요. 밴드가 나왔다가 들어가고. 클럽이 열었다가 문을 닫고. 트렌드도 그렇게 바뀌고 있죠. 전에는 클럽에서만 공연을 했지만 요즘에서는 펍이나 그런 분위기가 나는 술집에서도 라이브 공연을 열고 있거든요. 사실 이 바닥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어요.
이상면 : 정작 밴드들은 다들 흘러가고 있죠.
박윤식 : 인디 밴드라고 한다면 사실 인식이 안 좋았잖아요, 벗고 이런 것 때문에. 그런데 요즘에는 홍대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음악, 이런 폐쇄성보다는 방송에도 나가고 하니까 장미여관이 친숙하게 다가오고 로맨틱 펀치가 친숙하게 다가오는 거죠. 저는 주춤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모든 방향으로 다 침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드리는 질문입니다. 3년 전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책을 내셨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한경록 : 꼴리는 대로 살면.
이상면 : 어떻게, 살, 것인가.
이상혁 : 유시민 씨께 여쭤보면…
한경록 : 제가 꼴리는 대로라고 말씀 드렸는데, 조금 더 덧붙이자면 정도가 아닐지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게 행복일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저희가 그러고 있거든요. 굳이 스펙 맞춰서 대기업 들어가고 남들 보기에 부러운 인생을 살라는 게 아니라, 조금 연봉이 적더라도 주위 보면 진짜 재미있게 살고 있거든요. 사실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아요. 낭만도 있고요.
이상면 : 고등학교 때 공부하는 목적이 취업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저금을 하는 거죠.

(인터뷰 도중 크레용 팝 이야기가 나오자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이상면 : 단체복 제작하는 곳이 있는데 크레용 팝이 맞춘 곳이에요. 저도 거기서 맞췄어요. 사실 우리와 비슷한 점이 되게 많아요. 초창기 악성루머에도 시달렸었고, 길거리에 직접 나가서 공연도 했고요. 멤버도 다섯 명인데다가 리더도 없고, 쌍둥이도 있죠. 공감할 게 많아요.
한경록 : 게다가 인간이죠.

인터뷰 : 김반야 신현태 이수호
정리 : 이수호
사진 : 이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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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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