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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을 통한 성장 -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4장의 모든 정규 앨범 UK 앨범 차트 1위!! 몬스터 밴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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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언제나 뮤지션들의 뒤를 따라다니는 과제입니다.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의 이번 앨범은 특히나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고민에 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 주에 소개해드릴 앨범, 악틱 몽키스의 <AM>입니다.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AM>

변신을 통해 성장과 성공을 거머쥐는 뮤지션들이 있다. 콜드 플레이(Coldplay)가 로 그랬고 로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거듭난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도 그랬다. 분명 음악가에게 있어서 정체란 독약과 같고 꾸준한 변화는 필수불가결의 것이다. 그럼에도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의 <Suck It And See>가 성공적인 우회였냐는 질문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다.

밴드 내외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밴드라는 타이틀은 항상 그들을 따라다녔고 그에 발 맞춰서 언론의 호들갑이 붙어 다녔다. 그러고 나면 그 뒤를 따라오는 것은 팬들의 지지 혹은 안티들의 비난이었다. 스스로의 장기였던 빠른 리듬 터치와 급박한 전개를 내려놓고 느리고 살가운 분위기의 곡으로 돌아서면서 밴드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 고민은 <Suck It And See>이후에도 여전했다.


2012년에 선공개되었던 「R U mine?」이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이번 음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곡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헤비한 사운드가 다음 앨범의 지향점을 명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데뷔 초의 속도감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지점이었고 전작의 그것과도 또 다른 위치였다. 이렇게 힌트를 보여주고서도 앨범이 나오기까지 일 년도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은 그만큼 이들의 가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길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R U mine?」을 좋게 들은 사람이라면 첫 곡 「Do I wanna know?」에서 둔탁한 베이스 드럼의 뒤를 헤비한 기타리프가 받쳐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악틱 몽키스는 자신들이 정한 작년의 선택을 믿고 나가기로 한 것이다. 곡 전체가 무겁고 을씨년스러운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다.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택했음에도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드러난다. 「Do I wanna know?」 부터 「One for the road」까지 단숨에 몰아치는 초반만큼은 그 속도감이 대단하다. 그러나 앨범은 애써 만들어놓은 결정적인 상황을 스스로 무너뜨려버린다. 「Arabella」가 대표적인데 베이스와 드럼만으로 진행하는 초반부는 충분히 에너지가 넘친다. 에너지가 쌓아올린 과한 기대감 때문인지 정작 그 이후로 특별히 매력적인 순간을 터뜨리지 못하고 곡은 어물쩍 끝나버린다.

애매한 지점은 이후에도 계속 된다. 「No.1 party anthem」부터 앨범은 숨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초반부가 쥐고 있던 긴장의 끈을 놓고 앨범의 중반부를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중반 이후의 수록곡들은 처음의 그 위압을 호출하지 못한다. 「Fireside」와 「Why'd you only call me when you're high?」까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특별한 감흥 없이 밋밋하다.

시작부터 선보여 왔던 소재가 고갈되었음을 느낄 무렵 반전이 일어난다. 「Snap out of it」은 여느 곡과 별다를 것 없이 운을 떼지만 후렴구만큼은 강력하다. 도도한 느낌을 자아내는 멜로디에 튕겨내는 듯 리듬감을 부여하며 중독성을 창출해내는데 그 뚝심 하나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담대한 곡이다. 「I wanna be yours」는 다시 잔잔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보여준다. 마지막 세 곡이 위태로웠던 앨범에 극적으로 인공호흡을 해준 것이다.

악틱 몽키스의 다음을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부담감은 이들 스스로도 오래전부터 느껴왔겠지만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 물론 그때마다 분위기를 쇄신해왔기에 도태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505」의 여운이나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와 같은 치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지 모른다. 그래도 궁여지책이든 오랜 고민의 산물이든 지금까지의 결과물들은 모두 합격점을 거두었고 이렇게 이들은 점차 단단해지고 있다. 변신을 통해 성장만큼은 확실히 거머쥔 셈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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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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