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할머니들을 위하여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에필로그 : 할머니들을 위하여 장례식인지 만찬 회동인지 알 수 없는 그 개미떼의 행렬을 보며 생각했다. 어차피 먹는다는 건 매번 장례식이구나. 내 식탁은 늘 다른 누군가에게는 장례식인 셈이다. 내 삶은 누군가의 죽음을 흡수하며 지탱한다.

2018.06.26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퍼스트 키친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퍼스트 키친 정치인이 남성에 고정되어 있고 이 남성의 아내들은 남편을 위해 안팎에서 밥을 푼다. 유권자들은 (남성) 정치인의 (여성) 배우자들이 모여 자원봉사 하는 모습을 훈훈하게 바라본다. 이는 모두 ‘일하는 남자’와 ‘남자를 보조하는 여자’를 자연스럽게 보기 때문이다.

2018.06.14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웨딩 케이크에 대한 신념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웨딩 케이크에 대한 신념 이처럼 어떤 차별은 관습으로 뿌리내려 산업이 되어 다양한 형태로 우리 일상에 스며든다. 나아가 어떤 차별은 종교적 신념이나 표현의 자유로 둔갑하기 쉽다.

2018.05.29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 여성들이 좋아하는 식당 ‘분위기’는 허영이 둥둥 떠다니는 장소처럼 그려진다. 반면 시끌벅적하고 투박하고 토속적이며 편한 분위기에서 얼큰하고 뜨거운 뭔가를 땀을 흘리며 먹으면 ‘진짜 맛’이라는 묘한 관념이 있다.

2018.05.15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선술집의 민주주의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선술집의 민주주의 모두 손에 맥주 잔을 들고 흰 셔츠를 입은 그들의 단체사진을 바라보며 ‘경제’의 얼굴에 대해 생각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통령, 비서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러 기업인들이었다.

2018.05.02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반야의 씹는 소리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반야의 씹는 소리 늙으면 맛도 잃어버리는 줄 그때는 모르고 할머니가 요즘 왜 이리 정신 없는 행동을 자주 할까, 조금 짜증스러워 했다. 해주는 밥 얻어먹는 주제에. 때로 젊음은 이렇게 무지에 기반하여 늙음을 향해 상처를 준다.

2018.04.18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되어 있듯이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되어 있듯이 낯 모르는 사람부터 가까운 사람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어려운 순간을 지나왔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남에게 신세지는 것에 대해 너무 결벽증적으로 어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거리를 두면서도 때로 우리는 침투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맺고 산다.

2018.04.03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펜스 룰 : 여성을 배척하라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펜스 룰 : 여성을 배척하라 접대부나 엄마로 여기지 않고 여성과 관계 맺는 법을 모르는 심각한 상태에 이른 남성들은 가장 쉬운 방법인 배제를 택한다. 여자를 유혹하지도 여자에게 유혹받지도 못한다.

2018.03.20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할머니의 미역 줄거리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할머니의 미역 줄거리 얼마 전 할머니 기일이라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사과와 명태를 좋아했다고 한다. 가자미 식해를 맛있게 만들던 할머니는 정작 흰살 생선을 쪄서 먹기를 좋아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랑 타령 할 때가 많다.

2018.03.09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해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해 ‘집안의 어른’은 단지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되지 않는다. 여성은 어른이 아니다. 특히 결혼 안 한 여자는 어른 취급을 못 받는다. 가장 어른으로 대접받는 여성은 바로 ‘아들의 엄마’다. ‘시어머니 되기’는 그렇게 발생한다.

2018.02.20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밥에 고깃국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이밥에 고깃국 얼마 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로 남한에 1박 2일 머물렀던 현송월 단장이 주문한 아메리카노 커피에도 이렇게 저열한 언론의 관음증이 흘렀다. 믹스 커피가 아니라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했다! 오, 북한 사람인데 아메리카노를 마시다니, 마치 이런 시선이다.

2018.02.06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가난한 욕망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 가난한 욕망 오직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서만 입을 벌리는 1차원적인 입은 언제나 지배 권력이 원하는 입이었다. 취향 따위는 아예 형성할 수 없는 그런 입. 욕망할 줄 모르는 입. 배고픔에 길들여진 입.

2018.01.23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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