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 - 세상을 밝힌 우리의 한글
올해는 한글날을 제정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1926년에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해 '가갸날'이 처음 제정되었고, 1928년에 ‘한글날’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광복 이후 10월 9일이 ‘한글날’로 공식 지정되었습니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한글을 가장 가까이에서 다루는 국어사전 편집자와 함께 우리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미혜 보리출판사 편집자

사전 편집 업무만의 특성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국어사전은 일반 단행본에 비해 양이 방대하다 보니 『보리 국어사전』 초판 편집 기간만 7년이 걸렸어요. 나온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며 검토하는 데에도 몇 달씩 걸리고요. 이런 과정이 판과 쇄를 거듭하면서 26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책 한 권을 두고 이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건, 국어사전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리말을 담는 귀한 그릇이기 때문이에요. 이런 신념을 갖고 시대의 변화에도 꿋꿋한 장인의 마음으로 하는 일이 사전 편집이 아닌가 합니다.
독자 문의 전화가 종종 오는데 여러 독자가 같은 질문을 하셨던 적이 있어요. 국어사전이기에 ㄱ부터 ㅎ까지 순서대로 표제어를 배열하는데, 다들 ‘ㄹ’ 부분이 이상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다른 자음들과 달리 ㄹ은 세 장밖에 안 되는데 혹시 제본이 잘못돼서 빠진 거 아니냐고요. 사실 한글에는 두음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ㄹ로 시작하는 고유어는 없어서 많이 쓰이는 외래어나 한자어만 일부 싣다 보니 분량이 적었던 거죠. 미처 두음 법칙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독자분들이 설명을 듣고는 안심하셨고 저도 놀란 가슴을 진정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편집자님이 생각하는 한글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요?
세종대왕께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죠.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내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토록 지극한 애민 정신으로 만드신 만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글자라는 점이 한글의 가장 큰 가치가 아닐까요.
『보리 국어사전』 기획시 참고한 사전
업무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여러 분야의 사전, 도감, 교과서.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정보나 수정할 곳을 표시할 때 쓰는 색색의 점착 메모지(포스트잇)와 형광펜.
김미혜 편집자의 작업 풍경
수많은 단어 중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리 국어사전에 있는 우리말 가운데서 특히 꽃샘바람, 꽃샘추위, 나비잠, 그루잠, 샛별, 다님길을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도 제주 사투리로 대접받고 있는 '미리내(은하수)'가 하루빨리 표준어로 등재되어 아름다운 우리말로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한글의 소중함을 이어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한자어나 외래어에 점점 밀려나고 있는 우리말의 가치를 알고, 이를 살려 올바르게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을 가까이 두고 수시로 찾아보는 습관을 기르면 좋을 듯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보리 국어사전 (2025년 최신판)
출판사 | 보리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한글날 100주년] "한글은 탁월한 수양 도구입니다" - '바른 말글 사전' 최진우 팀장
2026.09.29
[한글날 100주년] “우리말이 지닌 말맛을 잘 살려 다듬으려고 해요” -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 김성재 편집자
2026.09.29
[박혜진 칼럼] 우리가 밤을 무사히 건너가는 방법
2026.08.19
[오정은의 미술과 문장] 흩날리며 공존하는 파편들 | 예스24
2026.04.16
[취미 발견 프로젝트] 어린이와 함께 신나게 노는 법 | 예스24
2026.04.02
[여성의 날] 서점 직원이 추천하는 9권의 책 | 예스24
2026.03.09
오늘의, 내일의, 올해의 작가들에게 바쳐 | 예스24
2026.02.19
[인터뷰] 홍성수 “차별금지법이 지향하는 것은 평화, 안전, 그리고 공존”
2025.11.13
[이길보라 칼럼] 아기와 산모를 둘러싸고
2025.10.28
김혜지, 정성껏 문장을 고르는 사람
2022.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