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만 구독자와 함께 성장해 온 크리에이터 파뿌리. 비좁은 옥탑방에서 낡은 캠코더 하나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카메라 뒤에 감춰졌던 10년의 실패와 버팀, 우정의 시간을 처음으로 꺼내놓는다. 『우정과 허기를 버무린 우리들의 시간』의 소품과 음식, 영화에 얽힌 에피소드 속에는 화려한 성공담보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들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그들만의 해법이 담겨 있다.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지친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10년 가까이 영상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가장 느린 매체인 '글'을 택하셨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끝내 꺼내지 못하고 미뤄두었던 이야기가 있었을까요?
파뿌리(강호이, 진렬이, 노랭이): 저희가 늘 카메라 앞에서 영상으로만 인사를 드렸잖아요. 그런데 카메라의 붉은 불빛이 켜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장난기가 발동해 버려요. '어떻게 하면 더 웃길까'가 늘 먼저인 거죠. 그러다 보니 ‘뿌독이’(파뿌리 구독자)들에게 조금 더 깊고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도, 저희 채널 색깔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계속 미뤄왔던 것 같아요.
이번 책은 그렇게 미뤄뒀던 이야기를 처음 꺼내놓은 자리입니다. 글은 표정이나 말투로 얼버무릴 수가 없더라고요. 생각을 활자 안에 함축해서 담아내야 하니까 저희도 몰랐던 진솔한 마음이 튀어나왔어요. 무엇보다 초등학생 때부터 저희 영상을 보던 친구들이 어느덧 군대에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하는 걸 보면서, 딱 지금 시점에 이 이야기를 남겨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이 『우정과 허기를 버무린 우리들의 시간』입니다. 우정과 허기, 언뜻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나란히 놓으셨어요. 책에는 치킨 한 마리를 두고 셋이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세 분에게 '같이 먹는 일'은 어떤 의미였나요?
파뿌리(강호이, 진렬이, 노랭이): 제목에 '허기'가 들어간 건, 저희 셋이 함께한 시간의 절반쯤이 뭔가를 같이 먹던 시간이었기 때문이에요. 옥탑방 시절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폐기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많았고, 5,000원 넘는 지출은 감히 엄두도 못 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가 힘들게 기억되지 않아요. 옆에서 같이 웃고 울어줄 친구들이 있으니까 힘듦이 아니라 유쾌한 에피소드가 되더라고요. 지금도 저희는 주말이면 거실에 모여 치킨 한 마리를 놓고 여전히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이제 두 마리도 시킬 수 있는 어른이 됐는데도요.
성격도 취향도 꽤 다른 세 사람이 20년 가까이 함께했습니다. 책에는 의견 다툼이나 서운했던 순간도 솔직하게 담겨 있는데요, 그럼에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은 '파뿌리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강호이: 저희는 평소에 진지한 분위기를 잘 안 만들어요. 대신 정말 힘들 때는 술 한 방울 안 마시는 제가 먼저 '오늘 한잔할래?' 하고 말을 겁니다. 그 한마디면 나머지는 알아서 모여요.
진렬이: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와 꾸준히 시간을 보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해요. 엄청난 성공보다, 편하게 모여서 치킨 뜯을 친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훨씬 든든합니다.
노랭이: 저는 말수가 적은 편이라 주로 듣는 쪽이에요. 예전엔 촬영 구도 하나에도 제 생각이 맞다고 고집했는데, 지금은 섣불리 말을 얹기보다 끝까지 들어주려고 합니다. 그게 제 방식이에요.
'부끄러운 흑역사들이 쌓여야 비로소 당신만의 단단한 근육이 만들어진다'는 문장이 책 속에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디어 수첩에 별표 다섯 개를 쳐두고 자신만만하게 올렸다가 조용히 삭제한 영상들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쓰면서 '이것까지 공개해도 되나' 망설였던 이야기는 없었는지, 그리고 지금도 조회수나 평가 때문에 흔들릴 때 각자 무엇으로 다시 일어서는지 궁금합니다.
강호이: 저는 아이디어 수첩이 여러 권 있는데, 지금 다시 펼쳐보면 딱 한 가지 생각만 들어요. '아, 써먹을 게 하나도 없네.' 별표 다섯 개를 쳐놓고 '오성급 필살기'라며 혼자 웃다가 침까지 흘렸던 기획들이 대부분 철저하게 망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책에 넣는 게 솔직히 망설여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한 번의 성과를 얻기 위해 서른 번의 시행착오는 기꺼이 지불하기로요. 사실 지금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어제 올린 영상의 조회수부터 확인합니다. 매일 기습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에요. 숫자가 안 나오면 새로고침을 반복하고, 잘 나와도 '다음엔 이만큼 안 나오면 어쩌지' 하며 불안하고요. 어느 순간 숫자의 노예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타인의 성적표가 아니라 제 기준을 보려고 애씁니다. 결국 제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건 저 자신뿐이니까요.
진렬이: 저는 몇 해 전 크게 번아웃이 왔어요. 남들은 다 뛰어가는데 저만 멈춰 선 것 같았죠. 그런데 그 멈춤은 실패가 아니라 더 멀리 가기 위한 흐름의 일부더라고요. 순위가 정해진 레이스가 아니라 길게 보고 걷는 등산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노랭이: 저는 크게 흔들리는 편은 아니지만, 대신 두 사람이 흔들릴 때 옆에 있으려고 합니다. 진짜 힘들 때는 정답을 말해주는 사람보다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더라고요.
한 가지 소재를 두고 세 사람이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하는 것도 이 책의 재미입니다. 서로가 쓴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 '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새롭게 발견한 서로의 모습이 있었나요?
강호이: 노랭이가 원래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걸 쑥스러워하거든요. 그런데 원고를 읽고 '아, 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말이야?' 싶었어요. 생각보다 저희를 훨씬 많이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노랭이: …네, 뭐. 제 인생에서 버릴 수 없는 아주 큰 축을 담당하고 있죠. (웃음) 저는 반대로 강호이가 초창기에 혼자 기획을 도맡으면서 그렇게 막막해했는지 글을 보고 새삼 알았어요.
진렬이: 저는 강호이가 작년에 그렇게 많이 울었다는 걸 이 책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늘 텐션이 높은 친구라 상상이 잘 안됐거든요. 확실히 책을 쓰면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책의 한 챕터는 영화 이야기입니다. 〈어바웃 타임〉부터 〈곤지암〉, 〈해리 포터〉까지 장르도 취향도 제각각인데, 공교롭게도 세 분 모두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서로의 이야기로 돌아오시더라고요. 지금의 파뿌리를 가장 잘 설명하는 영화 한 편을 각자 고른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강호이: 저는 애니메이션 〈100M.〉이요.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멤버들이었어요. 저희가 오랜 친구이면서 동시에 동업자잖아요. 흔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동업은 피하라고 하는데, 저희는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준 덕분에 10년 가까이 함께 일할 수 있었거든요. 사실 저희 멤버들은 겉으로 보이는 유쾌함과 달리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에요. 한창 내달리고 있으면서도 늘 불안해하죠. 그래서 언젠가 이 영화를 다 같이 보면서 그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진렬이: 저는 좀 다른 결인데, 〈곤지암〉입니다. 공포영화지만 저한테는 유독 남 얘기 같지가 않았어요. 주인공들이 조회수를 올리려고 위험한 곳으로 서슴없이 들어가잖아요. 그 장면에서 구독자가 많지 않던 저희 초창기가 겹쳐 보이더라고요. 저 역시 숫자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단역이 됐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저희는 조회수라는 괴물과 싸우는 대신, 조금 찌질하더라도 저희다운 진심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노랭이: 저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요.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를 보면 이상하게 파뿌리 삼인방이 겹쳐 보여요. 누가 누구인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웃음) 해리가 위대한 마법사가 될 수 있었던 건 타고난 재능 때문이 아니라,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도 친구들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잖아요. 저희도 완벽한 주문은 모르지만 서로를 믿고 가는 용기는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지금 옥탑방 시절의 자신들처럼 앞날이 보이지 않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는 청춘이 눈앞에 있다면, 세 사람은 각각 어떤 말을 건네고 싶으신가요?
강호이: 너무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장에 승부를 지을 필요는 없다고요. 저희도 완벽한 하나를 만들려고 끙끙대기보다, 엉망이더라도 일단 세상에 내놓고 부딪히면서 여기까지 왔거든요.
진렬이: 저는 글을 쓰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자신을 차분히 들여다보면서, 인생의 모든 해답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랭이: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계실지라도, 그동안 여러분이 쌓아온 노력이 결코 물거품이 되지 않는 찬란한 내일이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강호이: 저희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았으니, 어떤 형태로든 따뜻한 위로와 용기로 잘 전해지길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우정과 허기를 버무린 우리들의 시간
출판사 | 와이즈베리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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