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딱 두 시간만 일할게요』는 30대에 대기업을 퇴사한 뒤 프리터족이 되기로 결심한 작가가 하루 두 시간 동안의 명품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진 일을 담은 에세이다. 지금껏 작가가 만나온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두 대표와 서로를 물들이며 함께 변화해나가는 과정이 유쾌하게 전개되며, 그 이면에는 프리터족으로서의 생활에도 점차 익숙해지며 30대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사는 삶의 기쁨과 슬픔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꿈을 위해 자발적으로 프리터족이 된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는 ‘일’이 삶에서 갖는 의미, 즉 노동의 가치를 고민하는 모든 현대인과 ‘회사 밖에 두고 온 꿈’을 간직한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끔 해줄 것이다.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종합 부문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1만 4,000여 편이 넘는 역대 최다 응모작, 최대 경쟁률을 뚫고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사실 최근에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글 쓰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재능이 없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점점 시들해졌거든요. 애초에 브런치는 제게 스트레스 해소와 일상 기록용이었기에 딱히 구독자들의 반응이 크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땐 믿을 수 없었습니다. 겨우 믿게 된 뒤에도 설레발치고 싶지 않았고요. 공모전 등에서도 마지막에 가서 낙방하거나 시작 직전에 계약이 결렬되는 일을 여러 번 겪었던 터라 끝의 끝까지 의심을 놓지 못했습니다. 출판사와 출간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도 메일이 조금만 뜸해지면 혹시 다시 고꾸라진 건 아닐까, 하고 혼자 불안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책이 세상에 나오다니 신기하고 벅찹니다. 퇴고를 한 뒤에야 수상했다는 사실이 실감 났어요. 그러고는 ‘나도 많은 사람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그런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구나’ 하며 다시 희망이 생겼습니다. 빼어난 응모작들 사이에서 비루한 제 글을 발견해주신 자기만의 방 편집부, 특히 김정민 편집자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수상에 제 운을 몽땅 써버린 것은 아니기를, 그래서 앞으로도 꿋꿋이 글로 밥벌이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기업 5년 차에 돌연 퇴사를 하고 프리터족이 되기로 결심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두려움이나 막막함은 없었는지, 재취업을 고려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만 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되신 건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명확하게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었습니다. 저는 드라마 대본 작가를 오랫동안 꿈꿨거든요. 사실 글쓰기를 연마하는 일은 회사를 다니며 남는 시간에 하는 게 정석이긴 합니다. 보통 하고 싶은 일의 수입이 회사 연봉과 엇비슷해졌을 때 퇴사를 권하더라고요. 저는 뚜렷한 성취도 없었고 당연히 글을 써서 벌어들인 수입 또한 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당시 건강이 바닥을 치고 있었어요. 입사하며 알약 개수가 하나둘 늘었고, 이리저리 병원을 옮겨 다니느라 글을 쓸 수 있는 ‘남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꿈을 위해 프리터족이 되기를 선택하기에 앞서 건강 탓에 프리터족이 된 것 같아요. 당장 건강을 되찾는 게 급했으니 퇴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도 크게는 없었습니다.
퇴사 이후에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하셨는데, 특히 명품 포장 아르바이트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대표님 두 분이 너무 흥미로워서요. 제가 여태 마주친 적 없는, 픽션으로 친다면 굉장히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습니다. 논픽션에서는 황당하고 난처한 상황이 자주 벌어지긴 했지만요.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어난 일들로 드라마 대본 기획안을 작성한 적도 있는데요. 있는 그대로 적었는데도 기획안을 본 이전 회사 선배들이 “대표님들에 대한 내용은 좀 과장한 거지? 지어낸 거 정말 없어?”라고 묻더라고요. 물론 포장이 제 적성에 꼭 맞는 매력적인 작업이어서 글로 남기고 싶기도 했습니다.
책에는 프리터족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여러 감정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어요. 특히 경조사에 참석했을 때나 친구와의 만남에서 경제적인 차이를 느낄 때 나도 모르게 위축된 경험, 심지어는 TPO에 관해서도요. 직장인일 때와 가장 크게 느낀 달라진 점은 어떤 걸까요?
회사에 다닐 때 뜬금없이 어머니를 이대역으로 부른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딤섬 맛집이 있어서’라고 말했지만 사실 깜짝으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신승훈 콘서트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이런 소소한 이벤트뿐 아니라 부모님 생신이나 어버이날 근사한 음식점에 모시고 갈 때면 괜히 스스로가 대견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해 아쉽고 속상합니다. 소비 금액을 쪼개고 쪼개 계획을 세우다보면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한테도 점점 쪼잔해져요. 방금 생각해보니 신승훈 콘서트의 맨 뒷좌석 티켓을 한 장 사는 비용으로 약 8년 동안 알뜰폰 요금을 충당할 수 있네요? 이런 쓸데없는 계산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자각할 때 ‘현타’가 오고 직장인과 프리터족의 간극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괜히 신파로 빠질까 봐 책에는 주로 친구들과의 격차를 다뤘는데요. 친구들을 만날 때는 육아 이야기가 주가 되어 자주 소외감을 느끼지만…… 생각해보면 퇴사 전에도 평균의 삶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나름 견딜 만합니다.
책의 초반부에 ‘나는 글을 쓰기 위해 퇴사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앞으로 쓰고 싶은 글은 어떤 것인가요?
드라마나 영화의 대본을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막연한 꿈의 종착지에는 늘 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유명하지 않으니 출간해 줄 곳이 없겠다 싶어 후순위로 미뤄둔 건데 이런 행운이 일어나 궁극적인 목표가 이뤄졌네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합니다. 순서는 바뀌었지만 앞으로 대본을 쓰는 일에는 계속해서 도전할 것 같아요. 자전적인 글을 쓸 때 느끼는 평안함과는 또 다른 해방감이 있거든요. ‘글을 쓰는 사람은 쪽팔림을 감수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낯이 두꺼워진 것 같으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뭐든 써보고 싶기도 합니다.
치열하게 ‘취준’한 끝에 대기업의 여러 부서에서 일하셨고, 이후 다양한 환경의 아르바이트도 경험하셨어요. 현재 작가님에게 일과 노동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노동’이 ‘노동’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목적보다는 수단을 중시합니다. 여기서 결과와 목적은 간단히 ‘돈’, 그리고 과정과 수단은 ‘일’일 텐데 저의 경우 ‘일’ 뒤에 ‘즐거움’과 ‘건강’을 붙였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보상이 큰 것보다는 몸이 멀쩡하고 마음이 즐거워야 오래 일할 수 있더라고요. 아르바이트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적성에 쏙 맞는 일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제가 했던 포장 아르바이트가 딱 그랬고요. 누군가는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닳는다고 부정적으로 보던데 저는 반대예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 흥미가 반감되더라도 인생 긴데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보자, 하는 쪽입니다. 그래야 ‘노동’이 ‘노동’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프리터족으로 살고 싶은 2030 청년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프리터족으로 살고 있는 이들, 혹은 프리터족이 되기 위해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을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터족이 되려는 분들에게 주제넘게 묻자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돈 때문에 서럽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저는 자주 서러웠거든요. 먼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하고요. 대단한 이유가 없어도 만족스러운 프리터족이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적 제도가 충분치 않잖아요. 보장된 미래가 있지 않은 이상 늘 불안과 싸워야 합니다.
사실 프리터족이 되는 건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고용 불안과 취업난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대부분이죠. 저도 입사 전 공백 기간이 꽤 길었기에 그 마음이 일면 이해가 갑니다. 여러 차례 취업에 실패할 때 ‘에라이 다 몰라. 포기다’ 하고 싶은 절망스러운 마음이요. 그럴 때는 저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잠시 쉬어가도 괜찮지 않을까요? 공백기가 걱정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프리터족이 될까 고민할 정도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잖아요. 천천히 숨 고르고 마음을 재건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의외의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이미 프리터족으로 살고 계신 분들에겐 함께 힘내보자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수차례 고심 끝에 ‘프리터족이 된 나’를 만끽하고 계셨으면 해요. 다시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있잖아요. 번복은 어렵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딱 두 시간만 일할게요
출판사 | 휴머니스트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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