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드러기, 참지 마세요』는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최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집필한 국내 최초 두드러기 대중 교양서입니다. 두드러기의 원인과 치료, 생활 관리까지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쉽고 정확하게 답합니다.
국내 최초 두드러기 대중 교양서를 집필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동훈 진료실에서 같은 장면을 너무 자주 봅니다. 몇 년째 두드러기로 고생하다 지쳐서, "그냥 두드러기래요"라는 말만 듣고 돌아온 분들입니다. 인터넷에 정보는 넘치지만 믿을 만한 것을 가려내기는 어렵고, 정작 책 한 권으로 정리된 안내는 없었습니다. 그사이 많은 분이 필요 없는 음식 제한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효과가 분명한 치료는 받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지난 십수 년간 두드러기 치료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저는 그 변화를 진료실과 연구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습니다. 의학이 알고 있는 것과 환자분들이 믿고 있는 것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싶었습니다. 알레르기면역내과의 강혜련 교수님과 함께 쓴 것도 그래서입니다. 두드러기는 피부과와 알레르기면역내과가 함께 봐야 온전히 보이는 병이라, 두 과의 시선을 한 권에 담고 싶었습니다.
강혜련 알레르기 분야 대학병원 교수로 20여 년 재직해오면서, 최근 두드러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만성 두드러기’로 수년간 고생하고 계신 환자분들께 진료실에서 충분히 궁금증을 풀어드리지 못해서 마음 한 켠에 늘 미뤄둔 숙제처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병원 피부과와 알레르기내과가 국내 최초로 두드러기 및 혈관부종 우수센터 통합 인증을 받게 되면서 피부과 이동훈 교수님과 의기투합하여 우리나라 두드러기 환자분들의 삶의 질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진료과목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동훈 피부는 몸에서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 장기입니다. 그리고 몸과 바깥세상이 만나는 경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경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늘 마음이 끌렸습니다. 피부는 표면이 아니라, 면역과 신경이 촘촘히 얽혀 있는 정교한 기관입니다. 마음이 힘들면 피부가 먼저 신호를 보내고, 몸속 어딘가에 문제가 생기면 피부에 흔적이 남습니다.
피부과를 흔히 겉을 다루는 과라고만 생각하시지만, 저에게는 몸 전체를 읽어 내는 창에 가깝습니다. 눈에 보이니 환자분과 함께 좋아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보람입니다. 지금도 저는 피부와 뇌가 어떻게 대화하는지, 피부가 어떻게 나이 드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길을 택할 때 느꼈던 호기심이 아직 그대로입니다.
강혜련 저는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증상을 보고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 증상이 생겼는가"라는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저를 알레르기/임상면역학으로 이끌었습니다.
알레르기학은 면역학의 한 분야입니다. 면역학을 처음 접하면 마치 복잡한 미로 속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면역시스템의 복잡함이 우리 몸의 더욱 정교하게 지켜주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미로에서 길을 찾아 나가는 것에 흥미와 보람을 느껴 알레르기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두드러기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 상식은 무엇인가요?
이동훈 "제가 무슨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두드러기가 나는 걸까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급성 두드러기라면 음식이 원인인 경우가 있지만, 6주 이상 이어지는 만성 두드러기에서 음식 알레르기가 진짜 원인인 경우는 10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몸속 면역 체계가 예민해진 것이 진짜 원인입니다.
여기에 오해가 하나 더 겹칩니다. 두드러기를 '면역력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사실은 반대입니다. 면역이 약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예민한 상태입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을 바깥에서 찾으려고 이 음식 저 음식을 끊다 보면, 특히 아이들은 영양이 부족해지고 정작 필요한 치료는 늦어집니다. 검사에서 원인이 안 나오는 것은 오히려 진단을 뒷받침하는 좋은 단서일 때가 많습니다.
강혜련 많은 분들께서 두드러기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실제로 급성 두드러기의 경우 음식물이나 약물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는 만성 두드러기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면역계의 사춘기라고 설명드리곤 하는데, 이것은 면역계 내부의 질서가 잠시 혼란을 겪는 것으로 단기간 약물로 완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동안 면역계를 잘 다독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만성 두드러기는 외부 요인을 찾기가 어렵고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물질을 찾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두드러기 치료는 최근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동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이제 두드러기를 참고 견디는 대신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졸음이 심한 옛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에 기대는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졸음이 적은 항히스타민제로 시작해, 부족하면 용량을 올리고, 그래도 조절이 안 되면 표적 치료로 넘어가는 단계가 정립됐습니다.
특히 오말리주맙이라는 주사가 등장하면서, 몇 년씩 고생하던 중증 환자분들이 증상에서 거의 벗어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2026년 개정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항히스타민제로 조절되지 않을 때 쓰는 표준 치료제가 오말리주맙 하나에서 셋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올해에는 주사가 아닌, 먹는 표적 치료제까지 나왔습니다. 매달 병원에 오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오면,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의미 있게 좋아집니다. 저는 이 새로운 약들의 임상시험에 직접 참여하면서 그 변화를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좋아질 수 있다"고 말씀드릴 때, 그 말에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근거가 있습니다.
강혜련 전통적인 치료법은 일단 항히스타민제를 주고, 반응이 없으면 용량을 올리고, 그래도 없으면 다른 약을 추가하면서 경과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향은 초기부터 환자분들의 면역 특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면역글로불린(IgE)이 높은가? 자가항체가 있는가? 신체적 유발 요인이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답하면서 치료 전략을 결정합니다.
최근 생물학적 표적치료제의 등장으로 ‘맞춤형 면역 조절’이 가능해졌습니다. 오말리주맙은 IgE 경로를 억제하고, 사이클로스포린은 T세포 활성화를 차단합니다. 이것은 질병의 본질적인 면역 기전을 다루는 진정한 의미의 의학적 진보입니다.
두드러기는 평생 낫지 않는 병인가요?
이동훈 아닙니다. 이 질문에는 분명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만성 두드러기는 평생 가는 병이 아닙니다. 장기간 추적한 연구들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사라지는 분이 점점 늘어납니다. 아이들은 상당수가 몇 년 안에 자연스럽게 '졸업'하고, 어른도 대부분 결국 좋아집니다. 저는 이것을 장마에 비유하곤 합니다. 지루하고 답답하지만, 장마에도 끝은 있습니다.
물론 그 끝이 언제 올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기다리는 동안 손 놓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증상을 거의 없는 수준까지 조절할 수 있는 약이 있고, 잘 조절되면 서서히 줄여 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둘째, 진단을 받았다고 절망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성이라는 말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제대로 관리하자는 출발선입니다. 마라톤이 될 수는 있지만, 마라톤에도 결승선은 있습니다.
강혜련 면역학적으로 보면 두드러기는 "치료 가능한 면역 질환"입니다.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비만세포가 과민 반응하는 상태도, 자가항체가 높아진 상태도, 적절한 약물치료로 조절하면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진료실의 환자들 중 수년간 약을 복용하다가 면역이 ‘리셋’되어 완전히 약을 중단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물론 일부 환자는 장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평생 약을 먹는다"는 절망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용량으로 조절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언젠가 면역계가 항상성을 회복하면 약을 줄여서 끊을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드러기 환자가 있으셨나요?
이동훈 비슷한 장면이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한 분을 꼽기는 어렵지만, 여러 해 동안 밤마다 가려움에 잠을 설치고, 주변에서는 "두드러기 별거 아니잖아"라는 말을 들으며 혼자 견뎌 온 분들이 있습니다.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나아지지 않아 저를 찾아올 때쯤이면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그런 분이 적절한 치료로 증상이 가라앉고 몇 주 만에 "선생님, 이제 안 생겨요"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진작 올걸 그랬어요." 저는 그 말이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그 오랜 시간을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지금 혼자 견디고 계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제대로 된 길을 찾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혜련 한 30대 여자 환자분이 생각납니다. 늘 차분하셨고, 치료 중 별다른 어려움을 토로하지 않았던 분이셨습니다. 항상 처방해드린 대로 약을 꾸준히 잘 복용하셔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분이셨는데, 3년간 약물치료를 끝으로 “이제 드디어 만성 두드러기를 졸업하셨습니다. 다음부터 오시지 않아도 됩니다.”하고 말씀드렸더니, 잠시 정적과 함께 조용히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마침내 입을 떼시면서 “그동안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수천 명의 만성 두드러기 환자분들을 진료해왔는데, 환자분들이 이렇게 괴로움을 느끼시는구나 하고 절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경험이 만성 두드러기 책을 집필에 직접적인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긴 터널 속에 계신 분들께 이 책을 통해 저희의 경험을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 이것만큼은 꼭 하면 좋다는 생활 습관이 있을까요?
이동훈 하나를 고른다면 피부를 너무 괴롭히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제가 방송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분이 피부에 좋다며 오히려 자극을 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뜨거운 물로 오래 씻고, 때를 밀고, 이것저것 바릅니다. 건강한 피부의 핵심은 바깥의 자극과 수분 손실을 막아 주는 장벽인데, 이런 습관이 그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씻은 뒤 3분 안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 이 단순한 습관 하나가 웬만한 값비싼 관리보다 낫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잘 자는 것도 피부에는 훌륭한 관리입니다. 피부와 뇌는 생각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잠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두드러기든 다른 피부 문제든 더 쉽게 고개를 듭니다. 피부를 위한 가장 좋은 일이 사실은 나를 잘 돌보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두드러기, 참지 마세요
출판사 | 시공사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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