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만나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습니다 | 예스24
좋아하는 가수의 노랫말을 이해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본어 공부가 수천 개의 광고 카피를 수집하게 만들었고, 결국 책까지 쓰게 됐습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6.24
작게
크게
공유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는 일본의 광고, 기업 슬로건, 브랜드 캠페인 속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명카피를 엄선해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인 정규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30년 넘게 광고 현장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수많은 광고를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좋아하게 된 일본 가수 마츠다 세이코를 계기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고, 이후 일본 광고 카피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일본 고서점에서 수십 년 치 광고 카피 연감을 구입해 읽고 수집했으며, 직접 번역한 카피를 SNS에 꾸준히 소개해 왔다.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일본어 명카피 필사노트』에 이어 출간된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본의 명문장들이 담겨 있다. 단순히 광고 카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문장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짧은 문장 안에 어떤 공감과 통찰이 담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쫓아온 광고인, 그리고 좋은 문장을 수집하는 사람. 정규영 작가에게 일본 광고 카피와 문장이란 어떤 의미일까.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 출간을 맞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광고인으로 일하시면서 수많은 광고를 접하셨을 텐데, 특별히 일본 광고와 명카피를 오랫동안 수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유튜브에서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의 영상을 보고 팬이 된 것이 계기였습니다. 덕질을 위해 일본어를 다시 공부했고, 그냥 지나쳤던 일본 광고 카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메모와 온라인 수집의 한계를 느끼고 TCC(도쿄 카피라이터즈 클럽) 카피연감과 원서를 탐독했으며, 현재 30여 권의 카피 관련 서적과 50여 년 치 카피연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51세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해 책까지 출간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좋아하는 마음'은 작가님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았나요? 

집필이나 퍼스널 브랜딩을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오래 못 했을 겁니다. 그저 좋은 카피를 발견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즐거웠을 뿐입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간 결과로 여러 책을 출간하고 강연을 다니게 됐습니다. 물론 마츠다 세이코를 우연히 보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책을 읽어보면 ‘작가님은 아카이빙에 진심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새로운 자료를 찾아 헤매곤 합니다. 작가님만의 레퍼런스 탐색법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창작을 하는 많은 분들이 레퍼런스 아카이빙을 '써먹을 아이디어를 저축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적용할 사례를 축적하는 것보다 축적의 기록과 과정에 더 주목합니다. 수많은 참조 사례를 모으면서 기록을 남기면 아이디어의 패턴을 익히게 되고, 자신을 한 번씩 통과한 데이터들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확장됩니다. 이제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내는 것은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합니다. 당장 써먹을 자료만 찾는다면 나만의 아카이빙은 필요 없겠죠. 그러나 나만의 관점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면 자신만의 기록을 동반한 레퍼런스 아카이빙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일본 광고 카피를 번역할 때 가장 어려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단어는 옮길 수 있지만 감정은 옮기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일본어 원문이 가진 울림을 한국어로 전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의역으로 한국어 카피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과 일본어 원문의 말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충돌할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조사 하나, 시제 표현 하나를 놓고 일주일씩 고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편집자와 원어민 감수자의 의견을 반영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 명카피를 번역해서 올리고 있는 저자 인스타(@qy.jung)


 책에 수록된 200개의 카피 중에서 특히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 카피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평범한 하루인 척 하며, 인생의 전환점은 찾아온다'는 카피입니다. 인생의 큰 기회는 대놓고 찾아오기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불현듯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기회를 전환점으로 만드는 것은 순발력이 아니라, 그때까지 축적해온 시간들입니다.

 

머리말에서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시선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수록된 카피 중 작가님 자신의 생각과 가장 달랐던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이와나미 문고의 카피, '내 인생은 나 이외의 인생으로 만들어진다'입니다. '내 인생'과 '나 이외의 인생'이라는 구도를 통해 변증법적으로 독서를 통한 성장을 표현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일본 카피에 담긴 다양한 관점을 만나는 것은, 오랜 생각의 틀을 벗어나 다른 발상법을 경험하는 기회가 됩니다.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은 광고인이나 카피라이터뿐 아니라, 일반 독자분들도 많이 읽어보고 공감해주시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고른 카피들이 대부분 TCC 카피연감에 수록된 것들인데요. 등재 작품들의 특징이 생활속의 발견과 공감을 담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짧은 문장에 일상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응원이 담겨 있어, 광고 카피를 넘어 하나의 좋은 문장으로 읽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위로를 받았다거나 용기를 얻었다는 DM을 종종 받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0의 댓글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정규영> 편저/<오가타 요시히로> 감수

출판사 | 길벗이지톡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

<정규영> 저/<후지이 와카나> 감수

출판사 | 길벗이지톡

일본어 명카피 필사 노트

<정규영> 저/<김수경> 감수

출판사 | 길벗이지톡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