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학예사와 관람객을 사로잡은 ‘애착 유물’ | 예스24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사와 관람객이 꼽은 100가지 유물 이야기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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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우리를 숨 쉬게 하고,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게 하는 숨구멍이다. 더 나은 것, 새것을 외치는 시대에 옛 물건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민합작으로 『유물멍』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았다. 표지 유물로는 영감의 물방울이 되어줄 선비의 친구 ‘연적’이 실렸다. 소담한 두 개의 집 연적을 보고 관람객은 어떻게 ‘어릴 적 보물 상자’를 떠올렸을까? 

 

애착과 수집은 우리 모두의 마음결이다. 누군가 모으고 소중히 아꼈던 것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사와 관람객이 꼽은 100가지 유물 이야기 『유물멍: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을 만든 국립중앙박물관 김미소 학예연구관, 더베이스 정소연 편집장, 이승민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애착’하면 ‘애착 인형’이 떠오르는데, 이번 유물멍은 ‘애착 유물 편’입니다. 조합이 재밌는데 어떤 뒷이야기가 있을까요? 

김미소 이번 책은 수집가들이 모으고 박물관에 기증한 기증 유물 100여 점을 모았습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이홍근 선생님, “연적쟁이”라고 불리신 박병래 선생님, 서양화가 김종학 선생님 등 많은 분들이 아끼고 사랑한 매력적인 물건들을 한데 모았고요. 아이들이 애착 이불이 없으면 잠을 못 자는 것처럼, 그 정도로 가까이 두고 애호했다는 의미를 담아 애착 유물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유물을 ‘옛 물건’으로 보니 정말 친근하게 느껴지는데요. 우리가 옛 물건에 빠지는 이유를 뭐라고 보세요? 

이승민 사람의 삶에 닿아 있어서, 라고 생각해요. 들여다보면 ‘이렇게 살았겠구나’ 하고 옛사람의 삶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니까요. 원고 작업을 하면서도 ‘늦은 저녁, 누군가를 내내 기다린 소반’이라는 글귀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긁히고 닳은 흔적 속에서 그 뒤의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시선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요.

 

100명이나 되는 참 많은 분들이 참여했는데요. 어떤 과정으로 원고가 모였나요? 

김미소 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나의 취향 저격 유물> 이라는 공모전을 개최했어요. 이를 통해 60편의 원고를 모았고요. 나머지는 큐레이터와 경비원, 고객지원팀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양한 분들, 또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분들은 따로 연락하여 원고를 받았습니다. 모두들 기분 좋게 참여해 주셨어요. 각자가 좋아하는 유물을 정해 글을 쓰다 보니 겹치는 유물도 있어 몇 분께는 양해를 구하고 새로 원고를 받았습니다. 

책 속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물을 딱 1개만 꼽자면? 

김미소 132쪽 서안입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책을 읽거나 쓰는 데 사용한 작은 책상인데요. 서양화가 김종학 선생님이 수집한 목가구들은 단순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례와 형태만으로 하나의 건축물과 같은 모던함을 보여주는데요. 어릴 때 아버지가 가구점을 하시며 직접 가구를 만들어서 파셨는데, 아버지가 만들던 가구가 꼭 그랬습니다. 단정하고 심플했죠. 군더더기 없이 사용자의 쓰임에 맞는 가구를 만드셨는데 그 기억이 남아서 목가구가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정소연 좌우 대칭이 크게 틀어진 백자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142쪽 백자 청화 난초 항아리). 실제로 『유물멍』 편집을 하다가 마음이 이끌려서 삐뚜름한 디자인 청화 백자를 하나 구입해 곁에 두고 있습니다.

 

이승민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웃음) 110쪽 모란 구름무늬 항아리를 꼽겠습니다. 고조할아버지께서 할머니가 어릴 적 항아리에 담긴 고등어 간유를 매일 먹게 했다는 내용이 재밌더라고요. 저도 어릴 적 할머니께 예쁨을 많이 받았는데, 할머니께서 늘 쓰시는 물건이 뭘까 떠올려보게 되네요.

 

기증자의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 유물을 아끼고 모은 마음이 느껴져서 신선하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프롤로그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정소연 프롤로그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증 업무를 오래 해오신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님이 써주셨습니다. “눈에 들어서, 마음에 들어서” 유물을 모으는 수집가들을 옆에서 오래 지켜보신 분인데요. 박물관 분들은 유물을 흔히 “아이”라고 부른다는 점도 기억에 남아요. “이 아이가 우리에게 왔다”, 이런 식이죠. 

 

좋아하는 물건을 모으는 건 너무 자연스러워 보여요. 수많은 대상 중에 마음이 가고 애착이 가는 것은 그 유물이 내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스럽기 때문 아닐까요? 누군가 아끼던 물건을 수집가가 알아보고, 그걸 박물관에 내어주고, 우리가 다시 그 유물을 마음에 담는 조용한 연결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어떤 이들은 귀여워서, 다른 사람들은 담백해서 좋아했다는 사연이 흥미로웠습니다. 유물이 사람을 닮았나 싶었고요. 

이승민 제가 주변에 많이 이야기한 것이 ‘관람객들이 이렇게 깨진 기왓장을 좋아하는지 몰랐다’는 점이에요. 화려한 국보와 보물을 두고 형체도 온전하게 남지 않은 것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기 때문일 거예요. 이런 마음들을 어떤 기준으로 묶어서 목차로 구성할 것인가 고민하기도 했지요.

 

독자이자 박물관 관람객에게 이 책을 즐기는 방법으로 한마디 한다면? 

김미소 그냥 쉬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어떻게 보고 읽어야 한다는 정답이 없어요. 눈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툭 펼쳐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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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