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앞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 예스24
내가 지금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꼭 엄청나게 좋지 않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를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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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일을 찾아서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직업으로 삼을 정도의 재능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면 어떨까요? 『파란 파란』은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인 열아홉을 지나는 모파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첫 장편소설 『파란 파란』을 통해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유지현 작가님을 서면 인터뷰로 만나 보았습니다. 

『파란 파란』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 일상의 변화가 있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사실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읽고, 쓰고, 고민하면서 지냅니다. 다만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이전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 같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더라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되었어요.


『파란 파란』에는 모파, 우주, 수림, 유일, 유이, 운하, 혜도 등 개성이 뚜렷한 청소년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혹시 이 중 특별히 애정하는 인물, 혹은 마음이 쓰이는 인물이 있나요? 

각 인물을 만들 때 명확한 특징을 만들어 주려고 했습니다. ‘이 인물을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하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고요.

 

쓰면서 즐거웠던 건 유일과 유이가 나올 때였고, 수림과 혜도는 처음부터 역할이 확실히 있었어요. 세세한 서술이나 장면 분배를 생각하면서 원래 없었던 ‘수림의 시선’을 추가로 쓰게 되기도 했지만, 인물이 가진 큰 맥락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구상할 때부터 변화가 없을 것 같았던 운하가 의외로 퇴고 후반에 큰 수정을 통해서 가치관을 확립했고, 우주는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었는데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에게 이야기를 붙여 주었다 보니 전반적으로 마음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한 명만 고른다면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사건 사고를 함께한 모파가 아닐까 싶어요. 초고를 시작할 때는 ‘얘가 왜 이럴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책 한 권 분량의 이야기를 통과하고 나니 모파와 더욱 가까워진 기분이 듭니다.

 

이 작품은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열아홉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입시와 진로에 관해 고민한 경험이 있으신지요? 어떻게 이렇게 생생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는지 경험담 혹은 취재담을 나누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급히 진로를 선택한 학생이었어요. 별생각 없이 학교 가라니까 가고, 학교에서 뭐 한다고 하면 참여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라니 막막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쓰는 일에도 관심이 있었으니 문예창작과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학교는 실기 시험이 필수였는데, 그때 실기 준비를 하면서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 창작 실기는 점수가 나오는 분야가 아니라서 더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에 입시 과외를 조금 하면서 지냈어요. 저보다 한참 어린 학생들이 예전의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몇 년이 지났는데도 제가 하던 말을 똑같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난데없이 생각했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조상님도 이 나이에 비슷한 고민을 했겠지? 조선 시대에도, 그보다 먼 옛날에도 삶을 어떻게 꾸려 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럼 앞으로도 각자의 고민은 무한히 반복되지 않을까?’ 하고요.

운이 좋게도 다른 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만날 기회도 있었고, 마침 사촌 동생이 입시 중이어서 직간접적으로 참고가 많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학생들을 만나 본 덕분에 저도 저의 청소년기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고마운 마음입니다.

 

집필하면서 혹시 가장 고민되었거나, 막히는 지점이 있었을까요? 처음부터 결말을 정해 두고 쓰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시놉시스를 여러 번 고친 뒤 작업을 시작하는 편이긴 하지만, 본문을 쓰다 보면 생각하던 것과는 흐름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인물이 제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든지, 사건과 인물 설정이 딱 붙지 않는 것 같다든지……. 그중에서도 처음으로 던진 사건이 생각보다 주인공을 추동하지 못하는 것 같을 때가 가장 막막합니다. 『파란 파란』도 첫 장면이 대여섯 번은 바뀌었고, 처음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도 여러 번 바꿨습니다.

 

결말이나 이야기의 방향은 시놉시스를 짜는 과정에서 정해 둡니다. 인물이 아무리 먼 곳까지 나아가더라도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면 길을 헤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좋은 결말이 무엇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며 씁니다.

 

작가님이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이유도 함께 이야기해 주세요. 

역시 마지막 장에서 심해수영 경기를 치르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부터 그 장면을 향해 달렸고, 그곳에 당도하기까지 저도 모파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니까요. 앞에서 쌓아 놓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후반은 비교적 수월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모파가 레인을 완주했을 때 저도 ‘드디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건 큰 스포일러라서 이유를 세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혜도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줘.’라는 대사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기계와 인간의 감정에 대한 고찰은 앞으로도 더 해 보고 싶어요.

 

『파란 파란』은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소설 속 청소년들의 고민은 오늘날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낯선 세계를 배경으로 가장 현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이런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구석기 시대에도 그랬겠지? 어쩌면 미래에도 청소년들은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몰라.’ 하고 시작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민의 결은 결국 현재와 맞닿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아무리 낯선 공간과 시간을 살아가는 인물이어도 공감되는 고민거리를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분들과 연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어쩌면 사회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서 직업이나 진로 고민이 필요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회에서도 누군가 한 명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은 어느 세대에서든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모파와 수림, 친구들은 겨울방학에 초지시에서 다시 만나게 될까요? 모파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길 바라는지 말씀해 주세요. 

다들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초지시에서 만나게 될 거예요. 초지시는 모파가 살아오던 환경과도 많이 다르고, 여러 새로운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곳이에요. 계속해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모파였지만 이후로는 자신의 현재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지금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꼭 엄청나게 좋지 않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를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저는 직업 하나가 마음에 딱 들어차서 매일 마음이 충만해지거나 성취감을 느껴야만 적성에 맞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뭐가 됐든 진득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오히려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모파도 그렇지만 수림에게도 필요한 말일 것 같네요. 앞으로 모파가 어떤 길을 찾아가게 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습니다. 모파의 삶에 무엇이 찾아올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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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