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로운 우리의 비건 식탁에 놀러 오세요』는 비건 라이프 4년 차, 은영 작가의 즐겁고 평화롭고 맛있는 비건 생활을 담은 책입니다. 비건이 되고 나서 겪게 된 갈등과 고민도 많지만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되는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더불어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집밥 비건 레시피를 함께 소개합니다.
비건 라이프와 레시피를 정리해 책을 출간하게 된 은영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은영입니다. 저는 느린 시간을 사랑합니다. 업무 시간 외에는 집 테라스의 텃밭을 돌보고, 시장에서 사 온 제철 농작물로 밥을 차리고, 산을 끼고 산책을 하며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고요한 밤 다락방에 올라가 좋아하는 시집을 읽으며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비건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린 시절에도 육류 섭취를 즐겨 하지 않았다고 원고에 나오던데, 자연스럽게 비건이 되었는지도 궁금하고요.
입맛이 까다롭고 감각이 예민하다 보니 말씀하신 대로 육류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 덕분에 비건을 실천하는 것이 수월하긴 했지만, 확실한 비건 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바로, 우유 생산 과정의 진실을 접하면서였죠. 당시 저는 N번방 사건으로 성착취물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말자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어요. 그러나 관련 담론을 읽다가 우유가 소의 성착취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성착취물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데 가담한 사람 중 하나였던 거죠. 그 이후로 여성인 저와 같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는 몸을 지닌 존재로 소를 보게 되었고, 우유는 더 이상 음식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 비건 지향의 삶은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을 끊는 것에서 시작되었어요.
여행을 즐기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비건의 정체성으로 여행하는 일은 어떤가요? 여러 나라의 비건 음식 중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발길이 닿는 대로 즐기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비건을 하게 된 후론 그 도시나 나라의 비건 식당을 다 꿰고 있어야 해서 예전처럼 마냥 방랑하는 여행을 할 순 없게 되었어요. 삼시 세끼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서요.(웃음) 그렇지만 비건으로 살며 또 다른 즐거움이 생겼는데요, 맛있는 비건 식당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다니는 겁니다. 그렇게 알게 된 저만의 보물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해요.
그리스의 낙소스 섬에 있는 비건 옵션이 갖춰진 식당 <Mpakalógatos>이에요. 거기서 그릭 샐러드와 그리스식 매콤한 페타 치즈 요리 부이우르디(Buyiurdi)를 비건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그날 일기에 주방장을 납치하고 싶다고 썼거든요. 하하. 장난인 거 아시죠? 다 먹은 그릇을 치울 때마다 식당 주인에게 너무 맛있다고 자동응답기처럼 말했더니, 디저트를 서비스로 내어주셨어요. 그 식당 하나만을 위해 낙소스를 다시 가고 싶을 정도예요.

여행할 때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비건의 정체성으로 사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제일 힘들었던 점은 어떤 건가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받는 질문이 힘들어요. 외국에서 여행할 때는 제가 비건이라는 이유로 질문 세례를 받는 일이 없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선 꼭 한마디씩 해요. 비건을 처음 봤다는 호기심으로 가장한 날 선 시선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초면에도 왜 비건을 하느냐,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 아이를 낳아도 비건을 권할 것이냐, (고기를 가리키며) 먹고 싶을 텐데 참느라 애쓴다, 존중은 하지만 내게 강요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제 행실을 단속하고 육식을 정상의 기준으로 삼는 치우친 질문과 말로 저를 난처하게 하거든요. 아마 이것은 비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소수의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의 공통된 고충인 듯합니다. 소수는 언제나 다수에게 자신을 설명해야 하니까요.
그런 이유로 비건이 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어울리는 걸 즐기는 저는 한동안 새로 알게 된 사람과의 식사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대신 집으로 돌아와 안전한 제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상처를 보듬고 외로움을 달래는 저만의 의식이 바로 요리입니다.
은영 작가님이 뽑는, 내가 만들어도 너무 맛있는 비건 요리를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캐슈넛 크림 소스입니다. 비건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만들어본 것이 바로 유제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캐슈넛 크림 소스예요. 캐슈넛을 충분히 불린 후, 믹서에 물과 소금을 조금 넣고 갈기만 하면 만들 수 있어서 무척 쉬워요. 이 소스로 파스타나 리소토를 만들어도 되고, 바게트나 캄파뉴에 스프레드처럼 바르고 올리브유를 추가로 둘러서 먹어도 되고, 떡국을 끓일 때도 활용할 수도 있어요. 외식할 때 비건 크림 소스 메뉴를 잘 먹지 않는데 그 이유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캐슈넛 크림 소스 파스타가 더 맛있을 때가 많아서랍니다.(웃음)

비건 라이프를 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새롭게 맺게 된 의외의 관계들이 있다면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새롭게 맺게 된 관계들도 많지만, 비건을 하면서 잊고 지냈던 친구를 다시 만난 일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되어, 그곳을 떠난 지 꽤 오래되었어요. 비건이 된 후 오랜만에 전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고 찾아간 비건 옵션 식당에서 초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 지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식사를 하러 간 식당 “빛의 안부” 사장님이 바로 지혜였던 거예요.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며 유기견 봉사 활동도 하는 지혜와 그간 못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비건하길 참 잘했다고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멋진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비건 라이프는 어려울 거 같아, 맛없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더불어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히면 좋겠는지 작가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비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 너무나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비건은 비건으로 충분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비건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맛이 많다는 걸 전하고 있어요. 책을 읽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히 해보시길 바라요. 한 달에 한 끼, 일주일에 한 끼, 하루에 한 끼…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습관처럼 어느새 별거 아닌 일이 되어 있을 거예요. 제가 멀리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이 책을 읽는 당신을 평화로운 비건 식탁에 초대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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