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예스24 젊은 작가
[젊은 작가 특집] 위수정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몸속에 깊이 박혀 있어요” | 예스24
4월에는 일곱 작가와 함께 끝없는 이야기 속으로. 위수정 작가의 작업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글: 채널예스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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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젊은 작가 특집

예스24는 매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를 찾습니다. 올해는 3월부터 5월까지 젊은 작가 특집으로 총 16인의 작가를 만난 뒤 6월 15일부터 본 투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4월에는 소설가 7인과 함께 이야기의 숲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 김승범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은 소설의 첫 문장을 소개해 주세요.

“나는 진과 함께 먼 곳으로, 아주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소설집 『우리에게 없는 밤』에 수록된 단편 소설 「집」의 첫 문장입니다. 이 소설 안의 인물들은 여러 나라를 떠도는데요, 집이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않)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은 제 몸속 어딘가에도 항상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작은 장기처럼. 소설을 읽거나 쓰는 마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해서 골라 보았습니다. 

 

아직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소설 속 인물이 있으신가요?

소설이 발표되면 당분간은 작품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너무 많이 들여다봐서 피로감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떠나보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인물도……. 때때로 문득,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잊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최근에는 코요라는 인물이 그렇습니다.  

 

인물 이름이나 성격은 어떻게 창작하시나요?
이름은 최대한 의미를 두지 않는 선에서 심심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냥 자연스럽고 무의미한 이름이 제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져서요. 처음 소설을 쓸 땐 여자 주인공 이름은 모두 ‘선영’으로 남성 주인공 이름은 모두 ‘진욱’으로 통일해야지 생각했던 적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어도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이름이라는 건 의지와 무관하게 부여받게 되는 거라서, 이름으로 인물을 의미화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물론 추후에 스스로 이름을 바꾼 경우는 제외입니다만) 반면, 성격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소설을 쓰기 전에 인물에 관해 많이 생각해요.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의 성향, 취향, 상처 등등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떠올려 봅니다. 그들이 제 옆에 앉아서 자신들에 대해 쓰는 글을 보고 있다고 상상하기도 하면서. 쓰는 동안은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기분으로요. 

 

최근 일상에서 ‘문학적이다’라고 생각한 장면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예전에 밤이 깊어지면 종종 작은 테라스에 나가 창을 열고 밤공기를 마시고는 했어요. 창을 열면 바로 맞은편에 또 다른 빌라가 보이는데 제가 창을 열면 마치 저의 움직임에 반응한 것처럼 그쪽 빌라 복도에 불이 깜빡 켜지곤 했어요. 거의 매번. 계단으로 올라가는 곳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불이 켜지면 그 빈 공간이 보이는데 항상 아무도 없었죠. 처음에는 오싹했는데 나중에는 적응이 되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밤에 여느 때처럼 테라스 창을 열었는데, 그날도 건너편 빌라 복도에 불이 들어왔죠. 그런데 거기에 검은 우산 하나가 기대어 있는 게 보였어요. 그 장면이 나중에 「몸과 빛」이라는 작품의 첫 장면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밤중에 테라스에 잘 나가지 않는데, 왜 아무도 없는 곳에 불이 들어왔는지… 정말 이상하죠?   

 

주로 어디서 글을 쓰시나요?

저는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합니다. 작은 서재에 놓인 책상 앞에 앉아 짧게 작업하고, 거실로 나와 소파에 눕습니다. 그렇게 쉬다가, 공상하다가, 그러다 또 총총 서재로 들어가 조금 쓰고, 읽고, 합니다. 그러다 글이 막히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작업을 하면 머리가 맑은데, 굳이 딴짓을 하며 미루고 미루다가 자기 전에 쓰는 습관을 아직도 완전히 버리지 못했습니다. 

 

작업할 때 곁에 두는 영감의 도구가 있다면?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글을 쓸 때마다 ‘도움받을 작품’을 정해서 옆에 둡니다. 쓰다가 막히거나,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숨이 나올 때 ‘도움받을 책’을 펼치고 읽어요. 주로 소설이지만 시나 이론서일 때도 있고, 가끔은 사진집일 때도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옆에 두면 위안이 돼요. 그들의 고독과 의지가 함께 해주는 기분도 들고, 좋은 문장을 보면서 힘도 얻고요. 그리고 저의 반려견! 강아지는 제 영감의 도구는 아니지만 좋은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언제나. 


위수정 작가의 영감의 동력

 

소설을 쓸 때 듣는 음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매번 다르긴 한데, 아무래도 클래식이 배경음악으로 무난해서 쇼팽이나 바흐를 자주 듣습니다. 제 소설 중에 곡 제목을 작품 제목으로 쓰거나 특정 음악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땐 배경음악으로 그 곡들을 들으며 쓰기도 합니다. ‘어떤 날’이나 ‘짙은’의 경우가 그랬어요. 최근에는 전진희를 자주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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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없는 밤

<위수정>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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