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리 작가의 소설에서는 남자친구가 비눗방울이 되어 퐁~ 사라지고 하루아침에 손이 브로콜리가 되곤 합니다. 첫 장편소설 『구름 사람들』 표지를 장식한 핑크빛 구름, 저 구름 속에는 또 얼마나 달콤하고 찐득한 이야기가 묻혀 있을까요? “저 아름다운 분홍빛 구름을 보세요. 마치…… 불행으로 만들어진 솜사탕 같지 않습니까.”(11쪽) 책장을 조금만 넘겨도 곧 삿된 기대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소설의 무대는 독성물질로 이루어진 분홍빛 구름입니다.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몸만 겨우 누이고 지상으로 내려가 고된 일을 하는 ‘구름 사람들’. 정부는 인공 강우제를 살포해 구름을 철거할 기회만 엿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생계를 위해 고깃집에서 고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주인공 오하늘. 가난과 어깨동무를 하고 열심히 살아보려는 하늘은 제 뜻과 다르게 점차 불행에 잠식당합니다. 300페이지가 넘는 소설 안에는 불행을 지칭하는 활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글을 쓴 작가조차도 어떤 장면은 너무나 쓰기 싫어 며칠 회피했다고 하니 말이죠. 그럼에도 이 소설은 불행한 사회에 그저 그런 불행을 하나 더하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섣불리 치유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가난을 세밀한 시선으로 파헤칩니다.
한 사람을 정주행한 결과
『구름 사람들』은 첫 장편소설입니다. 두툼한 이야기를 만드는 호흡은 처음인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단편 소설이 인간의 삶 중에 어떤 부분만 잘라내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장편 소설은 삶 전체를 한꺼번에 조망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편이라면 안 다뤘을 장면을 세세하게 다루는 재미도 있었고 괴로움도 있었지만 어차피 작가로서 겪을 일이라 잘 해내려고 노력했고요.
구름에 살면 어떨까? 라는 단순한 의문으로 시작했는데 그 삶은 불편할 테고, 그래서 필연적으로 가난을 다루게 될 수밖에 없었어요. 단편으로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고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쓰다 보니 결국 원고지 950매 소설이 된 거죠.
첫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보낸 마음은 어떤가요.
이미 원고를 다 써놓은 상태에서 문학동네를 통해 토막토막 연재했어요. 책을 쓴 기간과 연재 기간까지 거친 후 출간되었기 때문에 완성한 시점과 책으로 나온 시점 사이가 굉장히 길어요. 이전까지만 해도 책을 출간할 때 별로 걱정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 책은 전작들과 결이 많이 달라서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책이 나왔을 때 일단 후련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첫 장편소설이라는 것이 작가의 글쓰기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방점을 찍는 행위잖아요. 이 소설이 저의 첫 장편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작가님의 작품을 SF라고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고 ‘이유리 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스스로 하나의 장르를 쓰는 작가라고 정의하기 되게 애매할 거예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처음부터 SF를 써 봐야지 정하고 쓰는 게 아니거든요. 그냥 어떤 이야기를 쓰면 재미있을까 정도로 접근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SF가 될지 리얼리즘이 될지 저조차도 몰라요. 다만 제 작품에는 ‘현실에 없는 것들이 종종 등장한다’ 정도가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현실에 없는 것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어떤 상상을 하며 자랐는지 궁금해져요.
유치원 들어가기 전까지 시골에 살았어요. 시골 중에서도 완전 산골, 무슨 무슨 리로 끝나는 작은 마을에 살았거든요. 동네에 또래 친구가 한 명도 없었고 흔히 서브 컬처라 부르는 만화책 같은 걸 좋아했어요. 혼자 책 읽고 자연을 탐험하면서 산 경험이 지금의 상상력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가장 높은 곳의 가장 낮은 사람들
『구름 사람들』이라는 제목도 표지도 왠지 밝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어요.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왜 구름이었나요?
어느 날 빌딩 숲을 보다가 저렇게 많은 빌딩 하나하나에 주인이 있고 누군가는 여러 개를 갖고 있기도 한데 내 건 없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빌딩 사이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차라리 저기에서 산다면? 저곳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라는 상상까지 간 거죠. 보통 높은 곳은 비싸요. 구름은 정말 높은 곳에 있는데 불편하니까 아무도 살지 않지. 아무리 높아도 불편해서 살 수 없는 곳에는 결국 불편을 감수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 수밖에 없다는 상상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구름은 영토일 뿐 전기와 수도, 화장실도 없는 열악한 무허가 공동체이죠. 구름에서 사람들이 산다는 설정을 빼면 부단히도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가 추구하는 소설 작법과도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사실 구름에서 사람이 살 수 없잖아요. 그런데 말이 된다는 생각을 들게 하려면 구름에 산다는 비현실 외에 주변을 둘러싼 것은 모두 현실적이어야 하거든요. 좋아하는 비유 중에 하나가 사극에서 왕과 영의정이 줌 회의는 할 수 있지만 영의정이 왕에게 말을 놓을 순 없다는 거예요. 이런 설정을 구조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소설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중요했어요. 제 남편도 소설가라 제 소설 초고를 읽어주는데 읽고 나서 그러더라고요. 근데 구름 사람들은 똥을 어떻게 싸? 제일 중요하잖아요.(웃음) 소설 후반에 구름 사람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그대로 들어간 장면이 있어서 PD가 물어봐서 답하는 식으로 녹여서 썼어요. 그리고 전기가 없어서 발전기를 쓰는데 동생이 유튜브 보는 걸 좋아하는 설정을 위해서는 와이파이가 있어야 했거든요. 국가가 지원한 공공 대체 와이파이가 있고 정말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 발전으로 한다는 설정들을 덧붙여가며 보여주었죠.
기습 철거의 위협에 시달리는 구름 위의 삶, 땅의 아름다운 광장 구석에서 열리는 허탈한 시위 장면처럼 현실에서도 익숙한 사회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그려져 있더군요.
가난과 빈곤에 대해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회 문제가 딸려 나온다는 실감을 했어요. 하늘은 장래 희망이 없어요. 동생은 유치원도 못 다니고 의무 교육을 마치면 바로 일을 해야 하고요. 당연히 주거 문제부터 교육 문제까지 연결되어 있어요. 시위를 준비하는 장면에서 구름 사람들끼리 서로 뭉치지 못하는 장면을 통해서는 빈자들의 연대나 도덕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더라고요.
1부인 ‘땅’에서는 한동안 주인공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아요. ‘하늘’이라는 이름이 언급되고 2부 ‘하늘’ 챕터가 시작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사실은 소설 내내 이름이 불리지 않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원고지 1천 매에 가까운 장편소설 내내 주인공 이름이 안 나오면 저도 독자도 너무 갑갑할 것 같은 거예요.(웃음) 어떤 사람 개인의 이야기로 특정 짓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금씩 주인공의 이름이 언급되지만 하늘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부분이 있어요. 또 다른 등장인물인 김노을 PD가 먼저 자기 이름으로 농담을 해요. 이름이 노을이라 맨날 진다는 이야기를 할 때 하늘은 자기 이름 때문에 구름에 살 팔자라고 응수하죠. 그때 이 이름에 대해 확신이 들었어요.
하늘은 주변 상황에 이리저리 떠밀리면서도 결코 약하지만은 않아요.
하늘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처음부터 마냥 떠오른 이미지는 K-장녀였어요. 스무 살이지만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고 너무 많은 걸 책임지는.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있죠. 굉장히 염세적이고 누군가에게 쉽게 기대지 않아요. 잘 실망하지도 않고요. 하늘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사건에 휘말릴 때도 슬퍼할 시간조차 없어요. 그런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라서요. 저도 K-장녀예요. 책임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죠. 동생은 나의 따까리다, 부모님이 나에게 준 부하라는 개념도 있지만 나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책임감도 있어야 되는 거죠.(웃음)

가난과 불행도 팔리는 시대
겨울이 되면 질 좋은 코트로 빈부 격차를 논하는 이야기들이 떠돌아요. 누군가 내 외투를 보고 나의 생활을 가늠할지도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구름 사람들은 빛과 더 가까워 피부가 어두워요. 소설에서 이런 계급 이야기 또한 빠질 수 없죠.
하늘이 알바하는 고깃집 사장님, 구름에 올라왔다 토만 하고 내려간 땅의 공무원, 부동산 주인처럼 땅에 사는 사람들 또한 모두 생생하게 나눠진 다른 계급에 속해 있어요. 얼마나 잘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계급이 나누어진다는 사실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구름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지만 그중에서 돌볼 식구가 얼마나 있는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 있는가 등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계급이 나뉘어요. 소설 초반에 하늘은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아직 밥만 축내는 어린 동생이 있지만 그래도 자신과 부모님은 일을 할 수 있어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자기 계급을 정의해요.
불행해도 너무 불행합니다. ‘불행 배틀’이나 ‘불행 전시’로 끝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었을 텐데요.
하늘은 자기의 불행을 전시했기 때문에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돼요. 이 소설을 쓰면서 하늘이 김노을 PD를 만나 자신의 곤란을 극복하는 것과 제가 이 소설을 써서 독자들이 하늘의 삶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행위가 사실은 같은 결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난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소설을 쓰고 여러분이 이 소설을 읽는 것도 전시의 일부라는 것을 오히려 자각하며 썼어요. 일단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건 독자의 선택이니까요. 관심과 변화로 다다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닌 거죠. 이 소설에는 김현수라는 굉장히 불편한 인물이 나와요. 눈치도 없고 싸가지 없는 데다 자기밖에 모르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하늘의 불행에 공감하고 돈을 보내요. 이 사람이 나쁘기만 하다고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주변 사람들을 모두 잃은 하늘이 구름에서 가장 가까웠고 여전히 가난하지만 가족이 있는 원의 삶을 부러워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김현수의 행동처럼 단정 지을 수 없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고요.
원과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정말 바꾸고 싶은 게 맞나 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장면이죠. 가족의 존재를 저울질하는 장면을 쓰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일이잖아요. 가족은 소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존재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존재이기도 해요. 하늘은 홀가분하지만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요. 원은 할머니와 동생들을 힘들게 돌봐야 하지만 그들은 원을 사랑해 주겠죠.
1970년대의 빈부격차와 빈곤층의 삶을 다룬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함께 언급되곤 해요.
쓸 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난쏘공’ 이야기랑 흡사한 부분이 있구나. 난쏘공의 주인공인 영희는 매춘을 해서 집을 마련하고 하늘은 가난을 팔아요. 가난함을 이렇게 팔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겠네요. 가난의 척도를 민감하게 따지는 세상이 왔고요. 누군가 가난하다고 말하면 그보다 가난한 사람이 들고 일어나겠죠. 그러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한 명 빼고는 누구도 가난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요. 철거민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시대가 다른 만큼의 차이는 당연히 생기는 것 같아요.
마치 드라마나 영화 같은 ‘극’ 같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가 읽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지길 바라나요.
이전까지 썼던 소설 속 인물들은 여러 헤어짐을 겪지만 경쾌한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하려고 해요. 그런데 이 소설을 쓰면서 이별이나 죽음은 개인사에 가깝지만 가난은 사회적인 문제라 사람이 혼자 극복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너무 감상적이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인물의 삶을 따라가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의도하고 쓰진 않았는데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보니 극처럼 보이게 된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가 직접적으로 삽입되어 있는 부분에서 더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고요. 독자들이 어떻게 읽길 딱히 바라는 건 없지만 이 긴 이야기의 끝에서 무엇이 옳을까 한번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
연재 단계에서 이미 영국, 미국, 이탈리아, 독일어판 출간이 확정되었어요. 영미권과 유럽 국가에서 이 이야기를 함께 읽으려고 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스스로 얘기하기 머쓱하지만 해외 출판사에서 지금까지 번역된 한국 소설은 힐링물이 많았는데 『구름 사람들』은 사회적인 소설이지만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거주와 부동산, 빈곤과 빈부 격차 문제는 어느 나라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여기에 한국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인공의 동생이 ‘먹방’ BJ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소설 안에서 큰 작용을 하거든요.
결과가 어떻든 과정이 재미있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해요. 『구름 사람들』이 그렇더라고요. 처절한데 또 너무 재미있거든요.
저에게 이 소설은 너무 우울하고 피폐하고 축축 처지는 이야기였어요. 사람이 맞고 때리고, 죽고, 도망가고, 울고. 이런 무거운 이야기라도 끝까지 읽으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게 꼭 깔깔 웃음이 나는 것만이 아니라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믿거든요. 짜증나지만 궁금해서 결국 끝까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썼어요.(웃음)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다 시대의 가난을 주제로 삼게 되었어요. 관심사의 변화가 눈에 띄는데요.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나요?
작가 개인의 관심사와 인생 흐름에 따라서 작품이 바뀐다는 게 새삼 정말 신기한 일인 것 같아요. 첫 단편집 『브로콜리 펀치』는 사랑 얘기만 하고 있고 그 후에 나온 단편집 『비눗방울 퐁』에서는 또 헤어진 얘기만 하고 있고. 갑자기 이번에는 가난과 빈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죠. 제가 나이 들면서 바뀌어 가는 과정이 드러나는 거잖아요. 20대 때는 연애가 세상의 전부였고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았는데 30대로 넘어오면서 헤어짐도 별거 아니고 다 지나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결혼해 살 집을 구해야 하는데 집이라는 게 내가 가진 돈으로 이것 밖에 살 수 없다는 걸 체감하면서 주거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어요.
지금까지 누군가와 사랑하고 또 헤어졌을 때 단편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 치유되는 부분이 굉장히 컸어요. 그런데 이번 『구름 사람들』을 마치고 나서는 그럴 수가 없었네요.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그런 문제에 대해 소설을 쓴 것도 처음이라서. 저에게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다른 작업이었어요.
다음 작품은 커트 보니것의 소설 『제5도살장』에서 영감을 얻은 코미디 SF라고 들었어요.
병렬 쓰기를 하는 사람이라 굉장히 많은 것들을 조금씩 쓰고 있는데요. 다음 작품은 경쾌한 소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맨스거나 우주가 나오거나 좀 코믹한 것들. 우울한 걸 써서 밝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한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작가 활동을 했어요. 전업 소설가로 사는 삶은 어떤가요?
일단 돈이 없어요.(웃음)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직이 안 돼 타의로 생긴 공백기 빼고는 계속 직장인이었거든요. 주 3일제 직장도 다녀봤는데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출근이라는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나마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 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주 5일 출퇴근을 할 때는 회사에 7시쯤 나가 두 시간씩 글을 쓰고 9시가 되면 업무를 시작했어요. 몸도 찌들고 정신도 찌그러지는데 무엇보다 회사에서 좋아하지 않았죠. 지금은 일단 성실하게 쓰려고 하는 편이에요. 희망 사항은 하루에 원고지 20매를 쓰는 건데 웬만하면 지키려고 하고 있지만 아예 못 쓰는 날도 많아요. 잘 써지는 날도 정해진 양 이상은 쓰지 않아요. 쓸 것을 남겨놓고 멈추는 것이 다음 날 새로 시작하는 데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저에게 알려준, 그러니까 알려준 건 아니고 말을 듣고 배운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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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령
여러 패션 매거진의 피처 디렉터로 일하다 지금은 자유롭게 글을 쓴다.
표기식
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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