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경 시인 “봄엔 놓고 온 것에 대해 생각한다” | 예스24
살았다, 라는 말은 몸과 마음이 함께한다는 말. 봄에, 작은 촛불이 탄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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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시인의 『봄엔 조증이 많다는데』가 난다 시의적절 3월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시인 권민경의 3월에는 혼란함,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들 사이에서의 방황, 모든 상황에 처음 맞닥뜨린 것처럼 반응하는 예민함이 있다. 당황하는 와중에도 웃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깔깔꼴꼴 웃는다. 그는 이 책을 독자와의 첫 만남, 우리들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고 여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우리가 함께 열어보는 어느 시절의 봄 폴더인 것이다.

 


『봄엔 조증이 많다는데』는 어떤 책인가요? 이 책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이 책에는 ‘단짠단짠’의 매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울한가 싶다가도 하찮은 농담을 내뱉고, 시니컬한 내용 다음에 건전한 메시지를 던지는 글이 나오기도 하고요. 사실 제 성격이 그렇습니다. 자주 우울의 늪에 빠져 있지만 농담을 던지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이에요. 어수선할 수 있지만 다양한 매력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의적절 3월의 책을 맡게 되셨을 때 소감은 어떠셨나요? 

김민정 대표님이 저에게 어느 달을 할지 선택할 기회를 주셨어요. 처음엔 본능적으로 가장 부담 없을 듯하다는 생각에 3월을 골랐어요. 그 후 캘린더를 켜서 날짜를 살폈는데, 생각보다 기념할 만한 날들이 많다는 걸 깨닫고 놀랐어요. 예를 들어 우리집 고양이 철수(여)의 생일이나, 안사람 이효영(남)과의 기념일 같은 거요. 한발 늦게, 반드시 맡아야 했던 달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시의적절’은 하루 한 편의 글이 쌓여 한 달 한 권의 책을 엮는 시리즈잖아요. 집필하실 때의 루틴은 어땠나요? 평소 선생님의 쓰기와 다른 점이 있었을까요?

이 책에 실린 글의 3분의 1 정도는 이전에 써두었던 원고입니다. 3월, 혹은 봄에 썼다거나 봄에 어울리는 글을 모았어요. 나머지 3분의 2 정도는 새로 썼는데요, ‘시의적절’의 집필을 제안받았을 때 저는 지나치게 기운이 넘치는 상태였으므로 단시간에 초고를 다 썼습니다. 당시 갖고 있던 에너지가 책이라는 물성을 갖게 된 게 『봄엔 조증이 많다는데』일지도요. 평소에 책을 묶을 때는 대부분 이미 써놓거나 발표한 글 위주로 모으는데, 이 책은 3월을 함께 지낼 분들과 초봄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백미터 달리기하듯 새로 썼기에 이전의 책들과 좀 다른 것 같고요. 초고를 빠르게 쓰고 수정할 시간을 충분히 가진 점은 평소의 글쓰기 패턴과 비슷한 거 같아요.

 

『봄엔 조증이 많다는데』에 실린 것 중 각별히 마음에 남는 글이 있으신가요? 

우선 3월 25일의 시, 「해결 불가능한 봄」을 꼽고 싶습니다. 있는지 없는지 모를 신에게 버릇처럼 기도하는 것이 인간의 삶인 듯합니다. 저처럼 믿음이 부족한 사람도 무의식적으로 기도를 하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이것이 조기 교육의 힘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두드리는 심정으로 쓴 시가 눈에 밟힐 때가 있는데, 쓸 당시 품은 원념이 너무 강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런 시에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가라앉을 마음, 더이상 내 것이 아닌 감정들, 그래서 다시 되살리지 못할 분위기가 깃듭니다. 이 시에도 그런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쓴 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시입니다. 

그리고 3월 30일의 소설 「왼손과 오른손」도 떠올라요. 이 책이 나온 다음날이 소설 속 P 기자의 모델이 되어준 선생님의 첫 기일이었습니다. 소설은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쓴 글이지만요. 어디 발표할 곳이 없었는데 편집 마지막 과정에서 싣게 되었습니다. 어설프게나마 추모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번 책에 실린 두 통의 편지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실 저는 편지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산문이나 시가 편지의 형태를 띨 때가 종종 있어요. 과묵한 편인 제가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는 것, 그리고 갑자기 마음을 전하면 부담스러워할 듯한 사람들에게 몰래 말을 거는 행위. 그런 혼잣말이 편지의 형태로 남는 것 같아요.

3월 29일 편지 「3월의 전당」에 제가 ‘멍때리며’ 하는 혼잣말, 누군가는 명상이라 할 만한 생각 방식을 간략히 설명해 두었어요. 누군가를 상상의 전당에 초대해 이야기하는 일, 혼자만의 생각이 글로 바뀌는 과정을요.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은 의사소통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정리한다는 의미도 가지는 듯합니다. 제 편지는 어쩌면, 가장 사교적인 행위인 동시에 폐쇄적인 행위일지도요.

 

선생님만의 봄 노래 차트가 궁금해요. 3월을 맞이해 새로이 듣고 있는 노래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마침 요새 새로 듣고 있는 노래가 있어요. 첫 번째로는 자드(ZARD)의 ‘소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少女の頃に戻ったみたいに)’입니다. 솔직히 듣게 된 동기는 잊어버렸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맴돌아 1일 1곡 하게 되었습니다. 소녀 시절에 들었던 노래이기도 해서 새삼 가사를 곱씹어보고 있어요. 이 노래는 갑자기 왜 저를 다시 찾아왔을까요?

두 번째 곡은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인데요. DJ 유튜브(유튜브 자동 추천 영상이라는 뜻)가 틀어준 영상으로 접했습니다. 이 곡도 유년 시절부터 듣던 곡인데 오랜 시간 까맣게 잊고 지냈어요. 어떻게 이런 중독적인 주제부를 잊어버렸을까? 그 사실이 저한텐 약간 충격이었고, 못 잊을 사랑과의 재회처럼 반갑기도 했어요. 저는 지나치게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요 몇 년 사이 지나치게 잘 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 자신이 낯설고, 스스로 실망하기도 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이 노래들을 재발견하고 즐거운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적당한 망각은 사람을 재미나게 해주는 모양입니다. 잘 잊고 잘 떠올려야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유튜브에서 들은 미완성 교향곡은 이반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Iván Fischer & Budapest Festival Orchestra) 버전입니다.

 

『봄엔 조증이 많다는데』와 함께하는 3월은 선생님께 어떤 달이 될까요?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 중순까지는 집에서 누워만 지냈어요. 명절에도 집에만 있었고요. 그런데 이 책 덕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기적의 책입니다. (웃음) 전국의 작은 서점에서 여러분들과 만날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3월에는 이곳들에 방문하며 기운을 받아보려 해요. 복잡한 생각 없이 바쁘게 지내다 이달이 가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생각해 볼 겁니다. 좀 새삼스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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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 조증이 많다는데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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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