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루미 선데이>는 동명의 노래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에서 구슬픈 멜로디의 이 곡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영화는 그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음악이 정말 그런 극단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면 슬픈 음악은 정말 우리를 더 깊은 어둠으로 밀어 넣는 것일까?
단순히 생각해 보면, 슬픈 음악을 들으면 슬픔이 더 증폭될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 슬픈 음악을 듣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기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베를린자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음악을 들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향수’, ‘평온함’ 그리고 ‘다정함’이었다고 한다. 슬픈 음악을 통해 상상력과 공감, 감정 조절이라는 ‘정서적 보상’을 얻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슬플 때 오히려 슬픈 음악을 더 많이 찾는 이유가 여기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오늘 마음이 무겁다면, 밝은 음악을 틀어놓고 애써 웃지 않아도 괜찮다. 슬픈 음악을 한 번 들어보자. 그 음악이 우리를 대신해 울어줄 테니까.
사무엘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미국 작곡가 사무엘 바버가 작곡한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는 슬픈 음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다. 가장 슬픈 클래식 음악을 꼽을 때 항상 언급되는 곡이기도 하다. 지휘자 토스카니니에게 헌정된 작품으로,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추모와 애도를 위한 곡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연주되었으며, 영화 <플래툰>에서 전쟁의 참상을 표현할 때 사용되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Intermezzo)
이탈리아 작곡가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등장하는 간주곡이다. 이 오페라는 몰라도, 이 음악은 너무나도 유명한 곡인데, 영화 <대부 3>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온 음악으로 주인공 마이클(알 파치노)의 딸 메리가 주인공 대신 총에 맞고 쓰러졌을 때 절규하는 알 파치노 뒤로 흐르는 곡이다. 현악기의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율이 비극을 예감하면서도, 이미 모든 것을 받아들인 듯한 체념이 느껴지기도 한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중 4악장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마지막 교향곡인 <비창>은 슬픔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초연 9일 후 차이콥스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이 곡은 유작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 마지막 악장의 지시어는 Adagio lamentoso(아다지오 라멘토소)로 라멘토소는 ‘애도하듯’ ‘슬픈 듯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마지막 악장은 차이콥스키 자신의 장례식장에서도 연주되었으며, 추모 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되는 곡이다. 이 악장이 특별한 것은 일반적인 교향곡처럼 감정이 고조되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사그라지듯 마무리된다.
말러 교향곡 5번 중 4악장 ‘아다지에토’
오스트리아 작곡가 말러의 교향곡 5번 중 4악장 ‘아다지에토’. 장송 행진곡으로 시작하는 이 악장은, 오직 현악기와 하프만으로 연주된다. 말러는 이 악장을 당시 연인이었던 알마에게 보내는 사랑의 고백처럼 썼다고 전해진다. 이 곡은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헤어질 결심> 등을 비롯한 여러 영화에 쓰였다. 1968년 미국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암살당한 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추모 음악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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