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우정아, 피로와 소진과 사랑에 관하여 | 예스24
마음이 지쳐본 적 있는 이들에게, 선우정아가 마음을 세탁해주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글: 박소미 사진: 표기식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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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의 음악을 듣다 보면 나지막이 속삭이는 듯한 창법부터 다양한 표정을 품고 있는 독특한 음색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한 장의 앨범 안에서도 음악, 패션, 디자인, 무대 연출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며 활보할 뿐 아니라,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하는 동시에 프로듀서, 음악 감독, 배우로 활동하며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하나의 색깔로 명명하는 게 불가능해 보이지만, ‘선우정아만의 색이 있다’는 말에는 누구든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사뭇 달라 보이는 성질인 유연함과 완벽함, 독창성과 다양성을 고루 갖추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한 걸까요? 물론 그 중심에는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자리하고 있겠지만, 누구도 에너지가 무한히 샘솟을 수는 없습니다. 2025년 선우정아는 힘들었던 시기를 통과하며 만든 EP [찬란(chan rahn)]을 발표했고, 이를 다시 한번 그림책 『찬란 세탁소: 마음을 세탁해 드립니다』(이하 『찬란 세탁소』)로 제작했습니다. 『찬란 세탁소』는 마음을 씻고 말리는 마음 세탁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선우정아와 함께 닳고 구겨진 마음에 관해, 피로와 소진에 관해, 그럼에도 다시 살아가게 하는 사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소설을 좋아했던 해리 포터 키즈

 

2026년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음악하는 선우정아입니다. 1월 초에 콘서트를 했고 그 뒤로 콘서트 후반 작업을 했어요. 요즘은 후반 작업도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영상과 오디오 작업을 열심히 했고요, 곧 DVD 같은 영상 콘텐츠로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우정아님 음악 중 새해에 추천하는 곡이 있을까요?

작년 7월에 발매된 앨범 ‘찬란’의 타이틀 곡인 “원해”입니다. 원하는 것들이 다 이루어지길 바라는 힘찬 응원곡이라 새해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사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 때 쓴 곡이기도 해요. 절망 속에서 꽃 한 송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썼고,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찰나를 위한 곡이라 힘든 와중에 있는 분들께도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린 시절에 책을 좋아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되셨나요?

제가 첫 아이다 보니 부모님이 동화 전집이나 위인전 전집을 사주시곤 했는데 그 책들을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갖고 있는 첫 기억은 학교 들어가기 전에 위인전 읽는 걸 좋아했던 거예요. 지금도 인터뷰 읽는 걸 진짜 좋아해요.(웃음) 소설과 동화책을 너무 좋아해서 밤에 어두운 데서 책을 읽다가 엄마한테 그만 읽고 자라고 혼날 때도 있었고, 집에 동아대백과 사전 세트가 있으면 그것도 그냥 읽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약간 활자 중독이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책을 섭렵하면서 크셨군요. 그중 어떤 장르의 책을 좋아하셨나요? 

단연 1순위는 소설입니다. 소설을 너무 좋아하고요, 사실 제가 지금 곡을 쓰는 데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보통 곡을 쓸 때 제가 직접 겪은 일이나 느꼈던 감정을 토대로 작업하는데, 그렇다고 이게 다큐는 아니니까 각색하는 과정에서 소설을 좋아했던 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감정과 사건을 시간의 흐름 안에 녹여 곡으로 만들 때도 도움을 받고요. 현실에서 벗어나는 돌파구로서도 좋아합니다.

 

그럼 소설의 입문작이라고 할까요, 가장 뇌리에 남아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좋아했던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정말 많아서 누구 하나를 안 뽑으면 서운해할 거 같아요.(웃음) 아직도 그림책 전집을 갖고 있거든요. 지금도 보면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하나를 꼽아 보자면 판타지 소설인 해리 포터 시리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큰 감흥이 없거나 너무 흔한 책일 수도 있지만, 그게 제 전부일 때가 있었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해리랑 제 나이가 비슷하게 흘러갔어요. 해리 포터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제가 중학생이었고 마지막 편이 나왔을 때 이십 대 초반이었거든요. 너무 재밌게 읽은 책이고 많은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번역체를 흉내 내면서 소설을 써보기도 했고요.

 

해리 포터 시리즈가 굉장히 길잖아요.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가 있다면?

가장 좋아한다기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고른다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나중에 시리우스가 아주 먼 곳으로 가거든요. 자신의 삶에 시리우스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해리의 안도감과 기쁨, 나중에 그 존재가 상실되었을 때의 슬픔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

 

해리 포터에는 매력적인 악역도 많이 등장하죠.
 
악역 중에는 말포이의 아빠인 루시우스 말포이를 좋아해요. 약간 현실적인 도시인 느낌이 있어요. 사회인의 애환이 느껴진달까요.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 올라가고 싶은 마음과 명예욕도 있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있고. 정의를 완전히 외면하지는 못하면서 적당히 비열하고 적당히 나약한 모습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더즐리 부부보다 말포이 부부가 훨씬 더 인간적인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웃음)

 

해리 포터를 포함해 판타지 장르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판타지 장르는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현실적인 소설이 주는 쾌감도 있지만, 판타지는 아예 현실 밖으로 뻗어 나가 버리니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단편집도 정말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 『개미』를 읽고 실수로라도 개미를 죽이지 않으려고 조심하거나 개미의 행동을 살펴보곤 했어요. 판타지가 많은 감각의 재미를 줬어요. 

 

 


마음을 세탁해 드립니다

 

우리가 어릴 적 좋아했던 것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커서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막연하게라도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아마 어렸을 때는 했을 것 같아요. 그때는 꿈이 무한하던 시절이니까요. 만화 그리는 것도 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제가 만화책을 내고 거기에 들어갈 OST를 만드는 상상을 하기도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금방 접었습니다. 저의 길이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았어요.(웃음)

 

지금까지 나온 두 권의 책 『도망가자』와 『찬란 세탁소』가 모두 그림책이에요.

우선 『도망가자』는 제안을 받았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가사를 제공하면 작가님이 그림 작업을 해주시는 방식이었고, 그림이 가사와 너무 잘 어울려서 사실 제가 한 일은 동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찬란 세탁소』가 제작에 참여한 첫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찬란 세탁소』가 그림책인 이유는 앨범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음악에는 문학과 사운드가 있는데, 그림책에는 문학과 미술이 있는 거잖아요. 복합적인 감각이라는 점에서 그림책이 음악과 가깝다고 느껴졌어요. 실제로 제가 그림책에 감동을 많이 느껴 온 편이기도 하고요. 

 

‘찬란 세탁소’는 마음이 상하고 구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세탁해 주는 곳입니다. 마법 같은 공간인데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제 아이디어였어요. 제가 해리 포터 키즈다 보니 덤블도어 같은 존재가 되어 마음 세탁법을 설명해 주는 거죠.(웃음) 뮤지션들이 앨범 내에서는 판타지한 존재이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 한낱 마음이 다쳐 세탁이 필요한 인간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마법처럼 달래 주면서 “마음이 많이 구겨지셨군요. 마음 세탁은 이렇게 하면 된답니다.”라고 비법을 조곤조곤 읊어주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모든 음악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이나 다른 분야의 예술도 마찬가지고요. 

 

함께 작업하실 그림 작가님을 찾을 때 선우정아님도 의견을 많이 내셨나요?

네, 우선 제가 전반적으로 바라는 걸 말씀드리면 출판사에서 리스트를 추려 주셨어요. 마리아 작가님의 작업에서 가장 와닿았던 건 빛을 다루는 방식이었어요. 제가 ‘찬란’에 바라는 느낌으로 빛의 농도를 쓰셨거든요. 신기했던 게 알고 선택한 건 아니었지만, 수채화는 농도가 옅고 유화는 너무 진한데 알고 보니 제가 원한 건 유화에 물을 섞어서 하는 그림이었더라고요. 마침 마리아 작가님이 그런 작업을 해오셨고, 그림체도 너무 사랑스럽기만 한 게 아니라 쿨하기도 해서 딱 맞는 느낌이었어요. 

 

청각 매체를 시각 매체로 옮기는 작업을 하며 원작자로서 신경 쓰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빛과 색감이었어요. 앨범 ‘찬란’에서도 빛의 느낌을 사운드로 담아내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거든요. 그 빛이 그림에서도 묻어 나오기를 원했어요. 또 색감도 첫인상이나 전체적인 세계관을 연결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작업은 물 흐르듯이 진행되었어요. 수정 요청을 거의 한 번밖에 안 드렸습니다. 제가 잔소리가 많은 사람인데 작업해 주신 걸 보고 저도 당황했어요. 어, 다 됐네...? 하면서요.(웃음) 작가님도 놀라셨다고 하더라고요. 모두에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책에서 직접 픽션을 쓰셨잖아요. 물론 그동안 많은 가사를 써 오셨지만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 그냥 툭 던질 때는 쭉쭉 잘 써졌는데 역시나 완성하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모든 작업이 그렇듯 음악도 처음 뱉을 때는 너무 신나는데 그걸 물리적인 데이터로 완성하려고 하면 정말 어렵거든요. 글도 마찬가지였어요. 인쇄 직전까지 문장을 고쳤어요. 음악에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으나, 제가 지금까지 해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운드와 멜로디의 생김새를 따라가다 보면 그래도 어떤 단어가 더 좋겠다는 기준이 있어서 고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책의 경우는 그 기준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어요. 어떤 세계를 풀어가거나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만드는 건 제가 음악으로 많이 표현하던 것이라 그것 자체는 재밌었지만, 다시 한번 글을 쓰는 어려움을 느꼈고 그만큼 정말 많이 배웠어요.

 

책을 만들면서 어떤 분들이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우선 저와 같은 성인 독자분들을 가장 많이 떠올렸고요.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 봤을 때도 위화감 없이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책이 있네, 이런 이야기도 흥미롭네, 혹은 맛이 있네, 하면서요. 저는 어렸을 때 어떤 책이 맛이 있어서 읽었던 경우도 있거든요. 특유의 문장의 맛. 혹은 그림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그림의 맛 같은 거죠. 요새 밥 친구로 유튜브를 많이 보시는 것처럼 저는 밥 친구 책들이 있었어요. 평소에 열광하면서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밥 먹을 때 챙겨보게 되는 책들이죠. 그런 식으로 밥 친구든 화장실 친구든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마음이 힘든 분들께는 실제로 마음을 세탁해 드릴 수는 없지만, 따뜻한 차를 마시는 순간과 같은 찰나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피로와 소진과 사랑

 

앨범 ‘찬란’과 그림책 『찬란 세탁소』를 보면서 ‘피로와 소진과 사랑’이라는 세 단어가 맴돌았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뭉클해요. 창작물을 세상에 내놓은 뒤 받는 피드백들이 계속해서 작업을 완성시킨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저는 보통 노래를 내놓았으니까 들어주시는 분들의 사랑을 먹고 노래가 자란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다른 분들의 곡을 보면서도요. 작년에 제가 많이 피로하고 소진되어 절망의 바닥에서 만든 앨범이 ‘찬란’이었어요. 앞에서도 절망 속에서 꽃 한 송이를 발견한 것 같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꽃은 그래도 살아봐야지 하는 순수함이었거든요. 다르게 말하면 삶에 대한 애정이고요. 그래서 세 단어가 와닿습니다.

 

피로와 소진, 번아웃은 많은 분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죠. 직업인으로서 저 역시 답을 찾고 있는 질문에 관해 좀 더 이야기를 청해보겠습니다. ‘스스로에게 친절하기’와 ‘동료에게 친절하기’ 중 더 어려운 건 어느 쪽인가요?

둘 다 너무 어려운데요. 거의 비슷해요. 정말 선택하기 어렵고, 그나마 동료에게 친절하기가 덜 어렵다고 하면 저의 현재 동료분들이 화를 내실까 봐 걱정이 되지만(웃음), 그럼에도 제 자신에게 친절하기가 아주 조금은 더 어렵습니다.

 

요즘 ‘작업과 일상의 밸런스 찾기’와 ‘작업에 좀 더 몰입하기’ 중 원하는 방향이 있으신가요?

한 번 몰입하면 매번 일상에서 로그아웃 해버리기 때문에, 저는 언제나 밸런스를 찾고 싶어요. 평생의 소원이고 결국 답을 찾지 못한 채 떠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만큼 너무 어려운 문제입니다. 태생적으로 그쪽 능력이 없어요. 어플이나 스탠딩 책상도 써보고 많은 노력을 해봤지만, 작업하다 보면 잠깐인데 여덟 시간이 지나 있고 허리는 다 끊어져서 운동한 게 소용없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소수지만 밸런스를 찾고 유지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많이 노력하고 있고 잘 안 되더라도 포기하지는 않을 거예요. 

 

후배 창작자분들도 궁금하실 것 같은데, 오래 작업하기 위해 필요한 건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다듬기’와 ‘결과물에 만족하는 연습하기’ 중 무엇일까요? 

이것도 너무 어려운데요.(웃음) 우리는 결국 같이 살아가야 하고, 저 역시 솔로 아티스트지만 혼자 일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 회사분들, 밴드분들, 엔지니어분들, 연주자분들 등 많은 분들과 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생각하면 사실 포기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포기하면 결과물이 그만큼 안 나오잖아요. 항상 둘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어떤 때는 고민하다가 이건 넘어가자 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제가 못된 사람이 되더라도 끝까지 붙잡아야 할 때가 있어요. 그 선택은 창작자가 내려야 하는 것이고, 그게 창작하는 사람의 재능 혹은 덕목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밸런스를 찾을 수는 없고 둘 사이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거죠. 

 

저 역시 둘 사이의 균형점은 유니콘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해요. 그저 계속 그 지점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상태가 있을 뿐이라고요. 

다들 아마 비슷한 어려움 속에서 작업을 해나가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찬란 세탁소』를 보면 사람마다 마음 세탁법이 다르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선우정아님이 터득한 마음 세탁법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지금까지 답변한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런 방법을 정말 모르는 사람인데요.(웃음) 그러니까 『찬란 세탁소는』 정말 하나의 판타지입니다. 단지 그림책이나 픽션이라서가 아니라, 너무나 판타지스러운 제 소망이 응축된 이야기인 셈이죠. 


알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마음이 힘들수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데 그렇게 할 수 없을 때도 있잖아요. 그때는 저도 아직 방법을 잘 몰라 침잠해 있어요. 그럴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고, 그래서 주변에 침잠해 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필 수 있는 감각도 필요한 것 같아요. 


몸을 움직이는 게 그나마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방법이니 밖에 나갈 힘이 없을 때는 집안에서 조금씩 움직여 보세요. 침대에 누워 있다면 여기에서 저기 끝으로 가보거나 혹은 자세를 크게 한 번 바꾸거나 해보는 거죠. 화장실 갈 의욕이 없더라도 화장실은 가야지 하고 일어나면 세수라도 해볼까 하면서 환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러다 커피라도 마셔볼까, 힘든 마음을 글로 옮겨 볼까, 그렇게 조금씩 풀어진다면 너무 다행이죠.

 

 


선우정아의 독서법

 

평소 책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제목이나 작가를 보고, 예를 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재밌다는 얘기를 들으면 괜히 서점에 가서 신간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래요. 또 특정 분야에 관해 더 알고 싶을 때는 일단 그 코너에 가서 아무 정보 없이 표지나 제목을 보고 살 때도 있고요. 스티븐 나흐마노비치의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도 음악 코너에서 그렇게 만났어요. 음악적으로 더 넓어지고 싶은데 어떤 책을 봐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보다가 즉흥연주에 관한 내용이라 눈에 들어왔거든요. 즉흥연주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준비할지에 관한 내용이나, 이 책을 읽었을 때의 잔잔한 충격이 기억나요. 그 이후로 즉흥연주가 막히거나 관성에 부딪혀 좋은 연주를 하지 못할 때 종종 다시 살펴보곤 했어요.

 

책을 읽고 어떤 장면이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적이 있을까요?

예전에 친구가 선물해 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이 있어요. 하루키 특유의 문장의 맛이 있잖아요? 당시에 제가 한창 재즈 팝을 좋아하고 많이 만들었던 시기인데, 하루키 글에서 재즈가 가미된 세련된 팝 느낌이 났어요. 제 곡 중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인디 시절에 부르다가 3집 앨범 ‘Serenade’에 수록된 곡이 있는데,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가사라기보다 소설 같은 걸 글로 먼저 썼고, 마침 당시 대학에서 배우고 있었던 D 도리안(D Dorian) 스케일이 잘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된 곡입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다른 곡이 되었지만, 하루키가 차분함을 유지한 채로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작가라고 생각해서 당시에는 그런 맛을 살려 편곡했어요.

 

올해 완독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작년에 『넥서스』를 선물 받았습니다. 꽤 두꺼운 인문학 서적인데 지금 1/5 정도 읽었어요. 제가 워낙 소설과 판타지를 좋아해서 잘 도전해 보지 않았던 분야라 거리감이 있지만, 올해는 『넥서스』를 완독해 보려고 합니다. 


또 수필도 가까이 해보려고 합니다. 이옥남 할머님이 쓰신 일기를 손자분이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책으로 내셨는데요. 예전에 라디오를 진행할 때 안희연 시인님과 함께했던 코너에서 시인님이 추천하셨던 책이에요. 할머님이 말씀하시는 게 구수해서 말맛이 있는 책, 밥 친구 하게 되는 책이고요. 희망에 관해 거론하신 일기가 있는데 그 부분은 이번 앨범 ‘찬란’을 작업할 때 다시 읽으며 큰 울림을 받기도 했어요. 굳이 따지자면 에세이나 수필은 저에게 선호도가 낮은 장르였는데 이 책을 통해 그걸 탈피했습니다. 그런 건 없구나. 내가 덜 좋아하는 건 그냥 내 편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소설만큼 아름다운 책이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에세이나 수필도 좀 더 읽어보려고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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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세탁소

<선우정아> 글/<이마리아> 그림

출판사 | 퍼머넌트북스(Permanent Books)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2권 세트

<J.K. 롤링> 저/<강동혁> 역

출판사 | 문학수첩

개미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출판사 | 열린책들

도망가자 Run with me

<선우정아> 저/<곽수진> 그림

출판사 | 언제나북스

넥서스

<유발 하라리> 저/<김명주> 역

출판사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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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미

뒷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쉽게 눈을 떼지 못하고 저장해 둡니다. 그 사람들...어떤 얼굴 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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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식

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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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10대 시절부터 MIDI 프로그램을 만지며 놀기도 하고, 언제나 연주자들과 함께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선우정아. 싱어송라이터, 재즈보컬, 작곡가, 프로듀서. 그리고 Pop, Jazz, Rock, Avant-Garde 등 온갖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독보적인 음악을 균형있게 펼치려 노력하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강렬함과 청아함이 묘하게 섞인 음색, 독특한 스타일의 scat singing, 삶이 재밌게 녹아든 이야기들, 음악의 전달을 가중시키는 자유로운 움직임은 그녀를 한 번 봐도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어떠한 장르든 가리지 않고 선우정아 스타일로 만들어버리는 음악의 연금술사,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괴물 선우정아 2006년 정규 1집 로 데뷔이후, YG엔터테이먼트의 프로듀서로 활동 2NE1, GD&TOP, 이하이 앨범에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프로듀서로 참여하였고, 재즈 보컬리스트로써도 다양한 공연과 앨범참여 활동을 펼쳤다. 이후 최근 2013년 정규 2집 앨범 를 발매하며 신인 뮤지션 선우정아로 많은 방송과 공연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은 메이저와 마이너의 감성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많은 대중들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앨범, 2013년 가장 주목해야 할 앨범, 최고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한국의 “레지나 스펙터”라는 최고의 평을 받고있다. 또한 그녀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퍼포먼스 그리고 색다른 편곡은 라이브 무대에서 더 빛을 발하는데, 매회 완벽한 무대연출과 연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현재에도 아이유, 서인영등의 K-POP 앨범의 참여와 뮤지컬 음악감독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녀의 공연 또한 꾸준히 펼쳐가고 있다. 최근 한국 음악평론가들이 수상하는 <2013 이매진어워드> “올해의 앨범”에 노미네이트(2013. 10. 09)되어 대중들은 물론 뮤지션, 음악 평론가들에게 더욱 기대를 받고있다. * PROFILE - 영화 '너는 내 운명', '두 얼굴의 여친' OST - 재즈트럼본 이한진 밴드 3집 'Good time (2009)' - Jazz Park 빅밴드 'Merry Christmas (2009)' - 재즈피아니스트 지나 3집 'Ginagram vol.3 (2011)' - Lush Life Jazz Band 1집 'Songs of New Orleans (2012)' - 2NE1 'I don`t care : Reggae Mix ver. (2009)', 'I don`t care : Broadway Music ver. (2009 M.net Asian Music Awards)' - 2NE1 '아파 (2010 To anyone)' - Soul Quin 김현지 정규미니앨범 'Everything (2010)' All producing - GD&TOP 'Oh Yeah (2010 GD&TOP 정규1집)' - 단편 '오늘은 내가 요리사' (주연/음악감독, 2009 미장센 단편영화제 관객상) - 단편뮤지컬 '도이치' (2009 상명대 졸업작품) - 단편 '구해줘!' (2011) - 피아노와 목소리, 재즈 듀오 염신혜X선우정아 - 싱어송라이터 듀오 선우정아X안신애 - 2007년 노영심 '크리스마스 선물' 콘서트 ? 게스트, 보컬 세션 - 2008년 '제10회 정동문화축제' (선우정아 밴드) - 2009년 '서울국제재즈 난장' ('지나그램' 보컬) - 2011년 학전 20주년 기념공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5' ? 게스트 연주 - Jazz Park 105회, 115회 연주 - 2011년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Jazz Odysssey' 연주 - 2011년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 크리스마스 콘서트 ? 보컬 세션 - 2012년 송영주 네이버 '온 스테이지' 공연 ? 보컬 세션 - 외에 청담 'Once in a Bluemoon', 가로수길 'Crazy Horse', 홍대 'freebird', 'Auteur', 대학로 '천년동안도', 광화문 'KT 아트홀' 등 많은 연주공간에서 싱어송라이터 및 재즈보컬로서 약 7년간 지속적인 공연활동 - 2002년 서울유스페스티발 장관상, 서울유스챔피언 동상 외 다수 - 2004년 제1회 국악가요제 장원상 ('토리' 보컬) - 2008년 제1회 DIMA showcase 공모전 대상 - 2004년 kmTV 주영훈의 오픈캐스팅 결승전 진출 - 2004년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 분기 장원전 진출 - 2006년 SBS 파워FM '하하의 텐텐클럽' - 2006년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 2006년 SBS 러브FM '노홍철의 기쁜 우리 젊은 날' - 2006년 KBS 해피FM '박준형의 FM 인기가요' 출연 - 2009년 m.net 'Time to rock' 출연 - 2010년 TBS 교통방송 '방은진의 밤으로의 여행'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