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큐레이터] 도파민 터지는 로맨스 소설 | 예스24
외계인의 순애, 어른의 연애, 우주를 사이에 둔 애틋한 기다림까지. 독서 인플루언서 siso가 추천하는 도파민 터지는 로맨스 소설 세 편. 독자가 직접 북 큐레이터가 되어 독서 경험을 확장하는 예스24의 큐레이터형 독서 모델 ‘애드온’과 함께합니다.
글: siso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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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애드온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라 필자가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저 | 난다

 

한아와 경민, 경민과 한아는 오래된 연인입니다. 그것도 지나치게 오래된 커플이죠. 한아는 버려질 만큼 오래된 옷을 새로운 옷으로 재탄생시키거나 소품으로 만드는 디자이너이고, 경민은 이런 한아와 한 번도 상의하지 않을 만큼 무심하고 다정하지 못한, 그런 끈기 없는 애인입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한아와 상의 없이 경민이 혼자 유성우를 보러 캐나다로 떠나고, 작은 운석 사고가 발생합니다. 무사히 돌아온 경민은 묘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데요. 바로 다정해졌다는 것, 또 개구리 식감 같다며 싫어했던 가지를 먹는 것입니다. 한아는 그 길로 경민을 국정원에 신고합니다. 

 

남자친구가…… 이상해요.”

 

알고 보니 우주에서 망원경으로 한아를 보고 반해버린 외계인이 캐나다로 떠난 경민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경민은 한아의 곁으로 돌아가지 않고 은하계를 탐험하고, 대신 외계인이 경민의 모습으로 2만 광년을 여행해 한아의 곁으로 온 것 아니겠어요. 외계인의 순애가 참으로 달고 달아서, 소설을 읽는 내내 이런 외계인을 달라고 열다섯 번 정도 외쳤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한 사람만을 위해 우주를 횡단한 이 외계인의 순애. 사람의 몸이지만 8만 광년을 살 수 있어 한아의 수명은 찰나일 뿐이지만, 상관없다는 듯 사랑하는 이 외계인 경민의 사랑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웃음 짓고 눈물짓게 했습니다. 

 

경민아, 한아랑 잘 닳아가고 있어?


 

『다 하지 못한 말』

임경선 저 | 토스트

 

어쩌면 흔하디 흔한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 주변 이야기일 수도 있을 정도로요. 임경선 작가님이 쓰는 이야기들은 소위 말하는 ‘어른 연애’예요. 스무 살처럼 아이 같고 불타진 않지만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한 그런 이야기들이요. 『다 하지 못한 말』은 공무원인 여자 주인공 ‘나’와 피아니스트인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예요. 매번 일정한 패턴 속에서 사는 여자가 자유분방한 피아니스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패턴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의 간극은 결국 좁혀지지 못합니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가능하기나 한가?” (121쪽)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필연적으로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 그만큼 내가 변하기도 하고, 사랑의 끝이 어떠하더라도 그 사랑에서 배운 것이 결국 내 일부분을 차지하기도 하고요. 사랑에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다는 말처럼, 조금 더 혹은 조금 덜 사랑한 사람이, 조금 먼저 사랑하기를 그만두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라고 소설은 얘기합니다. 

 

이 책이 흔하게 말하는 ‘도파민’의 영역에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아파하고 그러한 과정들을 다 직접 겪는 것 같은 책이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밖에 없었던 책이에요. 어른 연애, 한번 읽어보실래요?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 세트

김보영 저 | 새파란상상 (파란미디어)

 

이젠 하다 하다 프러포즈용으로 소설이 나옵니다…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는 총 세 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에게 가고 있어』, 『미래로 가는 사람들』. 그중에 첫 번째 소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김보영 작가의 팬이었던 남자가 자신의 애인에게 청혼하기 위해 김보영 작가에게 부탁해서 쓰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소설은 결혼식을 앞둔 남자가 여자를 기다리며 쓰는 편지 모음인데요. 지구도 아닌 우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다녀오는데 9년이나 걸리는, 알파 센타우리로의 여정을 떠난 여자를 기다리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소설은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알파 센타우리에 다녀올 수밖에 없었던 여자의 편지를 모은 책이에요. 그렇게 소설을 만들고 선물하니, 이미 결혼하고 아이도 있었다는 비하인드가 숨어 있습니다. 김보영 작가님은 이 소설을 쓴 뒤에 이렇게 말했어요.

 

이 글을 다 쓰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제대로 쓴 것이 아닐 거라 생각했어요. 다 쓰고 나니 실제로 그런 마음이 들더군요.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을 위해 쓴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글쓰기가 부드러워지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은, 또 한 사람을 생각하며 사는 것은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꾸게 될까 생각합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지만 우주를 넘나들면서도 서로를 기다리고 흔적만을 애타게 찾으며 편지로 남겼던 마음들. 이제 저희가 이 마음들을 읽을 차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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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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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un0130

2026.02.19

『지구에서 한아뿐』 이 늘 궁금했는데..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어요!! ˘͈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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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젼

2026.02.19

나를 잃는 연애라는게 너무 공감이되어서 임경선 작가님의 책을 읽고 싶어졌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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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o

도망칠 곳이 필요해서 도망쳤는데, 활자가 종착지가 되었다. X(구 트위터) @mors_solaa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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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말 게임 개발회사에서 개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며, 폴라리스 워크숍에서 SF 소설 쓰기 지도를 하거나, 다양한 SF 단편집을 기획하는 등 SF 생태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 온 미국 하퍼콜린스,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둘 다 한국 SF 작가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게임 개발팀 ‘가람과바람’에서 시나리오 작가/기획자로 활동했다. 『이웃집 슈퍼히어로』, 『토피아 단편선』, 『다행히 졸업』, 『엔딩보게 해주세요』 등 다수의 단편집을 기획했다. 2021년 로제타상 후보, 전미도서상 외서부문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