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등단 이십 주년을 맞은 곽은영 시인의 시집 『퀸 앤 킹』이 난다시편 여섯번째 권으로 출간됐다. 그의 대표 연작시 「불한당들의 모험」은 초반부·중반부·후반부로 나뉘어 전개되었고, 『퀸 앤 킹』은 그 후반부이자 연작의 마무리를 담고 있다. 해면이 자라고 바람이 잠든 바다에서 태어나 배를 폭풍우 치는 바다에 맡길 준비를 마친 시인. 항해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돛을 완전히 걷어 올린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시인님의 대표 연작시 「불한당들의 모험」이 총 78편의 이야기로 마무리되었어요. 후련함 혹은 서운함일까요? 시인님에겐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원고를 마무리했을 때는 유령선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이 유령선이 뭘까, 어딜 가나 지켜보니 얼음 바다를 깨고 나온 유령선이 제 시에 나오는 공간들을 하나하나 거쳐서 밤하늘을 넉넉하게 날았습니다. 꽤 오래 그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아마 저에게 보내는 위로였다고 말해봅니다. 토닥토닥. 잘해왔다. 78편 여정의 끝에 마침내 도착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심자인 The Fool에서 시작해 Queen과 King에 도착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시집의 제목이 결정되었어요. 도착지에 닿기까지 시인님에겐 어떤 변화가 찾아왔나요?
음…… 이건 진짜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 시의 주체들은 반복과 실패, 그리고 치유와 자유의 과정을 거쳤는데, 그게 또 자연인으로서 저라고는 말하기 어렵네요. 사적인 제 삶의 변화는 시시하지만 다음 기회에 소개하는 게 어떨까요?
「시인의 말」에서 폭풍우 치는 바다에 배를 맡기는 선택이 인상적이었어요.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처럼 느껴졌는데요. 시인님에게 시를 계속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시. 그 자체입니다. 시여야만 말해지는 것. 아마 산문으로 전할 수 있다면 산문을 썼을 테니까요.
불한당들의 모험이 끝난 후, 3부에서는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다룬 만큼, 시를 고르고 묶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퀸 앤 킹』을 한 권의 시집으로 완성하면서 가장 고민이 컸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는 ‘무엇’을 쓰겠다고 결정한 다음 곧장 쓰다보니 선택지가 늘 ‘무엇’ 하나뿐이어서 고민이 따로 없네요. 다만 여기까지가 이 시집에서 충분한가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넘치도록 쓴 뒤 그 안에서 고르지 않고, 여정의 순서대로 계속 써갑니다. 충분히 왔다고 생각되면 멈추지요. 『퀸 앤 킹』은 끝과 시작이 함께 담긴 시집이지만, 같은 방법으로 썼기에 큰 고민은 없었습니다.
연작시는 총 세 권에 걸친 이야기였던 만큼 다양한 분위기와 소재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중 특히 애정이 가는 시 한 편을 소개 부탁드려요.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힘있게 우리를 밀어주는 시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사랑은 모두 제각각이고」로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는 아이를 때리며 같이 우는 여자가 있어”(「소금」) 이 시집에서 사랑은 종종 돌봄과 폭력의 경계에 서 있기도 해요. 작가님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사랑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묻는 날카로운 거울”이어서 끝내 “나 자신으로 여기” 서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랑을 통해 내가 왜 이런 사랑을 하는지 통찰의 순간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돌봄, 폭력, 집착, 애증, 연민, 이해, 관용 어떤 이름이건 모두 사랑을 하는 나의 모습이고, 다가온 통찰을 통해 결국 나를 찾는 방법의 하나가 사랑이 아닐까요.
“우리의 수련에는 더할 나위 없는 겨울”(「애도의 방법」)을 달리고 있는 지금, 『퀸 앤 킹』이 독자님들을 만나고 있어요. 이 시집을 다 읽은 독자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책을 덮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각기 고유한 분들의 마음을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지요.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읽으시는 동안 다만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퀸 앤 킹
출판사 | 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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