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색으로 그려 낸 용기, 현단 작가가 말하는 ‘함께 사는 세상’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계속 다루다 보니, 결국 타인과 잘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과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나 자신과 잘 산다는 것은 곧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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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출판사가 제31회 MBC창작동화대상 그림책 부문 수상작인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를 출간했다. MBC 창작동화대상은 책 읽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아동 문학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MBC와 금성문화재단이 제정하고 금성출판사가 후원하는 문학상이다. 이번 수상작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는 “단 두 가지 색만으로 세상의 경계와 조화를 탁월하게 그려 냈다”는 평을 받았다. 

 

현단 작가는 장애가 있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을 통해 깨달은 ‘본질적인 같음’과 ‘개성으로서의 다름’을 작품 세계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아이들의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가장 단순한 색으로 가장 단단한 용기를 이야기하는 현단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현단 작가님 안녕하세요. ‘제31회 MBC창작동화대상’ 그림책 부문 수상작『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가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기획하고 구상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장애를 가진 친구와 약 3년간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 짧고도 긴 시간 동안 깨달은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우리 모두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등한 사회 구성원이자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입체적인 인격체라는 점입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넌 최고야!』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작업했고 이후 행보를 고민하다 보니 장애뿐 아니라 우리 일상과 사회 곳곳에 ‘다름’으로 인해 생겨나는 수많은 갈등을 마주하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렇게 ‘본질적인 같음’과 ‘개성으로서의 다름’이라는 서로를 보완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작업 세계관을 확장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가 탄생했습니다.

 

심사평에서 '단 두 가지 색만으로 세상의 경계와 조화를 그려냈다'는 극찬을 받으셨습니다.  많은 색 중에서 두 가지 색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현상을 그림책 주제로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 전개와 그림 표현에서도 ‘단순함’이 스타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주로 두 가지 색으로 작업을 하는데, 블랙은 전반적 서사를 담백하게 담고, 포인트 색상은 독자들이 주제를 읽어 낼 수 있는 흐름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에 사용된 포인트 색상은 UN을 상징하는 색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는 이 이야기가 특정한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나눠야 할 이야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친구들과 멀어진 뒤, 혼자 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친구를 찾아 나서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다투었지만 다시 자신만의 세계로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어른보다 더 단단하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회복력과 상상력이 빛나는 장면이기도 하고, 저 역시 그런 주인공을 닮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어 더욱 애정이 가는 장면입니다. (하하)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혐오’나 ‘차별’ 같은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랑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나 장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존에 출간했던 다른 그림책에 비해『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에는 다양한 차별과 갈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둡고 무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후반부에는 이야기의 배경을 우주까지 확장하여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너무 무겁지도 않으며, 또 가볍지도 않은 내용 속에서 아이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서 즐겁고 유쾌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이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야기의 무게를 덜기 위해 선택했던 ‘우주’라는 배경이 앞으로도 끝없이 생겨날 ‘다름’을 암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 독자들이 책을 덮은 뒤에도 앞으로 끊임없이 마주하게 될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상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작품 속 존재들이 선을 넘는 순간마다 '작고 단단한 용기'가 피어난다고 표현되었습니다. 작가님 스스로 창작 과정에서 선을 넘기 위해 냈던 '작은 용기'의 순간이 있었나요?

출판사와 함께 한 권의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 매 순간 속에 작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하)

출간 작업을 하다 보면 여러 이유로 의견이 달라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그럴 때면 한편으로는 “그냥 수용하고 빨리 끝내자”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만 더 내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갈등이 생기면 겉으로만 수용하는 척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니 그런 태도가 오히려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계도 그렇고, 출간을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고, 결국 그 사이의 ‘선’을 넘어 소통을 해야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점점 더 깨닫고 있습니다.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의견이 충돌할 때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제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분명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국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멋진 결과물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현단 작가님이 앞으로 기차에 태우고 싶은 또 다른 사회적 가치나 이야기는 무엇인지 살짝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동안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그림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계속 다루다 보니, 결국 타인과 잘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과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나 자신과 잘 산다는 것은 곧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타인이 요구하는 모습,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마저 흔들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과 더불어, 세상에 태어난 한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 고민들을 담아낼 이야기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만날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아무리 똑똑한 어른들이 모여도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약 어린이 여러분의 재치 있고 통통 튀는 상상력이 어른들의 지혜와 만나게 된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조금 더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어린이 여러분 역시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말고, 세상을 더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기 위해 이 그림책의 주인공처럼 당당하고 힘차게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세요! 언제나 여러분의 생각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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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

<현단> 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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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