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펜상 19회 수상자 박건우 “본격 미스터리를 계속 쓰겠다는 마음” | 예스24
꾸준히 미스터리 소설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은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만 들어 있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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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은 박건우의 「교수대 위의 까마귀」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최근까지 한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 주는 작품으로, 골수팬을 만족시킬 정도로 장르적 관습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읽기에도 몰입이 충분히 가능한 영리한 작품이다. 미술관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살인사건 트릭, 촘촘하게 연결된 전체 사건과 해결의 방식 등이 그동안 독자들이 기다렸던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성취의 이면에는 세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결의 미스터리를 꾸준히 써온 박건우의 태도가 있다.

 

황금펜상 우수작으로는 박향래의 「서핑 더 비어」, 조영주의 「폭염」, 박소해의 「부부의 정원」, 김아직의 「길로 길로 가다가」, 한새마의 「1300℃의 밀실」이 선정되었다.


 

황금펜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후보로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만 해도 제가 수상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황금펜상 수상작의 기조에 비해 제 소설은 이야기의 울림이나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 소설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해 주신 건 본격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완성도를 높게 봐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 소설을 읽어주신, 그리고 앞으로 읽어주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단편 「야경」으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신 뒤, 3년 만에 황금펜상을 받으셨습니다. 현재 법의학자를 꿈꾸며 학업에 매진 중이시라고 알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꾸준히 미스터리 소설을 써오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셜록 홈스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읽은 추리소설은 중학교 1학년 때 교보문고에서 발견한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우타노 쇼고 저)였습니다. 그때부터 본격 미스터리에 무한한 매력을 느꼈고, ‘나도 이런 소설을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처음으로 소설을 쓰게 된 계기였습니다.

제가 꾸준히 미스터리 소설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은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만 들어 있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쓰고 싶은 글이 떠오르면 꼭 본격 미스터리에 국한되지 않아도 일단 써보곤 합니다. 2024년 황금펜상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던 「환상통」의 초안은 추리적 요소가 거의 없는 메디컬 호러물이었고, 전자책으로 출간한 「멀리 날아가는 종이비행기」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중시한 일상 미스터리였습니다. 「어긋난 퍼즐」처럼 다소 엽기적인 내용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도 꾸준히 쓰고 있고요. 정리하자면, 제가 쓰고 싶은 것이라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동력을 잃지 않고 계속 써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대 위의 까마귀」는 미술관이라는 공간, 처형 도구, 한정된 용의자, 탐정 역할을 맡은 일반인 등이 등장하는 본격 미스터리물입니다. 집필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컸던 지점이나 반대로 즐겁게 몰입해 썼던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집필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컸던 지점은 이야기의 배경을 정할 때였습니다. 이야기의 전체 흐름과 트릭은 한참 전에 구상해 뒀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딱 맞는 배경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미술관을 떠올린 덕분에 한층 더 본격 미스터리다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가장 몰입해서 썼던 지점은 사건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주인공인 현수와 하강휘 형사가 추리를 주고받는 부분이었습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막히더라도 두 사람의 대화를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갔습니다.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복선이나 단서가 떠올라 끝까지 즐겁게 쓸 수 있었습니다.

 

단편 분량임에도 주요 인물들의 개성이 또렷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예술 작품에 조예가 있는 설비기사라는 점, 그가 사건에 투입된 형사와 이미 이전에 만난 적 있고 활약을 해 형사에게 신뢰받고 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이 콤비로 발표된 이전 작품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박현수 설비기사와 하강휘 형사 콤비는 이번 소설에서 처음 만드신 캐릭터인데, 각각의 성격과 관계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작가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이번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은 실제 제 친구들의 이름입니다. 그래서 주인공만큼은 저를 모티브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는 예술 작품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관심은 많습니다. 주인공에게 그 점을 반영하였고, 귀찮아하면서도 거절을 잘 못하고 은근히 추리를 좋아하는 점 등을 담았습니다. 하강휘 형사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능글맞으면서도 주인공의 실력을 인정하는 형사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떠올린 인물입니다. 처음엔 반말을 쓰는 캐릭터로 구상했지만, 무례한 게 아닌 능글맞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기에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제가 원했던 인물상이 만들어진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두 사람이 이미 아는 사이라는 설정은 단편이라는 제한된 분량 내에서 이야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내심 이 둘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 단편집을 써도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번에 황금펜상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앞으로도 처형 기구 시리즈를 쭉 이어 나가고 싶네요.

 

해가 갈수록 새로운 트릭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최근 한국 미스터리에는 본격 미스터리의 시도가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황금펜상 본심에 오른 작품 중에서도 본격 미스터리 작품이 적지 않았고요. 작가님께 본격 미스터리의 매력은 무엇인지, 앞으로도 본격 미스터리를 집필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본격 미스터리는 역시 논리적인 추리를 통해 트릭을 밝혀내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착실하게 단서를 모으고 이를 종합해 허를 찌르는 추리를 선보일 때의 쾌감은 오직 추리소설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 모든 추리소설에 반전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이 터져주는 게 좋습니다. 아직 구상만 해두고 쓰지 못한 본격 미스터리 소재가 많이 남아있으니, 앞으로도 조금씩 써나갈 예정입니다.

 

최근에 인상 깊게 읽으신 미스터리 소설이나, 눈여겨보고 계신 소설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이라고 하기엔 읽은 지 조금 되었지만, 시라이 도모유키의 『엘리펀트 헤드』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도파민이 터지는 전개와 연이어 쏟아지는 추리 및 반전이 훌륭했고, 특히 마지막에 밝혀지는 트릭이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에 거부감이 없으신 분이라면 이 작가의 작품을 반드시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미스터리 장르뿐 아니라 출판과 영화·드라마 등 문화계 전반이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본업을 병행하며 꾸준히 창작을 이어가고, 이번에 수상이라는 결실을 맺으신 작가님께서 미스터리 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무엇보다도 글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글이 막힐 때 일단 떠오르는 부분을 먼저 써두고, 나중에 그사이를 채워서 이어주는 식으로 쓰곤 합니다. 등단하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많은 원고를 쌓아두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글을 너무 조급하게 마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감 기한을 정해두는 건 좋으나, 원고를 촉박하게 완성한 후 충분한 검토 없이 제출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등단 전이든 후든 소설을 낼 기회는 많습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여유롭게 글을 다듬기 바랍니다. 장차 국내 미스터리 소설계를 빛내 줄 예비 작가님들을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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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5 제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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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