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인간이 어지럽게 얽히고 ‘조심조심’손끝을 맞대는 일곱 편의 SF 소설
저의 이야기가 1,200킬로미터의 거리를 뛰어넘어 여러분에게 닿다니 꿈만 같습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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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렴풋이 그려보는 어른이 되었을 때의 미래. 그것처럼 우리는 종종 아직 오지 않은 하지만 언젠가 분명히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상상하곤 한다. 이 책 『나는 고독한 별처럼』은 일본SF작가클럽 회장을 지낸 성우이자 작가 이케자와 하루나의 첫 SF 소설집으로, 이미 찾아온 저마다 다른 상상 속 일곱가지 세상으로 우리를 순간이동시킨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는 이미 다가온 기술과 인간이 뒤엉킨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깊은 곳에 자리한 수많은 감정을 자극하며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과연 무엇인지 자꾸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SF 소설 일곱 편이 함께 담긴 『나는 고독한 별처럼』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데요 안에서도 아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대부분 어딘지 소외되고 고독한 인물들로 그려집니다그러한 인물들을 통해 작가님이 그리고 싶었던 인간의 모습 등이 있을까요?

저 또한 세상과 저 사이의 거리감 때문에 줄곧 고민해왔습니다. 지금 여기에 있어도 괜찮을지 알지 못한 채 세상 한쪽에서 숨을 죽인 채 살아왔지요. 그렇지만 독서를 통해 저와 비슷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쓸 때 늘 언어를 통해 다리를 놓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씁니다. 저의 언어가 다른 사람과 이어지면 좋겠다, 혹은 타인과 타인을 이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이지요. 앞으로도 ‘지금, 여기’에 자신이 있을 곳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세상이 존재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일곱 가지 이야기가 저마다 다른 세계를 보여줍니다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세상이 책 속의 어떤 세상과 비슷할 거라고 보시나요?

가장 가능성이 있는 미래는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 속 세상일 것 같아요. AI나 과학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밝은 미래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 몇 년 사이에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한 발전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반드시 남겨지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이 단편에서처럼 그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모의 요람」과 같은 미래는 되도록 맞이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한 세상도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듯해요. 그렇지만 저는 버섯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실은 붉다, 실은 하얗다」에 나오는 공감 능력인 마이코파시는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절망적이고 외롭고 허무한 느낌이 들면서도 결국에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같습니다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작가님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2026년 SF 동향에 관해 인터뷰했는데요. 그때 호프펑크(hopepunk)라고 대답했습니다. 호프펑크는 암울한 배경 속 희망적인 분위기를 다루는 SF 장르인데 음울한 암흑에 휩싸인 머나먼 미래를 그리는 SF 장르인 그림다크(grimdark)의 반대 개념으로 2010년 말에 탄생했습니다. 세계의 위기, 디스토피아가 이미 전제된 상황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고, 어떻게 세상을 재건하면 좋을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미래는 점점 암울해지고 있는데요. 그러는 상황에서도 되도록 아름다운 것, 선한 것을 발견해가고 싶습니다. 그것들을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건네주듯이요.

 

SF 소설에서 코미디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는 드문  같은데 「어쩌면 지방으로 가득한 우주」「우주의 중심에서 I 외치다라는 연작은 코미디 요소가  버무려진 작품으로 보입니다  작품은 어떤 계기로 쓰시게 되었나요?

연작인 두 단편을 쓸 때는 다른 일도 몰려서 집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할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어요. 4일이 쓸 수 있는 최대 시간이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장 표현하기 편한 목소리를 활용해 마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한 다급한 기세로 당시 품고 있던 다이어트에 관한 답답한 마음을 표현해보자 생각했죠. 그렇다 해도 이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전개될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예정대로 4일 만에 완성해 제출했는데 그게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물론 다른 작품은 되도록 여유를 가지고 시간을 들여 썼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을 많이 들여서 쓴 작품이 반드시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속편인 「우주의 중심에서 I를 외치다」를 쓰게 되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 단편에는 제가 성우나 연예계에서 평소에 느꼈던 덧없는 감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3부작으로 생각하고 있어 언젠가 세 번째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 두 단편에는 지방짱이 나오는데 한국에 ‘지방이’라는 캐릭터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의 번역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지금과 전혀 다른 낯선 세상이지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평범한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그래서인지 낯선 세상이지만 낯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친근감이 들고 앞으로의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느낌도 듭니다  인물들을 주변에서   있는 평범한 인물들로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야기는 어떤 장르나 주제로 쓰든 모두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쓰고 인간이 읽는 이상 인간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지요. SF는 물리법칙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역시 어떤 부분에서는 저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성우인 제가 캐릭터로 분해서 이야기하듯이요. 그러니 아주 뛰어난 재능을 지녔거나 명석한 두뇌를 지닌 것도 아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하게 쓸 수 있는 듯합니다.

 

작가님은 엄청난 독서광이라고 들었는데요한국의 SF 소설을 비롯해 한국의 책들도 많이 읽으시나요  사이 일본에서 한국의 책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작가님이 느끼시는  등이 있으실까요?

한국 작품은 꽤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김보영 작가님이 쓴『얼마나 닮았는가』의 일본어판 해설을 쓰기도 했고, 천선란, 정소연, 김초엽 작가님과 대담을 하기도 했습니다(그 인연으로 김초엽 작가님이 이 책의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한국의 책은 서평으로도 여러 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민지형 작가님과 나눈 이야기가 아주 흥미로웠어요. “한국에서도 사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힐링 소설 분야의 책이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그런데 일본에 번역되어 나오는 작품은 젠더를 다룬 작품이나 사회의 분단, 반문화, 페미니즘 SF 작품이 대부분이죠.” 번역은 하나의 필터이기 때문에 일본이 원하는 한국 문학의 형태가 반영되다 보니 한쪽에 편중된다는 점이 여실하게 드러납니다(그렇지만 저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좋아해요). 

일본과는 조금 차별화된 발전의 형태를 이루고 다른 목소리를 지닌 한국 문학을 선망하는 동시에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나는 고독한 별처럼으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나게 되셨는데요한국 독자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그리고  책이 한국 독자에게 어떤 책으로 남기를 원하세요?

한국에 계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에 한국 작가분들과 함께 쓴 릴레이 에세이에서 “1,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저와 여러분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아 깜짝 놀랐습니다. 언어와 역사와 문화는 다르지만, 우리 사이에는 수많은 공통점이 있고 분명 같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저마다의 해결책을 가지고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썼는데요. 저의 이야기가 1,200킬로미터의 거리를 뛰어넘어 여러분에게 닿다니 꿈만 같습니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제 책을 읽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이 책 속 어떤 이야기가 가장 좋았는지 꼭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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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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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말 게임 개발회사에서 개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며, 폴라리스 워크숍에서 SF 소설 쓰기 지도를 하거나, 다양한 SF 단편집을 기획하는 등 SF 생태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 온 미국 하퍼콜린스,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둘 다 한국 SF 작가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게임 개발팀 ‘가람과바람’에서 시나리오 작가/기획자로 활동했다. 『이웃집 슈퍼히어로』, 『토피아 단편선』, 『다행히 졸업』, 『엔딩보게 해주세요』 등 다수의 단편집을 기획했다. 2021년 로제타상 후보, 전미도서상 외서부문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