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돌파한 <써니> 다시 살펴보기
전국 600만 관객 육박. 2011년, 현재까지 개봉작 가운데서 최고 관객 동원 기록. 평일 관객 동원 1위.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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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00만 관객 육박. 2011년, 현재까지 개봉작 가운데서 최고 관객 동원 기록. 평일 관객 동원 1위. <쿵푸팬더2>, <캐리비안의 해적4>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게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내주긴 했지만 꾸준히 2등 전략을 통해 스타가 없어도 콘텐츠만 좋으면 흥행에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속스캔들>로 8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강형철 감독은 소포모어 징크스(이년차 징크스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는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에도 홈런을 날렸다.
<써니>는 과거를 이야기 하는 영화다. 현재 30대 이상이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코드들이 잔뜩 들어있다.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초반이 영화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례적인 흥행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왜? 어떤 이유에서 <써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일까? 단순히 영화가 재미있어서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600만이라는 숫자가 너무 크다.
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써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다. 그리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를 극대화 하는 작품이다. 일단, 이 영화의 중심에는 우정이 있다. 어른은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도 아닌 딱 그 중간지점인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만들어질 때 만난, 일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소중한 사람들이다. 우리 중 하나를 건드리는 것은 모두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의 우정은 누구나 꿈꿨을, 그리고 꿈꾸고 있을 소중한 믿음이다.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마음을 열 수 있다는 설정이야말로 관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한다.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며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받아줄 수 있는 마음과 나의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누군가 인 것이다. <써니>는 과거를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감정선을 자극한다. 어느 순간 나는 나미가 되어 있고, 춘화가 되어버린다.
어렸을 땐 몰랐다.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을 줄 알았다.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거칠 것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반대였다. 어렸을 때는 용인되었던 작은 실수도 어른이 되면 일생을 좌지우지 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른 같은 행동을 해야 하고,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다.
피터팬 증후군이 생겨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써니>는 이러한 갑갑한 마음을 판타지로 풀어낸다. 괴롭힘을 당하는 딸을 위해 교복을 입고 나타난 엄마의 복수극은 잔잔한 재미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는 옛 친구 찾기라는 설정은 누구나 꿈꾸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이 아니던가. 모두가 행복한 결말. 그리고 모두가 즐거운 마무리. <써니>는 모두가 즐길 수 밖에 없는 꿈 같은 영화다.
누군가를 100% 믿는다는 것. 누군가의 꿈을 응원해 줄 수 있다는 것. 혹은 내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열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 마음 속에서 얼마나 염원하고 있는 바람인지를 영화 <써니>는 보여주고 있다. 세상은 모두가 자기 중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수 밖에 없기에, 상대를 위하는 <써니>의 정서는 감정적으로 관객들을 충분히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써니>를 보고 나와서 가장 먼저든 생각이 “나도 외롭고 싶지 않다” 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도리질을 하고 말았다. 그래. <써니>는 모두의 꿈이고 판타지인 것이다. 그래서 영화인 것이다.
1980년대, 당시 어두운 사회의 분위기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포장한 감독은 분명 영리한 사람이 맞다. 관객들의 감정을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능력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스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볼거리로 점철된 작품도 아니지만, <써니>는 분명 극장에서 9,000원 이상의 즐거움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현재 15세 관람가 등급을 맞추기 위해 수위를 조절했던 <써니>는 감독의 지휘아래 약 10분이 늘어난 감독 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예상하고 있는 감독 버전의 <써니>는 7월 개봉 될 예정이다. 많이 다르진 않겠지만 기꺼이 10분이 추가되고 편집이 달라진 새로운 <써니>도 보고 싶다.
<과속스캔들>로 8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강형철 감독은 소포모어 징크스(이년차 징크스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는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에도 홈런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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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는 과거를 이야기 하는 영화다. 현재 30대 이상이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코드들이 잔뜩 들어있다.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초반이 영화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례적인 흥행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왜? 어떤 이유에서 <써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일까? 단순히 영화가 재미있어서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600만이라는 숫자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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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써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다. 그리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를 극대화 하는 작품이다. 일단, 이 영화의 중심에는 우정이 있다. 어른은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도 아닌 딱 그 중간지점인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만들어질 때 만난, 일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소중한 사람들이다. 우리 중 하나를 건드리는 것은 모두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의 우정은 누구나 꿈꿨을, 그리고 꿈꾸고 있을 소중한 믿음이다.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마음을 열 수 있다는 설정이야말로 관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한다.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며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받아줄 수 있는 마음과 나의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누군가 인 것이다. <써니>는 과거를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감정선을 자극한다. 어느 순간 나는 나미가 되어 있고, 춘화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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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몰랐다.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을 줄 알았다.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거칠 것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반대였다. 어렸을 때는 용인되었던 작은 실수도 어른이 되면 일생을 좌지우지 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른 같은 행동을 해야 하고,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다.
피터팬 증후군이 생겨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써니>는 이러한 갑갑한 마음을 판타지로 풀어낸다. 괴롭힘을 당하는 딸을 위해 교복을 입고 나타난 엄마의 복수극은 잔잔한 재미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는 옛 친구 찾기라는 설정은 누구나 꿈꾸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이 아니던가. 모두가 행복한 결말. 그리고 모두가 즐거운 마무리. <써니>는 모두가 즐길 수 밖에 없는 꿈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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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100% 믿는다는 것. 누군가의 꿈을 응원해 줄 수 있다는 것. 혹은 내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열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 마음 속에서 얼마나 염원하고 있는 바람인지를 영화 <써니>는 보여주고 있다. 세상은 모두가 자기 중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수 밖에 없기에, 상대를 위하는 <써니>의 정서는 감정적으로 관객들을 충분히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써니>를 보고 나와서 가장 먼저든 생각이 “나도 외롭고 싶지 않다” 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도리질을 하고 말았다. 그래. <써니>는 모두의 꿈이고 판타지인 것이다. 그래서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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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당시 어두운 사회의 분위기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포장한 감독은 분명 영리한 사람이 맞다. 관객들의 감정을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능력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스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볼거리로 점철된 작품도 아니지만, <써니>는 분명 극장에서 9,000원 이상의 즐거움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현재 15세 관람가 등급을 맞추기 위해 수위를 조절했던 <써니>는 감독의 지휘아래 약 10분이 늘어난 감독 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예상하고 있는 감독 버전의 <써니>는 7월 개봉 될 예정이다. 많이 다르진 않겠지만 기꺼이 10분이 추가되고 편집이 달라진 새로운 <써니>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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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필자
정성렬
정성렬의 아비정전(阿飛正傳)
"아비(阿飛)"는 '아비정전'의 주인공 이름이자 불량한 혹은 반항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정전(正傳)"은 "이야기"라는 뜻. MOVIST.COM에서 "정성렬의 영화칼럼"을 2년 간 연재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부 리포터, '연인', '극장전' 등의 홍보를 맡은 소란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려 했으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하고 (주)누리픽쳐스에서 '향수', '마이클 클레이튼'등의 작품을 마케팅 했다. 현재, 좋은 외화를 수입/마케팅해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앙ㅋ
2012.03.13
도 전
2011.09.30
천사
201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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