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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 이지영, 그녀가 쓴 『콜링』은 “멋진 성공기도, 화려한 여행기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제가 잠시 방황하는 시간에 썼다는 것이 당신 앞에 솔직한 고백”이라고 털어놓았다…. 때로 그녀의 고백은 멜로디와 함께한다. 그래서 이날의 낭독회는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첫 곡은 「여행을 떠나자」였다.
여행을 떠나자 잠시 누군가에게 기댄 채 쉴 수 있는 그런 여행을 |
앨범 타이틀이 「여행을 떠나자」이고, 『콜링』도 여행 에세이입니다.
“이렇게 혼자 노래를 부르면 ‘빅마마’라는 고향을 떠나 ‘솔로가수 이지영’이란 이름으로 여행을 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앨범 타이틀에도 ‘여행’이 들어갔죠. 이 책은
왜 많은 여행지 중에서 터키로 가셨나요?
“막연히 언제든 가보고 싶은, ‘뜨거운’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던 나라라는 것, 그리고 지난 월드컵 등을 통해서 ‘형제’라 부르는 나라라는 걸 알고 신기했죠. 터키 현지에서 한국인이라는 걸 밝혔을 때, 어디서나 ‘브라더’라 부르며 따뜻한 말 한마디 더 건네주고 차를 대접해주었어요.”
터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어디였나요?
“6.25전쟁 참전 용사의 집이 있더라고요. 그곳에서 현관 앞까지 나와 주셔서 맞이해주셨었어요. 60년 전 이야기를 어제처럼 말씀해주셨습니다. 수원 어딘가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기도 했는데 폐허 속에 어린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라는 걸 생각하니 슬펐죠.”
내 노래가 얼음나라에까지 닿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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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목소리로 낭독이 이어졌다. 저자가 낭독한 부분은 ‘바람 따라 길 따라’였다.
그들은 보겠지, 별의 움직임을. 그들은 듣겠지, 바람의 속삭임을. 가축의 체온을 벗 삼아 지난밤도 무사안녕입니다. 새벽 이슬 맞으며 눈을 떠 밤새 찬 바닥에 굳었던 몸을 달래며 기지개를 펴고, 양의 안부를 묻는 목동의 소리가 들판에 울려 퍼지면 또 새로운 하루의 시작입니다. 얇은 밀가루 빵과 직접 짠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 거기에 따뜻한 차 한 잔이면 싸늘한 새벽의 오한도 눈 녹듯 사라집니다. 그들의 세간만큼이나 간소한 아침 식사입니다. |
이 챕터의 BGM으로 양방언 씨의 「이름 없는 바람」을 꼽으셨는데요.
“개인으로서 여행을 떠나면 관광지를 가는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흘러갑니다’란 챕터는 이별에 관한 글로 읽혔어요.
“물론 개인사와 연관도 있습니다(웃음). 떠나게 되면 그리워지는 게 많아지잖아요. 지중해 바다 앞에 고대도시가 있더라고요. 저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떠올랐어요. 그러고 보니 그리운 사람도 생각났더라고요.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흘러가고 있구나’하고 생각하니까, 한영애 씨의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란 노래도 떠올랐죠.”
이 날의 두 번째 노래는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 였다. “어려서 짝사랑을 많이 해서 그런지 순수한 가사가 좋아요(웃음). 제가 잠깐 한상원 밴드를 했었는데, 그때 사석에서 한영애 씨를 뵌적이 있었어요. 노래와는 다르게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이셨어요. 선배님께서 노래를 부를 때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시는데, 저에게는 큰 울림이 되었었죠. ‘먼 얼음나라에까지 노래가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노래는 뽐내는 게 아니라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셨어요.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죠.”
언제부터 노래를 부르셨나요.
“어려서부터 불렀어요. 교회 성가대 활동도 하고, 중고등학교 때는 관련 서클활동을 했었어요. 사춘기 때 내성적인 성격이었음에도 학교 축제 때는 꼭 무대 위에 서서 노래를 불렀어요. 홍대에서 잠깐 밴드도 했었는데, 드러머였죠. 대학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콜링』에는 이지영 씨의 그림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보시면 알겠지만 정식으로 배우진 못했어요. 그저 낙서 수준입니다. 꽤 오래 그림을 그리긴 했어요. 오래 그리다보니까 색연필도 쓰게 되고 물감도 썼죠. 더 재밌어지더라고요. 직업이 아니다보니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분야가 그림인 거 같아요. 나중에는 이런 식으로 작은 공간이 주어진다면 그때는 전시회 콘서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또 노래를 부르는 일이 교차하면서 장르 간에 상상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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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일러주지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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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회에 참석한 많은 독자들은 가장 좋아하는 챕터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를 뽑았다. 그리고 저자가 BGM으로 소개했던,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는 이 날의 세 번째 노래가 되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파랑이라고 기억한 것을 누군가는 하늘이라고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노을이라고 기억할 수도 있겠죠. 또 누군가는 구름이라 기억하고, 또 누군가는 비행기라고, 또 누군가는 고수부지라고. 또 누군가는 빨강이라고 저와는 정반대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날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 하나입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당신이 조금은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도 그런 내가 서운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달라도 공존할 수 있습니다. (p.154) |
터키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현지에서 통역해주신 분이 먼저 생각이 나요. 터키에 사는 한국분이셨는데, 굉장히 재밌으셨어요. 마침 차를 새로 뽑으셔서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혹은 세 시간에 한 번씩 세차를 하시더라고요(웃음).
그 다음 생각나는 분이 빵집 아저씨예요. 늦은 밤, 디야르바키르에서 안탈리아로 가던 중 저녁때를 놓쳐 배도 출출하고 길도 물을 겸, 어느 작은 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죠. 컴컴하고 조용한 동네에 불 켜진 빵집 하나. 다행이다 싶어 얼른 들어갔더니 주인아저씨, 연세 드신 제빵사 한 분과 그의 수제자, 이렇게 세 사람이 열심히 다음 날 새벽에 구울 빵을 반죽하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크게 반가워하며 한국말로 주인아저씨가 인사를 건넸죠.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줄 아는 데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셨어요. 어떻게 한국말을 배웠느냐 물었더니, 한국에서 약 4년간 있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생각난 참에 한국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지 않을까 하고 여쭤보았는데, 역시 있더라고요. 공장에서 일할 때 괜히 못되게 굴고 욕을 입에 달고 살던 나쁜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어요. 결국 귀국하여 삼촌과 함께 빵집을 운영하게 된 거죠.
하지만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많다고 하면서 특히 따뜻한 제주도 갔을 때가 좋았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어요. 빵을 가득 챙겨주시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가끔씩 전화로 안부를 직접 물어주시면 여행길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어요.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터키에서 봤던 수많은 고양이들이 기억에 남아요. 유적지 같은 곳에도 고양이가 널브러져 있더라고요. 처음엔 병들었나 싶었어요(청중 웃음). 터키 분들은 거리의 개와 고양이에 관대해요. 먹을 것도 따로 챙겨서 주시는 분이 많았어요. 정이 많은 만큼 동물도 사랑하시더군요.”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듣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얼마 전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를 두 번 보고, 큰 감흥을 받았습니다. ‘인도’를 가보고 싶어졌어요. 명상과 요가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몸은 많이 굳었지만, 음악을 느끼고 싶어서 브라질과 스페인도 가보고 싶고요. ‘솔로’라는 음악여행을 하고 있어요. 정규앨범을 녹음하고 있습니다. 녹음을 어서 마치고,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은 진짜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에요. 지금도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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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