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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욕망이 변주되는 지점의 절망

글쓴이: 영화와 책이 함께 하는 인생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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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욕망이 변주되는 지점의 절망


미국4대 소설가로 꼽히는 코맥 매카시는 책보다는 영화화된 그의 작품인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우리에게 더 유명하다.


사실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 이전까지는 전형적인 은둔자형 소설가로 그의 본 모습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작품세계에만 골몰하는 그런 사람이다.


코맥 매카시는 은둔자들이 갖고 있는 자기 특성이 자신의 글에 묻어 나오는 부분이 많은데, 그의 작품<로드>같은 경우, 완전 파멸 이후의 지구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을 하고 그 추락 이후에 인간이 보여주는 밑바닥 속성까지도 묻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염세주의를 뛰어넘는 희망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과 얽히기 싫어서 은둔한 자신에게도 희망을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코맥 매카시가 이번에는 처음부터 영화를 만들려고 쓴 시나리오 작품이 바로 <카운슬러>이다.


이 책은 이미 영화화 되어 우리에게 선보여 졌지만 워낙 그가 얘기하는 필체의 장황함이나 인생의 철학을 읊어대는 대사들이 많아 영화를 보는 중에 머리를 싸매가며 본 영화였는데, 다행히 책으로 다시금 하나씩 되 짚어 보게 돼서, 이제야 그의 생각이나 세상철학에 맛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책<카운슬러>는 코맥 매카시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시선이 다시 한번 서늘해 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카운슬러라 불리는 변호사와 그의 애인 로라’.


이 두 사람의 끈끈한 침대정담이 속 깊이 오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더니, 결국 다이아몬드라는 상징적인 욕망의 구현물을 통해, 코맥 매카시가 다이아몬드 판매상으로 분해서 자신의 세상얘기를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 시작한다.


이 긴 얘기를 한마디로 하면 이 작은 반짝이는 돌이 가지는 위력이 바로 인간이 가진 허망한 욕망의 결정체란 얘기다.


카운슬러는 그것을 사랑이란 표현의 깊이를 대체하는 물건으로 사용했고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욕망을 채워 넣기 위해 선택한 것이 마약업자의 마약 빼돌리기로 된다.


영화에서는 이런 부분이 결탁한 조직의 업자 라이너란 사람을 통해서 두리뭉실하게 상황파악도 안 되는 서로의 대화로 넘어갔지만 역시 책은 이들의 대화를 곱씹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들이 시작하는 마약 빼돌리기는 너무도 쉬울 것 같았고 별 문제 없어 보였지만, 세상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한 변호사의 실수 하나로 구멍이 생겨 버리고, 결국은 이 어둡고 거친 다른 세상 속의 사람들에 의해 파멸을 맞이 한다.


여기서 코맥 매카시는 두 가지를 보여주는데 하나는 말키나라는 팜므파탈한 여자로 대변되는 돈과 섹스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조직과 돈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들에게 행복이란 돈으로 구현 되는 생존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이미 많은 인간은 그것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이니 인간성이니 하는 것은 뒤로 하고 그 밑바닥 어두운 욕망과 쾌락의 근성을 드러낼 뿐이다,


이미 돈에 매인 인생은 자식이 죽어도 혹은 자기 자신이 어느 쓰레기장이나 길거리에 죽은 체 버려지는 인생일지라도 이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니 그냥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달관한듯 말한다.


이 어두운 다른 세상이 자신의 세상을 배반하는 자들에게 내리는 처단은 아주 가혹하고 결코 돌이켜지지 않는다.


카운슬러라 불리던 변호사가 바라 보던 세상은 자신의 고급승용차와 다이아몬드 그리고 아름다운 애인, 그것을 감당할 만한 돈 등의 자신만이 바라보던 세상이었지만, 카운슬러가 건드린 또 다른 세상은 인간이 가진 모든 밑바닥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었다.


먹이 사슬과 같은 욕망의 사슬은 변호사의 파멸로 이어지고 그 파멸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절망으로 이어지면서 정말 인간이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하찮아지는지 말하고 있다.


<카운슬러>는 부패한 변호사가 자신의 욕망을 쫓다가 파멸해 나가는 과정과 방탕한 조직의 배신자가 죽어나가는 과정을 한 변방의 국경지대 마약조직의 커넥션을 통해 보여주고도 있지만 결국은 돈에 의해 돌고 도는 욕망의 모습이다. 그리고 <로드>에서 생존하기 위해 먹어야 했던 인육의 또 다른 모습이다.


과연 인간은 얼마나 더 처참해져야 이 욕망의 고리를 벗어 날까?


코맥 매카시가 바라보는 서늘한 염세적인 시선은 그래서 들뜬 욕망을 차갑게 식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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