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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제인 정 트렌카 “스며드는 것: 낯선 귀환 이후”

2019년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이 만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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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공감의 힘인데, 공감은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조금씩 더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가는 일이거든요. (2019.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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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기

 

 

 

2019년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아라아트센터에서 해외 한인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이 함께 모여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교류 행사를 개최합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2019년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문학축제의 참가 작가 인터뷰는 제인 정 트렌카로 문을 열었다. 회상록 『피의 언어』  (2003)와 자전적 소설  『덧없는 환영들』  (2009)을 출판하고 인종간 입양 문제를 다룬 책 Outsiders Within(2006)을 편집한 미국 입양 작가 제인 정 트렌카를 비평가 정은귀가 만났다. 제인 정 트렌카는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6개월 뒤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시골 마을 백인가정에 언니와 함께 입양됐다가 2006년 서울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입양 작가들의 모임과 학회에서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이번 만남은 몇 년 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정식 인터뷰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안부를 마구 나누었다. 싱글 맘으로 아이가 벌써 6살이라며 빠듯한 시간 쪼개어 인터뷰를 위해 달려왔다고 하는 제인 정 트렌카의 얼굴은 봄날처럼 환해 보였다.

 

학회에서 만나고 몇 년이 지났는데 좋아 보여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네, 요즘은 번역을 하고 있어요. 환경 관련 책인데, 오기철의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예요. 제가 아이를 키우다 보니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요즘 더구나 공기가 너무 안 좋잖아요.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이야기 하는 책이에요.

 

제인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줄은 미처 예상을 못했어요. 새로운 주제가 반가워요.


제 삶과 직접 관련이 되는 문제니까요. 제가 또 엄마이다 보니까 미세 먼지 때문에 밖에 마음대로 나가 놀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스럽고, 지구 온난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구를 살리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는 정말 중요한 우리 자신의 문제니까요. 이 책 번역을 끝내고 나면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작가로서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어요.

 

작가로서 무얼 하겠다는 건 참 중요한 고민 같아요. 예전에 제 기억으로 작가님은 한 작품 끝내고 나면 다음 글 무얼 쓸지 모르겠다고, 다신 안 쓰겠다고 하신 적도 있었는데, 다음 작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계신 것도 반갑습니다. 이번에 작가님 인터뷰가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인데, 연결하여 작가이자 활동가로서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계신지 좀 더 듣고 싶네요.


그렇죠. 제가 입양 문제에 대해서 쓴 게 벌써 한참 전이네요. 제가 첫 책을 낼 때가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에 대한 담론이 한창 활발해지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당시 2003~4년에는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 숫자가 2만 명이던 때였어요. 그 때 피크를 이루다가 지금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올해 입양아가 4천 명 정도라 하니 80프로가 준 거지요. 그런 상황에서 국가 간 입양을 통해서 미국으로 건너 간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가를 살피는 문제는 무척 중요하지요. 미국 사회 내부의 이방인들로 사는 입양아들에 대한 보고는 대개 끔찍한 학대의 경험들이 주를 이루는데 더욱이 1990년대 이후엔 입양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모국으로 귀환하는 사례들이 많았잖아요. 그러니만큼 이 아이들의 경험을 살피는 일은 문학의 대상으로서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지요. 이 아이들은 부재한 것이 아니라 실제했던 것이니 그 실제를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의 경우에 회고록의 형식을 취했는데, 우선은 제 삶을 풀어내는 것이 제게는 중요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작업이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이 되지 않나 싶어요. 평화를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공감의 힘인데, 공감은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조금씩 더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가는 일이거든요. 요즘은 제가 워낙 환경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작업을 계속 하고 싶은 거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쓰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을 구상 중인지요?


번역 작업이 끝난 후에 저는 환경과 관련된 미래 과학소설을 쓰고 싶어요. 가령 기후 문제로 환경 난민이 되는 상상 같은 거요. 이건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소통을 위해서도 중요한데, 이를테면 지금 시점 한반도에서 전쟁의 종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러한 실감을 문학은 어떻게 나눌 수 있나 하는 고민을 해보는 거지요. 어떤 점에서 문학은 듣는 일이 아닐까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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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기

 

 

바로 제가 드리고 싶었던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어 인터뷰가 재밌어집니다.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 듣는 일로서의 문학을 이야기할 때 작가님은 어떤 글쓰기 전략이 있는지 궁금해요. 세월호 같은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기억하기의 문제만 보더라도 망각의 늪을 지나 기억하는 일은 상당히 선별적인 선택의 문제가 따르잖아요. 듣는 일도 마찬가지구요. 고통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구요. 이 문제를 글쓰기의 구체적인 실행에서 어떻게 대면하는지 궁금해요. 이 질문은 순전히 연구자로서 제 관심이 투영된 질문인 셈이라서 좀 죄송한데...


기억하기와 듣기, 망각하기, 너무 크고 어려운 문제예요. 저한테는. 제가 아이 키우면서 공부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보니 이론적인 문제이기도 하고요. 기억하기와 망각의 관계에서 글쎄요 저는 특별히 이론적인 틀이 없고 다만 저한테는 망각보다는 기억, 뭔가를 잊지 않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당장 절실한 제 안의 목소리를 끄집어내어서 썼던 것 같아요. 입양아들의 경우엔 박탈이 곧 망각으로 이어지니까 망각과 기억 사이 엄청난 간극이 있기도 해서 더욱 기억하는 일이 절실했던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터뷰 마지막에 여쭈어보려고 아껴두었던 질문을 지금 문득 던지고 싶어집니다. 행복하세요? 질문이 조금 갑작스럽지요? 왜 이 질문을 던지냐면 여러 해 전에 만났을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행복해 보여서요.


아, 행복이라... 글쎄 제가 잘 생각을 해보지 않아서.. 글쎄요. 하하... 저는 한 아이의 엄마고 제 아이는 미국 나이로 4살인데 아이를 돌보는 일, 아이를 키우는 일을 하다보면 다른 게 잘 생각나지 않아서 행복이란 것도 심각하게 생각 안 해 본 것 같은데, 그래도 한 존재를 키워내는 건 참 중요한 경험 같아요. 입양아로서의 저의 아픔 밑바닥에 밀착된 아이를 제가 지금 이 사회에서 키워내는 일은, 제 아이는 한국말도 영어도 아주 잘 하구요. 저와 달리. 저는 지금 제 아이를 키우는 지금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불교에서 그러잖아요. 현재가 중요하다고. 

 

엄마가 된 제인. 제인이 만난 생모와의 관계, 엄마가 편찮으셔서 돌아가셨잖아요, 그래도 작가님이 엄마를 간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참 다행이었는데 딸이자 엄마로서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주신다면요.


제 엄마는 암을 앓다가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심오한 경험 같아요. 엄마를 간호하고 돌보던 시간, 저는 참 소중하게 생각해요. 돌본다는 것, 그게 참 중요한데, 아시다시피 자본주의는 모든 가치를 빨아들이고 있잖아요. 돌봄에도 자본의 영역이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고요. 병원에서 아프면 치료비뿐만 아니라 간호에 따르는 여러 비용의 문제도 있고요.

 

그러고 보니 돌봄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젠더의 문제로 부각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대개 딸이 돌보지 아들이 돌보지는 않잖아요.


맞아요. 아이를 잘 돌보고 먹거리를 잘 살펴서 마련하고 이런 것들에 제대로 된 가치 부여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부모를 돌보고 아이를 돌보는 일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나빠요.

 

네. 저도 딸로서 충분히 공감하는 문제예요. 다시 질문을 글로 돌아가서요, 작가님 현재 주된 관심이 환경 문제인데, 환경 관련하여 구상하고 계신 계획을 조금만 더 풀어주신다면요.


환경 문제는 정말 심각하고 중요한 주제예요. 저는 사실 과학소설을 예전에도 좋아했는데요, 지금은 숨쉬는 걸 포함해서 환경이 가장 큰 저의 걱정거리가 되었어요. 소설도 구체적인 구상이 있다기보다 매주 생각이 바뀌긴 하는데요 (웃음) 사람들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4도 정도 더 올라간다고 하고 지구 대부분이 아마 몽고처럼 사막화가 진행되어 있을 거예요. 이런 환경 문제를 다루는 오기철의 책은 정말 중요한 베스트셀러인데 한국인들만 아니까 그걸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제가 하던 인권 관련 활동의 영역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 인권은 정말 중요한 문제지요. 하지만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요? 권리가 무슨 소용이 있나요? 

 

그래서 환경 관련 공상 과학 소설을 구상하고 계신 거네요. 그 문제는 입양아로서 작가님의 문제의식과 어떻게 통할까요?


가령 이런 거지요. <스타 트랙> 영화 보셨지요? 아마 다음 세대엔 사이보그와 함께 사는 세대가 될 텐데, 인간이면서 또 사이보그인 어떤 대상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 말이지요. 이 사이보그에게 이름을 주고 정체성을 부여하고 하면서 기르다가 어떤 이유로 살던 집을 파괴하고 본래 집으로 돌려보내는 이야기. 그건 흡사 입양아들의 귀환의 방식하고도 비슷한데요. 제국주의적 미국이 가정을 구성한 방식과도 흡사하고요. 국가가 강제한 정체성은 사이보그의 문제와도 통하는 바가 있지요. 뭐 그런 이야기...

 

아, 아주 재밌어요. 입양아로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하면서 기존에 해오던 활동과도 연계가 되고, 어쩌면 제인은 한국에 살기 때문에 내부의 이방인을 넘어 내부의 이방인들 중에서도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셈이잖아요. 그러한 정체성의 문제를 몸의 문제와 연결할 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입양 담론에서는 과거 국가와 개인의 관계, 국가와 개인의 불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되던 축이 바이어 팔러틱스 (bio-politics)즉 생물정치학의 관점에서 이야기되고 있는데, 그것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좀 더 부연설명을 드리면, 가령 입양아의 낯선 몸이 백인 중심의 미국이라는 국가적 이데올로기를 안에서 내파하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와 관련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것도 저의 연구자로서의 관심이 추동된 질문입니다만.


요즘 제가 아이 키우느라 공부와는 담을 쌓고 있어서 (웃음) 흥미로운 이야기같아요. 가령 14개의 다른 나라에서 입양아를 보낸다고 할 때 그 각각 다른 14개의 나라가 하나의 커뮤디티, 하나의 공동의 몸으로 묶일 수 있단 말이예요. 이런 공동의 공간이, 가령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서 마련될 때, 활발한 소통의 채널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런 공간도 구체적인 다양한 몸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지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런데 저도 이제 나이를 먹고 하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전히 벅찬 문제들이 많긴 해서 뭐라고 뚜렷이 구체적인 답을 하기는 어려워요. 한국에서 15년을 살면서 제가 구축하고자 한 입양아들의 모임도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고...

 

내친 김에 연구자로서의 질문을 하나만 더 드리면 시인이나 작가는 누굴 좋아하세요? 책에선 조이스 캐롤 오츠 얘기도 하셨는데. 저는 한때 오츠를 너무 좋아해 박사논문 쓰면서 오츠 소설을 다 따라 읽은 적이 있거든요.


아, 오츠 소설 엄청 많이 쓰는데 그걸 다요? 시도 좋아하고 소설도 좋아하고 요즘은 작품 읽을 시간이 많지 않지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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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기

 

 

인터뷰 예상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요, 5월에 열린 우리 플랫폼의 주제와 연결하여 한국의 디아스포라 문학을 이야기할 때 문학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언어와 혈통 모두 중요하게 이야기되는데 어느 한 쪽으로 고정할 수 없는 것이라, 이것도 답을 미리 생각하고 드리는 질문은 아니고요.


그렇죠. 이 문제는 앞으로 점점 더 복잡해 질 것 같아요. 과거에 언어나 혈통에 의해 분류하던 기준이 지금은 통용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재외동포, 해외동포, 한국문학, 외국문학, 디아스포라문학 등이 다 쉽게 규정되지 않는 시절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분명하게 작동했던 카테고리가 점점 더 넓어지고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행사의 경우에 아시아계 혹은 한국계 작가들을 모으는 것 자체가 저는 참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공통분모가 있으니까요.

 

오시는 분들 중에 친하게 지내는 작가분들도 있으니 더 신나실 것 같아요.


그럼요, 신선영 같은 작가는 저랑 아주 친하고, 마야 리 랑그바드도 있고, 스트리드 트로치도 있고요.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한국계 작가들을 만날 수 있으니 행사에 기대가 커요. 이처럼 다양한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평화의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인터뷰를 마칠 때가 되었는데 생활의 공간으로서 한국은 어떤 것 같아요?


저는 여기 아주 좋아요. 물론 공기도 안 좋고 한국을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지만 저로서는 아이가 총 맞을 걱정 안 해도 되고, 교통도 너무너무 좋고, 민족적 인종적으로 소수의 이방인이 아닌 이 곳이 저는 참 좋아요. 의료 보험도 잘 되어 있고요. 편리하고요. 

 

마지막으로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에 오신 분들에게 한 말씀만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인이고요. 모든 한국의 독자들을 이 특별한 국제 행사에 초대하고 싶어요. 곧 만나요. 

 

제인은 인터뷰가 끝나고 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총총히 돌아갔다. 미국 땅에서 내부의 이방인으로 살다가 돌아온 한국 땅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부대꼈던 그녀다. 한국말이 너무 어렵다면서 자기는 배우지 못한 한국말을 완벽히 구사하는 딸 이야기를 재잘대며 하던 엄마 제인이 인천행 버스를 타러 떠나는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 딸이라는 이유로 이 땅에서 강제로 추방되었다 돌아온 그다. 긴 시간, 아프게 이 땅과 몸살처럼 부대낀 후 어느덧 그는 이 땅에 작고 강인한 풀이 되어 스며들어 있었다.

 

 

* 2019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문학축제 사전예약 페이지
//booking.naver.com/booking/5/bizes/22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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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은귀(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기획위원, 한국외대 영미문학 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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