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경관과 이국적 풍광의 하모니, 스페인 그라나다
유서깊은 도시 그라나다!
꽃보다 소중한 그 할배들이 이번에는 스페인으로 떠났다고 한다. 레벨 업으로 더 강력해졌다는 얘기에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부터 SNS까지 할배와 스페인을 찾는다. 돈도 벌면서 여행을 다니는 할배들은 못 되지만 우리는 이렇게라도 스페인으로 떠나면 어떨까? 이번엔 Granada다!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관심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들어봤을 곡이다. 바로 지금부터 얘기할 ‘알함브라 궁전’을 테마로 한 연주곡이다.
정교함과 화려함의 극치, 알함브라 궁전
스페인의 도시 Granada(그라나다)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스페인에 관심이 있다싶은 이들은 바로 Alhambra(알함브라)를 떠올릴 것이다. 아랍어로 ‘붉은 궁전’을 뜻하는 알함브라는 스페인에 남아있는 이슬람 문화유산 중 가장 정교하고 화려한 유적지로 손꼽힌다. 골치 아프겠지만 역사 얘기부터 하자.북아프리카의 아랍계 무어인들이 711년 스페인을 정복하고 이베리아 반도에서 최고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한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 전성기에는 항상 놀라운 문화 유적을 남긴다. 스페인 구석구석에 이슬람 문화와 생활양식이 생긴 것도 바로 이때다.
하지만 스페인 기독교 왕국들이 이슬람의 궁전을 곱게 봐줄 리가 없다.
무어인들의 건물이 높아질수록 스페인 왕국들의 반발심도 커져갔고, 곧 힘을 합쳐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국토회복 운동의 성과로 1263년 당시 이슬람 왕국의 수도였던 코르도바에서 무어인들을 몰아낸다. 쫓겨 간 무어인들은 ‘그라나다’에 거점을 마련하고 이곳은 마지막 왕국이 된다.스페인을 정복하고, 전 유럽을 위협할 정도로 강했던 이들이 이렇게 무너지게 된 것은 수세기를 걸치며 쌓인 지배층의 탐욕과 내부 혼란 때문이다. 초기 이슬람 세력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절제되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코르도바의 이슬람 왕국 모습 그대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강하게 응집시켰던 이슬람의 종교적 정신은 퇴색되어 갔다. 마지막을 예견한 듯 이슬람 세력은 그라나다에서 가장 화려한 아름다움을 지닌 궁전과 건물들을 짓기 시작한다. 이 궁전과 건물들은 흥겹게 파티를 즐기기 위한 장소였다.
마주 본 알함브라 궁전
알함브라 중간 정원의 분수
1492년 이슬람 왕국은 스페인 기독교 왕국에 완전히 항복하고 스페인에서 떠나게 된다. 당시 이슬람 왕국의 술탄은 그라나다를 떠나고 알함브라 궁전을 그리워하며 목 놓아 울었다고 한다.알함브라 궁전의 관전 포인트 해발 700m의 산자락에 건축된 이 궁전에서 주목할 것은 정교한 아라베스크 문양과 이슬람의 독특한 정원 양식이다. 건조한 기후의 그라나다에서는 ‘물’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그래서 궁전과 집들의 한가운데에는 항상 우물이나 분수를 두었다. 전기가 없던 시절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한 아랍인들의 앞선 관개기술은 지금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함브라 궁전은 1년 내내 정원을 통해 물이 건물 곳곳으로 흐르게 건축되었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도 ‘졸졸’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여행을 하며 만난 물소리는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며, 갈증과 건조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반나절을 꼬박 알함브라를 떠돌고 피곤한 다리를 쉬는 모든 여행객들이 꼭 하는 일이 있다.바로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궁전과 정원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듣는 것이다. 노래까지 챙겨 듣는 것이 유난스럽다고, 남들처럼 하기 싫다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속는 셈 치고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알함브라의 독특한 경관과 이국적 풍광 그리고 시원한 분수 소리와 기타 소리의 조합은 평생 잊지 못할 매력적인 추억이 될 것이다. 그때 느꼈던 평온함, 그리고 아련함은 한국에 와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되살아난다.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천장과 기둥
스페인의 Bar는 동네 사랑방
알함브라 궁전을 구석구석 다 돌아봤으면 이제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Bar(바)로 가보자. 스페인의 ‘바’는 우리가 아는 ‘바’가 아니다.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닌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다. 그래서 스페인 사람들은 건물마다 한 개씩 꼭 있는 ‘바’에 하루에도 2~3번씩 들른다. 그들은 보통 회사 가기 전 Cafe?? con leche 까페꼰레체(카페라떼)와 Pan con tomate 빤꼰또마떼 (토마토를 바른 구운 빵)로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상대적으로 늦은 점심 식사(2시~3시) 전에 출출한 배를 채우러 근처 ‘바’에 들러 커피와 bocadillo 보까디요(바게뜨 샌드위치)로 원기충전을 한다. 그리고 회사나 학교가 끝난 후 동네의 오랜 친구들과 단골 바에 모여서 간단히 Cerveza 세르베사(맥주)나 Vino 비노(와인)를 마신다. 수다를 떨며 함께 축구를 응원하거나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함께 앉아 커피나 코코아를 마시며 대화하는 모습도 ‘바’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스페인에 살 때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바’였다. 집 앞 ‘바’에 가면 할아버지 웨이터와 아들이 늘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공짜 커피도 얻어 마시며 이야기하는 동안 동네 친구, 이웃 사람들이 오고 그러면 또 새로운 화제로 끝도 모를 이야기를 했다.
알브라함 궁전은 못 봐도 이건 꼭 먹자, 따빠스
스페인 ‘바’의 최고 인기메뉴는 Tapas(따빠스)다. 따빠스는 도시마다 콘테스트가 있을 정도로 인기 메뉴이다. 그래서 새로운 따빠스를 개발하고 상을 받는 건 엄청난 자랑거리이다. 따빠스는 ‘덮다’라는 의미의 'Tapar'에서 나왔다.
중세 시대에 스페인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셔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자 덜 취하게 하기 위해 술 한 잔을 마실 때마다 작은 접시에 안주를 내게 한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날씨가 더운 남쪽 지방에서 파리가 술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술잔 위에 얇은 햄을 뚜껑처럼 덮은 것이 따빠스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맥주나 음료를 시킬 때마다 작은 접시에 크로켓이나 햄, 올리브, 오징어 튀김 등 재료를 바꿔가며 서비스로 내어준다. 요즘은 crisis 끄리시스(경제위기) 때문인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는 돈을 받고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라나다’는 아직 공짜 안주 문화가 살아있는 살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알함브라 궁전이 목적이 아니라 공짜 따빠스를 먹기 위해 가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그라나다에는 각 ‘바’마다 유명한 간판 따빠스가 있다. 그래서 어느 바에서 무슨 따빠스를 먹으면 좋을지 결정을 하고 가는 것도 좋다. ‘바’마다 음료 한잔에 먹을 수 있는 따빠스를 고를 수 있는 곳도 있고, 주인 마음대로 주기도 한다. 팁을 드리자면 활짝 웃으며 스페인어로 주문을 하면 풍성한 양의 맛있는 따빠스를 준다. 그라나다에 간다면 이 따빠스를 절대 잊지 말자!! 얇은 주머니 사정에도 맛볼 수 있는 수십 가지 다양한 따빠스는 절대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없다.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 비해 너무나 친절하고 푸근한 시골 인심에 그라나다의 하루하루는 풍요롭고 무척 행복하다.
가벼운 한끼로 좋은 보까디요(좌) 다양한 종류의 따빠스 Croquetas 크로께따스 (우)
스페인의 국민 음식 따빠스 Empanadas 엠빠나다스(좌)
고추피망에 소금을 넣고 튀긴 따빠스 Pimientos de Padro??n 삐미엔또스 데 빠드론(우)
그라나다에 가기 전에 한마디 익히기!
Modelo 162
친구 : ?Co?mo vas a Granada? (꼬모 바스 아 그라나다?)
나 : En coche. Por cierto, ?cuanto tiempo se tarda de Madrid a Granada? (엔 꼬체. 뽀르 씨에르또, 꾸안또 띠엠뽀 세 따르다 데 마드릿 아 그라나다?) 차로. 그러고 보니,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까지 얼마나 걸리지?
친구 : A ver.. si no hay atasco en la carretera, se tarda cuatrohoras. (아베르... 씨 노 아이 아따스꼬 엔 라 까르떼라, 세 따르다 꾸아뜨로 오라스) 어디보자. 만약 도로가 안 막히면, 4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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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아버지와 언니의 영향으로 늘 스페인어를 듣고 공부하는 환경에 있었고, 현지 문화를 일찍 접하게 되었다. 멕시코시티의 U.N.A.M(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에서 CEPE과정을 이수했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하였다. 대학시절부터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활발하게 통역 활동도 하며 주변에 스페인어의 유용함과 재미를 전파하는 일에 힘썼다. 대학 졸업 후 정부 인턴으로 뽑혀 남미 칠레에서 일을 하며, 중남미 각 나라 오지를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한국에 와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틀에 박힌 사무 업무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스페인 마드리드로 유학을 떠났다.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 입학하여 스페인어 교육학(Espanol Como Segunda Lengua)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교육 실습으로 잠깐 한국에 귀국하여 스페인어 수업을 한 것을 계기로 한국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열혈 스페인어 사랑에 반해 쭉 한국에 머물며 지금도 재미있고 열정적으로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레알 스페인어 학원에서 ESE 과정을 가르치며, DELE 시험 대비반을 맡고 있다.
<마야 허> 저14,2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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