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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을 향한 러시아인들의 증오심을 비난하다
“우리를 비판하는 위대한 시가 우리 땅에서도 발표된다. 옙투셴코는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수상님께 예브게니 옙투셴코를 소개하려 합니다. 옙투셴코는 1933년에 태어난 러시아 시인입니다. 그리고 스탈린이 세상을 떠난 1953년, 옙투셴코는 스무 살이었고 시인으로서 성년을 맞았습니다. 옙투셴코는 니키타 흐루쇼프의 체제에서 억압이 완화된 데서 혜택을 누리며, 더 큰 자유를 열망하는 스탈린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수상님도 실수하신 적이 있습니까?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보냅니다.
하퍼 수상님께,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워싱턴이나 중동 등 어디에서든 두 정치인이 악수를 나누며 환히 웃는 사진이 신문에 실리면, 대립하던 양쪽이 조금씩 양보해서 합의에 이르는 돌파구를 마련하고는 서로 축하하는 모습일 가능성이 큽니다. 경쟁하던 집단들이나 개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눈 끝에 효과적인 타협을 이루어내면 사회적 평화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완강히 버티면서 어떤 식으로도 상대와 협상하지 않는 사람들은 끝없는 사회적 마찰의 원흉이 되고, 그들이 바랐던 평화마저 얻기 힘듭니다. 타협은 일반적으로 열린 대화의 결실이고 그로 인해 상대와 더욱 가까워지기 때문에 사회적 화합만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관계의 향상은 타협의 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애초에 적대감을 자극했던 차이까지 줄여줄 수 있습니다. 정치에서 생산적인 타협은 부수적인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북아일랜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른바 ‘북아일랜드 문제’*는 1960년대 말에 시작되어, 삼십 년 동안 신교도 통합론자들과 구교도 민족주의자들이 치열하게 싸우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를 죽였습니다. 일부는 적대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일부는 방관자였을 뿐입니다. 상대를 향한 증오심은 극한으로 치달았습니다. 하지만 느리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분쟁 당사자들이 1998년 ‘굿프라이데이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을 맺었고, 북아일랜드는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타협으로 북아일랜드 문제가 종식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평화가 사회구조의 일부가 되어 문제의 근원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굿프라이데이 협정이란 타협으로 인해 부수적인 문제들까지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정책이란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타협은 수상님의 방식이 아닌 듯합니다. 하기야 수상님은 일찌감치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에, 기업가로 일하며 양보의 가치가 무엇인지 터득할 만한 중요한 경험을 얻지 못했지요. 수상님은 캐나다 시민연맹 회상을 수년 간 지냈지만, 그곳은 보수적인 시민단체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대화’의 중요성을 배우기에 적합한 단체가 아닙니다. 수상님은 자신의 원칙과 이데올로기를 고수하며, 국가가 수상님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며 마냥 기다리십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수상님의 바람대로 될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수상님은 사 년째 수상직에 계시지만, 야당이 분열되고 자유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덕분입니다. 더구나 수상님은 연속해서 두 번이나 소수 정부를 힘겹게 끌어가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 수상님의 장래는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수상님께 예브게니 옙투셴코를 소개하려 합니다. 옙투셴코는 1933년에 태어난 러시아 시인입니다. 그리고 스탈린이 세상을 떠난 1953년, 옙투셴코는 스무 살이었고 시인으로서 성년을 맞았습니다. 옙투셴코는 니키타 흐루쇼프의 체제에서 억압이 완화된 데서 혜택을 누리며, 더 큰 자유를 열망하는 스탈린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한참 전에 보낸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출간된 때가 이 시기입니다.) 옙투셴코는 스탈린 체제 하에서 살던 시인들이 목숨을 부지하려면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시를 썼습니다. 제가 이번 주에 보내는 시집에 포함된 「바비 야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바비 야르는 우크라니아 키예프의 북쪽 끝에 있는 협곡입니다. 그곳에서 나치스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약 십만 명의 무고한 시민이 살해되었습니다. 집시들과 전쟁포로들도 희생당했지만 대부분이 유대인이었습니다. 옙투셴코는 유대인이 아니었지만 대학살의 현장에 소비에트 당국이 운동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반대하는 시를 썼습니다. 유대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이지만, 유대인을 향한 러시아인들의 증오심을 비난하는 시이기도 합니다. 유대인도 자신과 똑같은 인간이므로 유대인의 희생을 자신의 희생으로 명백하게 받아들이는 감동적인 시이며, 유대인을 지독히 적대시하는 땅의 시민의 쏟아낸 대담한 시이기도 합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예브게니 옙투셴코(Yevgeny Yevtushenko, 1933년 생)는 시인, 수필가, 소설가,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 등으로 활약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스탈린 이후의 세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시인이며, 1962년에는 『타임』의 표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털사 대학교와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러시아와 유럽의 시 및 영화를 가르치고 있다. 미국자유훈장과 오비드 문학상을 수상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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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다. 캐나다 트렌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이후 다양한 직업을 거친 뒤, 스물일곱 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을 발표하며 데뷔했고, 이후 『셀프』(1996) 『파이 이야기』(2001) 『베아트리스와 버질』(2010)을 썼다.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파이 이야기』로 2002년 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얀 마텔> 저/<강주헌> 역13,5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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