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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온라인 공간이 생겨나기 전에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궁금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공간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공간도 모두 책이었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읽었어요. 어릴 때 읽은 이야기들은 지금까지도 잘 잊혀지지 않는데, 이런 걸 어릴 때도 알았다면 그때 더 많은 책을 읽어놓을 걸 그랬어요. 저에게 책장을 펼치는 행위는 문을 여는 것과 같아요.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마음이 슬플 때 더 많이 책을 읽게 됩니다.”

“책을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해요. 위치우위의 『유럽문화기행』은 그 담백한 문체와 사유 때문에 좋아하는 책인데, 거기에서 ‘아이슬란드’ 에 대한 구절을 인상 깊게 봤어요. 북단에 있어서 가끔 세계전도에서 생략되기도 한다는 문장이었죠. 그게 제 단편소설 『아이슬란드』의 시작점이 된 문장이에요. 세계전도에서 생략될 수도 있는 나라가 몹시 궁금했거든요. 책을 고를 때는 애인을 고를 때와 비슷해요. 그냥 느낌이에요. 그래서 충동 구매를 많이 하지만, 책에 있어서 충동구매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때로는 작가나 번역가, 혹은 출판사에서 선택의 힌트를 얻기도 하고요.”

“요즘은 『멜트다운』이란 책을 읽으려고 해요. 후쿠시마 원전은 이제 그곳의 고유명사가 아닌 것 같아요. 수많은 제2, 제3의 후쿠시마 원전이 곳곳에 널려 있으니까요. 그 원전 사태에 대해 잘 다룬 책으로 알고 있어요.”

『1인용 식탁』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을 펴낸 윤고은 작가. 그에게 작업실은 ‘포차’다. 카페, 도서관, 때로는 공원까지 장소를 이동하며 글을 쓰는 윤고은 작가는 때때로 작업실이 가끔은 포장마차처럼 느껴진다. 하루에 몇 시간 길에서 열고 닫기 때문이다.

“『밤의 여행자들』은 결국 당신 얘기예요. 그 말을 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거예요.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얘기라는 거죠.”

명사 소개

윤고은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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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 문학가

최신작 : 불타는 작품

소설가. 라디오 디제이. 여행자. 지하철 승객. 매일 5분 자전거 라이더. 길에 떨어진 머리끈을 발견하면 꼭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사람. 책이 산책의 줄임말이라고 믿는 사람.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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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추천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

산토 실로로 등저/전지나 역

이 책도 정말 독특해요. ‘몰바니아’라는, 지구상에 없는 가상의 나라에 대한 여행안내서예요. 그 나라의 역사와 기후, 풍습, 지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여행 팁에 이르기까지 정말 방대한 양의 거짓말이 마치 진짜처럼 늘어져 있어요. 전 이 책도 아주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하루

마르탱 파주 저/이승재 역/정택영 드로잉

마르탱 파주를 만나게 된 첫 소설인데, 정말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이야기예요. 이 책을 시작으로 그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죠.

모데라토 칸타빌레

마르그리트 뒤라스 저/정희경 역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남자도 여자도 아니고, 두 사람 사이를 오가던 ‘사랑’ 이란 감정, 그 자체예요. 제게는 최고의 연애소설로 남아있어요.

로드

코맥 매카시 저/정영목 역

아버지와 어린 아들은 세상이 이미 잿빛으로 변해 생지옥이 된 상태에서 막연히 남쪽을 향해 걸어요. 행간마다 스며들어있던 막막한 어둠과 그 안에서 빛나는 따뜻한 체온이 인상적인 이야기예요.

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저/권루시안 역

이 책은 절판되었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면서 숨바꼭질하듯, 몇 번을 샀던 책이에요. 시간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어요.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저/정은주 역

서점에서 충동 구매한 책이에요. 노란 표지에 정직한 글씨체로 연필 깎기의 정석이라고 적혀 있고, ‘문필가,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목수, 기술자, 공무원, 교사를 위한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 라고 부연설명이 되어 있었죠. 책 내용은 이미 표지에 다 나와 있는 셈인데, 정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독특해요.

비포 선라이즈 (1Disc)

에단 호크 / 줄리 델피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를 무척 좋아해요. 영화 자체도 좋지만, 영화 속 시간과 현실의 시간이 똑같이 흘러가는, 이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 절 매료시킬 수밖에 없었어요. 9년 단위로 기다릴 수 있는 그 여유랄까요.

델리카트슨 사람들

장 피에르 주네, 마르크 카로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영화들을 좋아해요. <아멜리에> <믹막> 같은 작품도요. 이 사람이 공동작업을 자주 하는 영화감독들의 작품도 좋아요. 저에겐 기괴하면서도 무척 매력적인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작품이었어요.

레미제라블

이상하게 극장에서 안 보고 미뤄두다가, 비행기 안에서 본 작품인데요. 보다가 울었거든요. 영화 보다가 잘 안 우는 편인데, 운 영화는 그래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훌륭했고, 뮤지컬 영화에 대한 편견도 깰 만큼 강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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