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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래가 와도 우린 승리할 거야!

글쓴이: 책, 그리고 |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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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즐겁다.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상 속에서는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있기에 무섭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즐거운 상상만 펼칠 수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겠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들은 모르는 미래가 내 눈에만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그 미래를 바꾸려 노력할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를 떠올리는 김윤영의 『달 위를 걷는 느낌』은 그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아니,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맞을지도 모른다.


 


 『달 위를 걷는 느낌』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주인공 루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다. 잠이 안 올 때 주기율표를 외우며 자신의 유전자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여기는 똑똑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아이다. 2039년 9월 9일  핵융합 과학자인 루나의 아빠 이필립은 지구를 떠나 달을 향해 가면서 딸에게 줄 영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영상 메시지를 시작으로 소설엔 루나의 일상과 아빠가 루나에게 남긴 메시지가 교차로 이어진다.


 


 달에 다녀온 아빠는 사고로 3년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 중이다. 루나는 특수학교에 같이 다니는 노마, 유니와  함께 아빠가 입원한 병원과 천문대에서 별을 보는 게 전부다. 병원에서 만난 베드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베드로 아저씨는 다른 어른들과 다르게 루나를 불쌍하게 대하지 않는다. 매일 아빠를 찾아오는 루나를 아끼고 사랑한다. 루나는 한 달 전 등기로 온 편지를 친구들과 아저씨에게만 보여준다. 암호처럼 보이는 내용을 아저씨와 함께 풀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루나는 그게 아빠가 자신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라는 걸 알게 된다.


 


 아빠가 보낸 영상 메시지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빠는 달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경험한다. 미래의 모습을 본 아빠는 과학자가 아닌 환경운동가의 길을 선택한다. 또한 아빠는 미래의 어느 날 자신에게 일어날 사고와 루나의 슬픔까지 알고 있었다. 아빠가 보낸 영상 메시지는 미래에 대한 경고였고 걱정하는 루나를 위한 안부였다. 끔찍한 일이 닥치겠지만 꼭 기다리는 아빠의 메시지. 루나의 장애를 특별한 아름다움이라 말하는 아빠의 따뜻한 목소리. 그건 작가가 아빠의 목소리를 빌려 말하는 소통과 희망이었다.


 


 소설에서 마주하는 미래는 과학의 발전으로 매우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었다. 방사능 누출 사고로 생태계는 무너졌다. 소설에서 먼 과거의 일로 나오는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가 원인이 된 것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기형의 아이들, 숲에서는 새의 노래가 사라졌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우주인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된 세상,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지구를 떠나야 하는 삶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참신한 소재로 함께 하는 삶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말하는 김윤영의 소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이 꿈꾸는 아름답고 황홀한 미래는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루나야. 우리 인간에겐 경이로움을 향한 시적인 욕망이 있단다. 과학의 원동력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과학 안에도 아름다운 시가 존재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게 바로 과학자의 임무란다. 인간의 존엄성은 꺾이지 않아. 우리가 우주를 탐구하는 건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라고 했지? 그러니까 우린 승리할 거야.” (프롤로그 중에서,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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