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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역사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이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향문천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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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언어 규범주의적 의식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언어는 언중에 의한, 언중을 위한 것으로 남아 있을 때 가장 다채롭고 자연스럽습니다. (2024.03.08)


역사언어학 유튜버 향문천의 첫 책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어의 기원에서부터 근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부터 흥미진진한 TMI까지, 한국어사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유쾌하고 거침없이 풀어낸다.

역사언어학과 관련된 책들이 지금껏 학술적인 연구서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이 특별하다. 이 책은 수많은 논문과 저서, 다양한 사료와 학계의 정설 등 탄탄한 토대 위에서 전개하되, 최대한 어려운 용어는 배제하고 역사적·언어적 기본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쓴 최초의 역사언어학 분야의 대중서다.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는 어떤 책인가요? 인사와 더불어 짤막한 책 소개와 이 책의 특장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는 한국어의 국제성을 시대별로 돌아보며 한국어의 위상과 입지의 변화를 조망하고, 이를 통해 언어의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언어학의 놀라운 힘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합니다. 한국어의 역사를 탐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즐거운 행위이지만, 섬세하게 맞춰진 여러 퍼즐 조각이 짜맞춰지면서 숨어 있던 언어 외적인 사실들이 선명하게 드러날 때 역사언어학의 진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와 주변 언어 간의 접촉으로 생겨난 언어교류의 거대한 물결을 통시적으로 탐구하여 소개한 대중서는 여태껏 없었습니다.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는 그 첫 번째 책입니다.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를 쓰실 때 가장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챕터에 공을 들이셨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을 갖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은 제2장과 제3장입니다. 이 두 장에서는 고대 한국어라는 주제가 주로 다루어지는데, 학계에 발표되지 않은 도전적인 가설들을 위주로 채택하여 구성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손에 보실 독자들께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동시에 한국어사, 특히 베일에 싸인 고대 한국어의 흥미롭고 새로운 면면들을 소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고대 한국어라는 미지의 분야를 새롭고 다층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려면,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 잘 알려진 주제 대신에 세상에 소개된 적 없는 독특한 주제가 필요합니다. 제2장과 제3장은 원고 마감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수정을 요청할 정도로 많은 고민과 열정을 가지고 완성시킨 이 책의 핵심입니다.

다만 제가 채택한 도전적인 가설들은 분명 일부 국내 국어학계의 전통적인 접근법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 존재하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독자들이 계실 것임을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의도한 바는 국어학 개론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어와 그 역사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이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중서를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전적인 내용들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초월하여, 탐구 과정 속에 독자들을 초대함으로써 학문적 열정을 공유하고 심오한 한국어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고대 한국어를 다룬 국내 국어학 연구를 많이 인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부디 이 책이 가진 긍정적인 영향에 집중해주셨으면 합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예를 들어 한국의 ‘한(韓)’이 가진 유래라든지, 조선 시대의 외국어 교육 방식이라든지 등 당연하다고 생각해 전혀 고민해보지 않았던 한국어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문제의식을 느낀 부분도 있고요. 한국어가 개선해야 하거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21세기 한국어를 바라보며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껴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 언어 규범주의적 의식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언어는 언중에 의한, 언중을 위한 것으로 남아 있을 때 가장 다채롭고 자연스럽습니다.

향문천 작가님의 개인 정보가 무척 적은데, 공개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yes24 독자를 위해 책이나 유튜브에서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조금만 드러내주실 수 있나요?

향문천은 제가 만든 일종의 아바타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도 본인을 향문천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관리자라고 생각하지 향문천이라는 정체성에 이입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향문천이라는 아바타가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달리 다소 경직하고 독선적인 괴짜 분위기로 자리 잡은 것도 한몫합니다. 제 재치와 유머 실력이 우수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의도적으로 온라인상에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유튜버로서 스스로의 심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실과 인터넷 세계의 자아를 철저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저라는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채널과 콘텐츠의 질적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4년 2월 현재 향문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18만 명 남짓 되고, 총 영상의 수도 아직 80개 남짓에 불과한데, 올리시는 콘텐츠마다 달리는 댓글이 천여 개나 되잖아요. 그리고 출간되자마자 바로 다음 날 재쇄를 찍을 정도로 구독자들이 열정을 보여주셨고요. 유튜브 이렇게 충성 구독자가 많은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채널이 별로 없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보 통신의 발달로 인터넷에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쌓여 있지만, 한국어 웹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정보의 양과 품질이 만족스럽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신 정보의 원천은 인터넷이 아닌 학술서와 학술 논문이며, 저는 이것을 가공하여 인터넷에 공개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에서는 놀랍게도 많은 분께서 언어와 문자에 대해 범상치 않은 호기심을 보이시기 때문에, 마이너한 주제를 취급하는 제 채널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회수에 비해 댓글이 많이 달리는 현상은 시청자들 간에 벌어지는 토론, 때때로는 논쟁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상에서 단정적인 서술, 무조건적인 예찬 및 비난 등 시청자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억누르는 듯한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세계관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계로 저는 영상 안에서는 예컨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조차도 필요 이상의 과대 혹은 과소 평가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중립적이고 비판적 통찰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시청자로 하여금 토론의 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역사언어학 유튜버를 넘어 이젠 저자가 되셨는데, 앞으로 계속 책을 집필할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어떤 책을 구상하고 계신가요?

저는 한 권의 책에 담을 수 있는 독점적인 주제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가까운 미래에 다른 책을 집필할 계획은 없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학비를 지원받는 대학생으로서 지금은 학업 성취에 집중해야 합니다. 언젠가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보다도 더욱 대중 친화적인 책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구매하신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랑합니다.



*향문천 

언어학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 유튜버. 17만 6천여 명(2024년 1월 기준)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향문천 - 글이 울리는 샘’에서 언어와 관련된 영상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거란어, 여진·만주어 등 동아시아 역사·비교언어학이다. 문명 간 접촉, 전쟁, 교역, 조우 등 역사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언어 교류와 그로 인해 촉발되는 언어의 변화에 흥미를 느껴 동아시아 해양 표류 문학, 종교 전파가 낳은 선교 언어학(Missionary linguistics), 격변하는 근대에 탄생한 번역어와 신조어, 실크로드가 피워낸 돈황학 등 ‘교류’에 초점을 두고 탐구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향문천 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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